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7월 2일 (화)
(녹) 연중 제13주간 화요일 예수님께서 일어나셔서 바람과 호수를 꾸짖으셨다. 그러자 아주 고요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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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하는 마음(대림1주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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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명연 [pppcho] 쪽지 캡슐

2000-12-05 ㅣ No.1775

하늘 나라에 갓 도착한 영혼이 성 베드로의 영접을 받게 되었습니다. 베드로 성인은 영혼에게 하늘 나라를 두루 구경시켜 주었지요. 둘은 어깨를 나란히 하고서 천사들로 가득 붐비는 거대한 작업실에 들어서게 되었습니다. 성 베드로는 첫 번째 부서로 가서 걸음을 멈추며 말했습니다.

 

"여기는 접수처라네. 하느님께 기도하는 온갖 청원을 이곳에서 접수한다네."

 

영혼이 그 접수처를 유심히 바라보니 상당히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습니다. 수많은 천사들이 세상 도처 사람들이 보내 온 두툼한 분량의 종이에 적힌 온갖 청원들을 분류하고 있었지요. 그곳을 나와 둘이 다시 걷다가 두 번째 부서에 당도했습니다. 그리고 성 베드로가 영혼에게 말했습니다.

 

"여기는 포장 및 발송처라네. 사람들에게 보내 줄 은총과 축복이 이곳에서 포장되어 지상의 청원 당사자들에게 발송되는 거지."

 

그 영혼이 보니 이곳 역시 정신 없이 분주했습니다. 이 부서에서도 엄청나게 많은 천사들이 일하고 있었어요. 많은 축복이 포장되어 지상으로 배달되기 때문에 그럴 수밖에 없었지요.

 

끝으로 작업실 가장 후미진 구석에 마지막 부서가 있었고, 둘은 거기서 발걸음을 멈추었습니다. 그런데 이곳은 놀랍게도 천사 단 한 명이 아무 할 일 없이 빈둥거리고 있는 것이었어요. 성 베드로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이곳은 확인처라네."

 

이 영혼은 너무나 이상했습니다. 접수처, 포장 및 발송처도 무척이나 바쁜데 왜 확인처는 한가할까 라는 의문이 생겼지요. 그래서 이렇게 물었지요.

 

"그런데 어째서 이곳은 아무것도 할 일이 없는 겁니까?"

 

그러자 성 베드로는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서글픈 일이야. 지상 사람들은 부탁한 축복을 받고 나서 확인서를 보내는 일이 거의 없거든."

 

"하느님의 축복을 어떻게 확인하는 건데요?"

 

성 베드로가 말했습니다.

 

"간단하다네, 그저 '주님, 감사합니다.'하면 되는 거지."

 

우리들이 하느님께 청하는 것이 정말로 많지요. 그런데 우리는 얼마나 하느님께 감사를 드리고 살고 있는 지를 한 번 생각하게끔 해주는 이야기가 아닌가 싶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도 하느님 아버지께 감사의 기도를 올리십니다.

 

"하늘과 땅의 주님이신 아버지, 지혜롭다는 사람들과 똑똑하다는 사람들에게는 이 모든 것을 감추시고 오히려 철부지 어린이들에게 나타내 보이시니 감사합니다."

 

하느님의 외아들이신 예수님께서도 이렇게 감사의 기도를 올리시는데, 우리는 얼마나 주님께 감사의 기도를 드리고 있는 지를 생각해 보았으면 합니다. 만약 감사드릴 것이 없다는 사람이 있다면 이것은 커다란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을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당신이 죽음을 맞이하게 된다는 사실을 알고 계셨습니다. 하지만 그런 상황에서도 예수님은 하느님께 감사의 기도를 바치시고 계십니다.

내가 지금 이 자리에 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우리는 감사를 드릴 수 있습니다. 내가 지금 기도 드릴 대상이 있다는 것 역시 감사드릴 일입니다. 왜냐하면 그렇지 못한 사람들도 많기 때문이지요.

 

이제 감사드리면서 생활합시다. 그래서 이제 하늘나라에서도 우리들의 감사 기도를 접수하느라고 바빠질 수 있도록 해야하겠습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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