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7월 2일 (화)
(녹) 연중 제13주간 화요일 예수님께서 일어나셔서 바람과 호수를 꾸짖으셨다. 그러자 아주 고요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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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 십자가 현양 축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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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재형 [umbrella] 쪽지 캡슐

2015-09-14 ㅣ No.99213

동생 수녀님은 시간이 나면 어머니와 함께 시간을 보내곤 합니다. 한번은 어머님을 모시고 한의원엘 갔다고 합니다. 어머니의 건강을 위해서 보약을 지어드리려고 갔다고 합니다. 의사 선생님께서 보약을 처방하는 대신 이렇게 말씀하셨다고 합니다. ‘어머니는 영양상태가 좋지 않으셔서 그런 것이니 맛있는 것을 많이 드시면 됩니다.’ 혼자 계시는 어머니는 드시는 것이 많지 않으셨던 것 같습니다. 동생 수녀님은 어머님을 모시고 시장에 가서 맛있는 음식을 먹었다고 합니다. 보약을 처방하는 대신에 음식을 처방해 주신 의사 선생님이 참 고마웠습니다.

 

교구청에는 함께 생활하는 분들이 16분이 있습니다. 건강진단을 받으면 좋은 점수를 받지 못하는 분들도 더러 있습니다. 저는 나빠진 몸을 위해서 약을 드시는 것도 좋지만, 예전의 상태로 몸을 만드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말씀을 드리곤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매일 적당한 운동이 필요하다고 말씀을 드립니다. 건강을 잃어버리면 사목을 하기 힘들기 때문입니다. 하루에 3시간만 꾸준히 걸으면 우리의 몸은 자정능력을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신부님 한분은 몇 달 동안 매일 꾸준히 운동을 하셨습니다. 지금은 체중 조절도 어느 정도 되었고, 건강도 좋아지셨습니다.

 

예전에 읽은 글입니다. ‘애벌레는 나비가 되기 위해서는 죽은 것과 같은 고치의 과정을 거쳐야 합니다. 어떤 사람이 애벌레를 위하는 마음에서 고치의 틈을 벌려 주었다고 합니다. 결국 애벌레는 나비가 되었지만 날개 한 쪽이 나오지 못했고, 날지 못하는 나비가 되었다고 합니다.’ 애벌레는 고치가 되는 과정을 거쳐야 하고, 그 과정은 시간을 낭비하는 것이 아닌 것입니다. 그 과정 안에 애벌레에게는 날개가 생기고, 하늘을 날 수 있는 힘이 생기는 것입니다. 우리 사회는 놀라운 발전을 하였지만 그 그늘에 많은 사건과 사고도 있었습니다. 과정과 절차를 무시하는 경우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눈앞에 보이는 결과만을 중요하게 여겼기 때문입니다. 우리들 역시 날 수 없는 나비를 만들고 있었습니다.

 

하느님의 아들이 사람이 되신 것도 그런 것 같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쉽고 빠른 길을 택하지 않으셨습니다. 우리들 안에 있는 허물들을 스스로 벗을 수 있는 기회를 주셨습니다. 예수님께서 몸소 그 길을 열어주셨고, 보여주셨습니다. 바오로 사도는 이렇게 이야기 합니다. ‘그리스인들은 지혜를 자랑합니다. 유대인들은 율법을 자랑합니다. 하지만 나는 주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를 자랑합니다.’ 어리석어 보이는 십자가, 고통스럽게 보이는 십자가만이 우리를 영원한 생명에로 이끌어 줄 수 있음을 고백하고 있습니다.

 

이제 예수님을 믿고 따르면 뜨거운 사막과 같은 인생길에서 참된 위로와 평화를 얻을 수 있도록 해 주셨습니다. 예수님께서는 고통과 형벌의 도구인 십자가를 통해서 우리에게 영원한 생명의 길을 보여 주셨습니다. 십자가는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 십자가의 수직면은 하느님과 사람의 일치를 의미합니다. 십자가의 수평면은 사람과 사람의 일치를 의미합니다. 십자가에 매달리신 예수님은 바로 하느님과 일치를 이루게 하는, 사람과 일치를 이루게 하는 이라고 하겠습니다.

 

오늘 십자가 현양축일을 지내면서 주님께서 지고 가신 십자가의 의미를 다시 한 번 생각하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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