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7월 2일 (화)
(녹) 연중 제13주간 화요일 예수님께서 일어나셔서 바람과 호수를 꾸짖으셨다. 그러자 아주 고요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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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셉 신부님의 매일 복음 묵상 - 강생보다 더 큰 사랑, 승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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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리원 [silver0824] 쪽지 캡슐

2018-05-13 ㅣ No.120438

 




2018년 나해 주님 승천 대축일(홍보 주일)


< 예수님께서는 승천하시어 하느님 오른쪽에 앉으셨다.
 >


복음: 마르코 16,15-20ㄴ






 예수님께서 승천하시다


ROBBIA, Luca della 작, (1446)

 

 

영화 허삼관’(2014)은 한국전쟁 직후에 피를 팔아도 돈이 될 때의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허삼관은 몸만 건강한 사내이고 동네 예쁜 처자 허옥란을 사랑했습니다. 하지만 허옥란은 이미 사귀는 남자친구가 있습니다. 허삼관은 포기하지 않고 허옥란의 아버지를 찾아가 자기도 씨고 고아이니 대를 이을 수 있다고 설득합니다. 아버지의 강요로 허옥란도 혼인을 할 수밖에 없는 처지. 그리고 둘은 결혼하여 일락, 이락, 삼락의 삼형제를 낳고 살아가던 중 첫 째 일락이 허삼관의 아들이 아니라는 소문이 나돕니다. 허삼관은 첫 째를 가장 사랑했지만 혹시 몰라 피검사를 해 보니 일락이는 아내가 사귀던 전 남자친구의 아이였습니다. 이에 허삼관은 첫 째를 미워하게 됩니다.

그러던 중 일락이가 중병을 앓게 되고 서울 큰 병원으로 엄마가 데려갑니다. 아기 수술비를 급하게 벌어야만 하는 상황에서 허삼관은 서울로 올라가면서 자신의 피를 팔아 수술비를 마련합니다. 하도 피를 많이 빼서 자신의 몸도 제대로 가누지 못할 때 쯤 피 같은 돈을 날치기 당합니다. 초죽음 직적 병원에 도착하니 일락이 침대는 비어있습니다. 하지만 다른 병실에 엄마와 함께 누워있습니다. 엄마가 콩팥을 기증하여 아이를 살린 것입니다.

 

이 영화는 피가 달라도 아내를 통해 태어난 아기이기에 자신의 피를 다 내어주며 생명을 구하려고 하는 한 남자의 감정의 변화를 담았습니다. 자기 핏줄이 아닌데도 자신의 피를 다 내어주며 서울로 올라가는 허삼관의 모습은 참으로 눈물겹습니다. 어쩌면 당신의 피조물인 인간을 위해 이 지상에 피를 뿌리며 내려오신 그리스도의 모습에 비유될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 영화에서 아버지의 사랑은 어머니의 사랑에 미치지 못합니다. 어머니는 아이를 위해 자신의 신장을 떼어주고 또 아들을 살릴 수 있다면 무슨 일이든 했을 것입니다. 무엇보다 아들을 미워하여 아들이 아픈데도 함께 있지 못했던 아빠와는 상황이 다릅니다. 엄마는 언제나 아이와 함께 있습니다. 그리고 아이가 필요한 것을 줄 수 있는 준비가 항상 돼 있습니다. 고생은 아빠가 많이 했을 수 있어도 아이를 살린 것은 엄마입니다.

 

그렇게 보이지는 않아도 더 큰 사랑이 있습니다. 예수님이 세상에 내려오신 것보다 더 큰 사랑이 있습니다. 바로 우리를 떠나 하늘로 오르신 사건입니다. 우리를 위해 내려오셔서 당신 피를 뿌리셨지만 그것으로 우리 보속이 완성되지는 못합니다. 진정으로 죄의 보속이 완성되려면 당신 피의 반을 유일한 심판관이신 하느님께 봉헌해야합니다.

구약의 제사에서 속죄를 위해 동물의 피를 뿌렸는데 반은 백성에게, 그리고 반은 대사제가 지성소로 들고 들어가 거기에서 하느님이 계시는 계약의 궤 위에 뿌렸습니다. 만약 누군가를 변호하려는 사람도 그 범죄를 저지른 집단 중의 한 사람이라면 그 변호가 의미 있을까요? 변호하려는 사람은 죄가 없는 사람이어야 하고 심판관에게 신임을 받는 위치에 있어야합니다. 모든 이들이 불순종하였지만 변호하시는 분은 순종하셨어야합니다. 하느님께 순종한 결과가 바로 당신이 흘리신 피입니다. 그 피가 인간의 양심을 깨끗하게 해 줍니다. 이것이 십자가의 희생입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당신 나머지 피를 아버지께 바치셔야했습니다. 그래서 마리아 막달레나에게 당신을 붙잡지 말라고 하신 것입니다. 십자가 이후에 예수님께서 하시는 일은 이제 당신 피를 들고 아버지 곁에 가서 우리 죄를 변호하는 일이십니다. 그분 곁에 있어야 용서를 얻어내실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분께 가려면 우리를 떠나시지 않을 수 없으십니다. 그렇더라도 우리 곁에서 함께 범죄자의 편에 서는 것보다는 우리를 떠나서 그분 곁에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을 제 때에 얻어주시는 편이 우리에게는 더 유리합니다. 그래서 예수님은 당신께서 떠나시는 편이 유리하다고 말씀하신 것입니다. 그래야만 우리에게 성령을 보내주실 수 있으시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너희에게 진실을 말하는데, 내가 떠나는 것이 너희에게 이롭다. 내가 떠나지 않으면 보호자께서 너희에게 오지 않으신다. 그러나 내가 가면 그분을 너희에게 보내겠다.”(요한 16,7)

