2024년 7월 2일 (화)
(녹) 연중 제13주간 화요일 예수님께서 일어나셔서 바람과 호수를 꾸짖으셨다. 그러자 아주 고요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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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정 마리아의 모후 기념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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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재형 [umbrella] 쪽지 캡슐

2015-08-22 ㅣ No.98770

본당에 있을 때입니다. 신앙생활을 열심히 하던 교우 분이 다른 곳으로 이사를 가시면 많이 아쉬웠습니다. 형제님은 남성 총구역장을 하셨고, 자매님은 성물방 봉사를 하셨습니다. 구역 활성화를 위해서 헌신하시던 형제님의 빈자리는 크게 보였습니다. 걱정을 하고 있는데, 옆 본당에서 한 가족이 이사를 오셨습니다. 따님이 4명인 부부였습니다. 사업을 하시다가, 형편이 어려워져서 이사를 오게 되었다고 합니다. 그 부부에게는 신앙이 사업보다 중요한 것이었습니다. 형제님은 레지오에 입단하셨고, 구역장으로 봉사를 하셨습니다. 차량 운행 봉사도 기꺼이 맡아 주셨습니다. 자매님은 반장 일을 맡아 주셨고, 동네에서는 재할용품을 모아서 판매하는 일을 하셨습니다. 주일 미사 후에 점심 봉사를 할 때도 기쁜 마음으로 함께 해 주셨습니다. 예쁜 딸들도 주일학교 교사, 성가대, 복사를 해 주었습니다. 마치 호박이 덩굴째 들어온느낌이었습니다.

 

때로는 마음을 아프게 하는 분들도 있습니다. 말을 잘하고, 활동도 열심히 하는 것 같은데 늘 문제의 중심에 있는 분입니다. 특히 금전적으로 피해를 주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성당에서 봉사를 하기 때문에 믿고 돈을 빌려주었다가 마음까지 상하는 분들도 있었습니다. 마치 자신이 하면 로맨스고, 남이 하면 불륜인 것처럼 이야기하는 분들입니다. 그런 분들에게 신앙은 자신의 뜻을 이루기 위한 장식처럼 여겨지는 것 같습니다.

 

저는 24년 사제생활을 하면서 많은 곳으로 자리를 옮겼습니다. 문득 생각합니다. 과연 내가 머물렀던 자리에는 어떤 향기가 났을까? 생선을 담았던 종이에는 생선비린내가 나고, 꽃을 담았던 종이에는 꽃향기가 난다고 합니다. 내가 머물면서 담았던 것들이 복음이었다면, 하느님의 사랑이었다면 진한 그리스도의 향기가 났을 것입니다. 반면에 내가 머물면서 담았던 것들이 나의 욕심과 아집이었다면 악취가 났을 것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생각에만 머무는 사람들을 경계하라고 하셨습니다. 세상은 생각만으로 변하는 것이 아니라고 하셨습니다. 사랑을 말하는 사람은 직접 사랑을 해야 하고, 희생을 말하는 사람은 직접 희생을 해야 하고, 나눔을 이야기하는 사람은 직접 나눌 수 있어야 한다고 말씀하십니다.

 

예수님께서는 하느님 마음에 들기 위해서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잘 말씀해 주고 있습니다. “그들이 너희에게 말하는 것은 다 실행하고 지켜라. 그러나 그들의 행실은 따라 하지 마라. 그들은 말만 하고 실행하지는 않는다. 또 그들은 무겁고 힘겨운 짐을 묶어 다른 사람들 어깨에 올려놓고, 자기들은 그것을 나르는 일에 손가락 하나 까딱하려고 하지 않는다. 너희 가운데에서 가장 높은 사람은 너희를 섬기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누구든지 자신을 높이는 이는 낮아지고, 자신을 낮추는 이는 높아질 것이다.” 남을 섬기는 사람, 타인을 위해서 자기 자신을 낮추는 사람이 하느님께 사랑을 받는다고 말씀하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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