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7월 2일 (화)
(녹) 연중 제13주간 화요일 예수님께서 일어나셔서 바람과 호수를 꾸짖으셨다. 그러자 아주 고요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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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4. 다윗이 사울을 살려 줌 / 사울과 다윗[3] / 1사무엘기[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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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윤식 [big-llight] 쪽지 캡슐

2021-06-04 ㅣ No.147346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14. 다윗이 사울을 살려 줌(1사무 24,1-23)

 

사울을 피해 지프에서 도피 생활을 이어 온 다윗은 그곳에서 올라가 엔 게디 산성에 머물렀다. 지프에서 동쪽으로 얼마 떨어지지 않는 사해 근처다. 주님께서 다윗을 사울의 손에서 구하신 후로, 옮겨온 장소였다. 사울이 필리스티아인들을 쫓아내고 돌아왔을 때, 누군가 사울에게 다윗이 엔 게디 광야에 있다는 소식을 전해 주었다. 사울은 온 이스라엘에서 가려 뽑은 삼천 명을 이끌고, 다윗과 그 부하들을 찾아 들염소 바위쪽으로 갔다. 그는 길 옆으로 양 우리들이 있는 곳에 이르렀다. 그곳에는 동굴이 하나 있었는데 사울은 거기에 들어가서 뒤를 보았다.

 

그때 다윗은 부하들을 거느리고 그 굴속 깊숙한 곳에 앉아 있었다. 부하들이 다윗에게 말하였다. “주님께서 내가 너의 원수를 네 손에 넘겨줄 터이니, 네 마음대로 하여라.’ 하신 때가 바로 오늘입니다.” 다윗은 일어나 사울의 겉옷 자락을 몰래 잘랐다. 이렇게 그가 임금의 옷자락을 의도적으로 벤 것은 사울의 왕권이 이제 다윗에게 넘어감을 뜻한다. 그리고 죽일 수도 있었지만, 옷자락만 벤 것은 자신이 임금을 존중하여 그 생명에 손을 대려 하지 않았다는 무죄함을 내세우려는 뜻도 있었다. 그리고는 다윗은 사울의 겉옷 자락을 자른 탓에 마음이 찔렸다.

 

그래서 다윗이 부하들에게 말하였다. “주님께서는 내가 주님의 기름부음받은이인 나의 주군에게 손을 대는 그런 짓을 용납하지 않으신다. 어쨌든 그분은 주님의 기름부음받은이가 아니시냐?” 다윗은 이런 말로 부하들을 꾸짖으며 사울을 치는 것을 허락하지 않았다. 이렇게 다윗은 사울에 대한 자신의 권한을 주장하지 않고, 기꺼이 자신의 명분을 하느님의 손에 의탁하였다. 그리하여 하느님께 완전히 의존하는 입장에 선 것이다. 이는 분명 그분께서도 기뻐하실 게다.

 

사울은 굴에서 나와 제 길을 갔다. 다윗도 굴에서 나와 사울 뒤에다 대고, “저의 주군이신 임금님!” 하고 불렀다. 사울이 돌아다보자, 다윗은 얼굴을 땅에 대고 엎드려 절하였다. 다윗이 말하였다. “어째서 임금님께서는, ‘다윗이 임금님을 해치려 합니다.’ 하는 이들의 말을 곧이듣습니까? 바로 오늘 임금님 눈으로 확인해 보십시오. 오늘 주님께서는 동굴에서 임금님을 제게 넘겨주셨습니다. 임금님을 죽이라는 이도 있었지만, 저는 그분은 주님의 기름부음받은이니 나의 주군에게 결코 손대지 않겠다.’고 다짐하면서, 임금님을 살렸습니다. 아버님, 잘 보십시오. 여기 제게 아버님 겉옷 자락이 있습니다. 저는 이것만을 자르고 임금님을 죽이지 않았습니다.”

 

다윗은 잠시 말을 멈추고는 계속 이어간다. “그러니 제가 임금님을 해치거나 배반할 뜻이 없다는 것을 살펴 주십시오. 제가 이처럼 임금님께 죄짓지 않았는데도, 왜 제 목숨을 앗으려고만 찾아다니십니다. 주님께서 저와 임금님 사이를 아시어, 제가 당하는 이 억울함을 풀어 주셨으면 합니다. 저는 제 손으로는 임금님을 해치지 않겠습니다. ‘악인들에게서 악이 나온다.’는 옛 속담도 있으니, 저는 임금님을 해치지 않겠습니다. 이스라엘의 임금님께서 누구를 쫓아 이렇게 나오셨단 말입니까? 임금님께서는 누구 뒤를 쫓아다니십니까? 죽은 개 한 마리입니까, 아니면 벼룩 한 마리입니까? 주님께서 재판관이 되시어 저와 임금님 사이를 판가름하셨으면 합니다. 주님께서 저의 송사를 살피시고 판결하시어, 저를 임금님의 손에서 건져 주시기를 바랍니다.”

 

다윗의 말이 끝나자, 사울은 내 아들 다윗아, 이게 정말 네 목소리냐?” 하면서 소리 높여 울었다. 사울이 말하였다. “네가 나보다 더 의롭구나. 내가 너를 나쁘게 대하였는데도, 너는 나를 좋게 대하였으니 말이다. 주님께서 나를 네 손에 넘기셨는데도 너는 나를 죽이지 않았으니, 네가 얼마나 나에게 잘해 주었는지 오늘 보여 준 거다. 누가 자기 원수를 찾아 놓고 무사히 제 갈 길로 돌려보내겠느냐? 네가 오늘 나에게 이 일을 해 준 것을 주님께서 너에게 후하게 갚아 주시기를 바란다. 이제야 나는 너야말로 반드시 임금이 될 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스라엘 왕국은 네 손에서 일어설 것이다. 그러니 이제 내 후손을 내 뒤에서 끊어 버리지 않고, 내 이름을 내 아버지 집안에서 지워 버리지 않겠다고, 주님의 이름으로 나에게 맹세해 다오.” 그래서 다윗은 맹세하였다. 그러고 나서 사울은 돌아가고, 다윗은 자기들 산성으로 올라갔다.

 

사무엘이 죽자 이스라엘은 큰 혼란에 빠졌다. 그러자 온 이스라엘이 모여들어 그의 죽음을 애도하며, 라마에 있는 그의 집에 그를 묻었다.[계속]

 

[참조] : 이어서 ‘15. 다윗과 아비가일(1사무 25,1-44)’이 소개될 예정입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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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 게디 산성,겉옷 자락,기름부음받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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