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7월 2일 (화)
(녹) 연중 제13주간 화요일 예수님께서 일어나셔서 바람과 호수를 꾸짖으셨다. 그러자 아주 고요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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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난함에 대한 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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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진 [sjjongjin] 쪽지 캡슐

2007-10-26 ㅣ No.31140


가난함에 대한 감사  






가을이 성큼 다가오고 있던 10월의 어느 날
미사를 마치고 내려오는 엘리베이터에서
한 자매님은 제게
견진 축하와 함께 제가 부럽다는 인사를 하셨습니다

그로부터 며칠 동안 
내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는 단어는 “부러워요”
이 말은 사람들로부터 가끔 들었던 말이기도 하네요
나의 무엇이 부러울까? 
내가 가진 것들을 적어내려 갔습니다

아,
나는 가진 것보다 갖지 못한 것이 더 많았습니다
남들 다 하는 결혼도 안(못?)했기에 남편도 없고 자식도 없고
돈도 없고 미모도 없고
우리 나이에 많이들 갖고 있는 
큰 집도 없고 좋은 차도 없고
세상 살아가기에 악조건인
작은 키에 장애까지 가지고 있고 .......

나의 든든한 그분은 
나 아닌 모두의 든든하신 분이고 
다른 분들은 더 오래오래 그분과 함께 사셨던 분들이니

내가 가진 것이라고는
가지지 못한 것에 대한 열등감과
내려놓기, 그것은 좀 잘 할 수 있다는 것 

오늘 성서대학 교수님과의 대화 중에서
가진 것이 많은 사람은
그것들을 지키기 위해 애쓰고 애쓰느라
내려놓기가 힘들다는 말씀에
남편도 지켜야 하고 자식도 지켜야 하고
재산도 지켜야 하고 명예도 지켜야 하고....
그렇게 발버둥치며 지켜야 하기에 
가진 것이 많은 사람들은 내려놓고 비우기가 쉽지 않은 거라고....

그동안 내내 눌렀던 제 가슴속이
순간, 뻥 뚫렸습니다
그것을 몰랐습니다.
가진 것을 지켜야 하는 고뇌를....

가져본 적이 없기에 
지킬 것이 없기에
철이 없어 몰랐습니다, 그 고뇌와 고통을.....

내 자리가 아니면 기꺼이 떠날 수 있었고
내 것이 아닌 것에는 욕심 내지 않았고
거침없이 망설임 없이 미련없이 내려놓곤 했습니다.
비우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내려놓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욕심이 많아서라고 속으로 비난했습니다
어리석음, 교만,,,,,,,,,,,,

그러나 그것은 교만이었습니다
가져 보지 못한 열등감으로 
가진 것을 내려놓는 고통을 알 지 못하면서
쉽게 내려놓는 내 자신을 스스로 대단하다 여겼습니다 

가난
참으로 감사함을 이제 알았습니다
가진 것이 없기에
지킬 것도 없으니
내려놓고 비우기도 쉬우니
그 고통을 치루지 않아도 되는 내 가난을
참으로 감사하게 여겨야 할 것 같습니다.
가지지 못한 열등감을 감사함으로 바꾸렵니다
지켜야 하는 그 고뇌에도 위로와 찬미를 보내렵니다

집안 구석구석 살펴서
넘치는 것들이 없는지 버리려 합니다
마음 구석구석 살펴서
더 내려놓고 더 비우고 버리려 합니다

아빠!  아버지 ,
선생님을 통해 제 어리석음을 깨닫게 해 주셨군요
단순하게 살게 해  주셨음을 감사드립니다
제 가난에 참으로 감사드립니다 

2007.10.24.  평화가득

*********************
 
나의 천당은 
              가진 것이 별로 없는 지금의 상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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