 

제가 아르헨티나에 간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공항에서 이것저것 물어보는데 잘 들어보니 어디에 머무를 것이냐는 질문이었습니다. 저는 그 곳에 지인이 있었지만 전화번호나 주소를 적어가지 못했습니다. 경찰을 끌고 공항 바깥으로 나오니 저를 마중 나와 기다리는 지인이 있었습니다. 그렇게 공항에서 빠져나와 부에노스 아이레스에 머물 수 있었습니다.

우리도 나중에 하늘 나라에 갈 텐데 그분이 우리와 함께 있으며 아버지로부터 떨어져 있는 것보다는 아버지와 함께 계시며 우리를 맞아주시는 것이 우리에게는 훨씬 유리할 수밖에 없습니다. 피를 빼 내며 결국 줄 것이 하나도 없으면서 우리와 머무느니보다는 무언가 줄 것이 있으면서 떨어져 있는 편이 낫습니다. 여자에게 부족한 남자이면서 끊임없이 여자에게 마음에 들려고 노력하느니보다는 더 멋진 남자가 되어서 여자를 기다리는 편이 낫습니다. 자신은 거룩하지도 못하면서 남만 거룩해지도록 독려하느니, 내가 먼저 거룩해져야 다른 사람도 거룩하게 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닫는 편이 낫습니다.

이렇게 예수님의 승천은 우리에게 유익한 떨어짐입니다. 이런 상징적인 이야기가 구약성경에서는 에스테르기, 신약 성경에서는 카나의 혼인잔치에 등장합니다. 에스테르 여왕은 이스라엘 백성이 죽게 생겼는데도 혼자만 임금 옆에서 호의호식합니다. 임금을 섬기지 않는 이스라엘 백성을 모두 죽이라는 칙령이 떨어지자 에스테르 여왕은 임금에게 나아가 그 명을 거두시라고 청을 드립니다. 그녀를 사랑하는 임금은 이스라엘 백성을 모함한 신하를 목매달고 에스테르 여왕의 청을 들어줍니다. 이런 면에서 에스테르 공주는 이스라엘 백성을 떠나있었던 것이 이스라엘 백성에게는 훨씬 이익이었던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카나의 혼인잔치에서도 인간 편에 서서 인간을 옹호해주어야 하는 성모님은 예수님과 더 가까이 계십니다. 예수님의 성체성혈이 있어야, 즉 성령이 교회에 내려와야 교회가 그리스도와의 혼인잔치로 구원의 계약이 지속되는데 지금 예수님은 더 이상 당신 피를 교회에 주시지 않겠다고 말씀하십니다. 이에 성모 마리아는 예수님께 포도주, 즉 아드님의 피를 청합니다. 이는 레베카가 첫 아들 에사우의 장자권을 둘째 아들 야곱을 위해 청하는 것과 같습니다. 어쨌건 성모 마리아 덕분으로 첫 기적이 일어납니다. 이와 마찬가지로 미사 때 포도주가 예수님 피가 되어 우리에게 오십니다. 이 기적은 사제의 믿음으로 되는 것이 아니라 그 위에 예수님과 함께 계신 성모님의 믿음으로 이루어지는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예수님은 아버지와 함께 계시기에 그 성령을 받아 우리에게 주실 수 있으신 것입니다.

 

예수님의 승천이나 성모님의 승천이나 결국 우리가 이 세상에서나 죽어서 어떻게 이웃을 사랑해야 하는지 명확히 알려줍니다. 내 힘으로 이웃의 마음에 들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 이웃에게 줄 수 있는 가장 소중한 것을 지니고 계신 분께 먼저 잘 보여야 한다는 것입니다. 사랑의 주인은 하느님밖에 없습니다. 하느님과 함께 있고 더 가까이 있을수록 사람을 더 많이 사랑하는 것입니다. 줄 것이 아무 것도 없으며 다가가면 오히려 원망을 당할 수 있습니다. 아름다운 떠남, 이것이 승천이고, 그 승천의 삶은 이 세상에서부터 시작됩니다. 애정을 끊는 것이 어떤 때는 더 큰 사랑이 됩니다. 주님께 더 가까이 가십시오. 그러면 사람들에게 줄 것이 더 많아질 것입니다. 이것이 항상 더 큰 사랑이고 예수 승천의 의미입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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