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7월 2일 (화)
(녹) 연중 제13주간 화요일 예수님께서 일어나셔서 바람과 호수를 꾸짖으셨다. 그러자 아주 고요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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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28 금/ 있는 그대로를 나누는 생명의 기적 - 기 프란치스코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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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숙 [20sook] 쪽지 캡슐

2017-04-27 ㅣ No.111707




부활 2주 금, 요한 6,1-15(17.4.28)


“버려지는 것이 없도록 남은 조각을 모아라.”(요한 6,12)





multiplication of the Loaves






있는 그대로를 나누는 생명의 기적

 

병자들에게 일으키신 표징들을 본 많은 군중이, 갈릴래아 호수 건너편으로 가시는 예수님을 따라갑니다(6,1-2). 그들이 그분을 메시아로 알아보아서가 아니라, 자신들의 욕구와 기대를 채워줄 수 있는 분이라고 여겼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예수님께서는 산에 오르시어 군중을 보시고, 필립보에게, “저 사람들이 먹을 빵을 우리가 어디에서 살 수 있겠느냐?” 하고 물으십니다(6,5-6).

이에 필립보는, “저마다 조금씩이라도 먹게 하자면 이백 데나리온어치 빵으로도 충분하지 않겠습니다.”(6,7) 하고 말씀드립니다. 그는 사랑의 마음 대신 현실적인 계산력을 발동시킵니다. 한편 안드레아는, 보리 빵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를 가진 아이가 있지만, 그 많은 사람에게 무슨 소용이 있겠냐고 합니다(6,9).

두 제자 모두 눈앞의 현상의 매여, ‘생명의 빵’으로 오신 예수님을 알아보지 못한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군중들과 제자들의 몰이해에도 불구하고, 그들의 미약한 믿음을 탓하지 않으십니다. 그분께서는 어린아이가 가지고 있던 보리빵과 생선을 들고 감사를 드리신 다음(6,11), 친히 군중들에게 나누어주십니다. 가난한 이들이 먹던 보잘것없는 빵이, 많은 군중의 허기를 채워주는 생명의 양식으로 변합니다.

그렇게 예수님께서는, 어린아이가 지닌 보잘것없는 보리빵과 물고기에 담긴 위대한 생명의 가치를 드러내 보여주신 것입니다. 그분께서는 기적적으로 빵의 양을 늘리신 것이 아니라, 각자가 지니고 있던 것을 서로 나누는 ‘사랑의 마음’을 열어주신 것입니다. "영원한 생명을 누리게 하는 양식”(6,27)이신 예수께서는, 가난 가운데서도 마음을 열고 사랑으로 연대함으로써, 영원한 생명으로 가는 길을 알려주신 것입니다.

오늘의 사회는 집단적 이기주의와 돈의 우상을 좇는 구조적 악이 판을 치고 있습니다. 그런 가운데 차별과 불평등, 빈곤과 소외가 심화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부활의 증인인 우리는 하느님의 마음에 공감하고, 우리를 살리시려고 자신의 모두를 내어주신 예수님을 따라, 비록 가진 것 없고 보잘것없어도,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기꺼이 나누어야겠습니다.

자신의 세계와 욕심에 갇혀 세상 재물과 현상, 인간의 업적에 휘둘리지 말고, 세상의 불의와 다른 이들의 고통에 마음을 열고 눈을 돌리고 발길을 돌려야 할 것입니다. 나의 이익과 안위에 집착하는 폐쇄적인 사람이 되지 말아야겠지요. 왜냐하면 우리는 모두 하느님께서 사랑으로 지으신 하느님의 형제요 자매들이기 때문입니다.

또한 사랑이신 하느님을 믿는 우리는, 소유를 지향하는 사람이 아니라, 인류 가족 모두가 더불어 행복하기 위해 어떻게 나누어야 할지를 고민하는 것을 으뜸가는 사명으로 삼아야겠습니다. 소유에 매이면 소유하려는 대상의 노예가 되기 마련입니다. 돈을 좋아하면 돈을 닮게 되고, 음식을 탐하면 육적인 본능과 감각만이 발달하게 되겠지요.

하느님의 사람들은 소유에서 해방되어 어떻게 사랑으로 함께 있을지를 늘 생각하고 실천하는 사람들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사랑으로 함께하는 연대는 현세 물질을 가지고 하는 것이 아니라, 보잘것없다 하여도 있는 그대로의 나를, 나의 시간과 재능을 오직 ‘사랑 때문에’ ‘함께하기 위하여’ 다가가고 함께하는 것입니다. 여기에는 그 어떤 세상적인 계산이나 잣대가 끼어들 틈이 없으며, 오직 사랑만이 남습니다. 이것이 우리가 일상 안에서 재현해야 할 생명의 기적이 아닐까요?

기경호 프란치스코 신부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강론채널 주소 : story.kakao.com/ch/frances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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