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7월 2일 (화)
(녹) 연중 제13주간 화요일 예수님께서 일어나셔서 바람과 호수를 꾸짖으셨다. 그러자 아주 고요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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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 제22 주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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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재형 [umbrella] 쪽지 캡슐

2021-08-28 ㅣ No.149353

외과의사의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미국은 독립기념일에 불꽃놀이를 합니다. 제가 사는 동네에도 불꽃놀이가 있었습니다. 한 청년이 있었습니다. 특별한 직업도 없고, 집에서 시간을 보내는 친구입니다. 독립기념일에 여자 친구에게 더 멋진 불꽃을 보여주기 위해서 폭약을 더 많이 넣었습니다. 불법이지만 그렇게 하였습니다. 드디어 불꽃을 보여주려는데 그만 폭죽이 손에서 터지고 말았습니다. 내장이 파열되고, 손가락이 날아가는 화상을 입었습니다. 가끔 찾아오던 여자 친구도 떠나고 말았습니다. 손목만 남은 손에 집게손을 달았습니다. 극심한 우울증으로 방황하면서 지냈습니다. 집게손으로 할 수 있는 것이 없었습니다. 직장을 구할 수도 없었습니다. 다음 해에 독립기념일이 되었습니다. 불꽃놀이는 구경도 보고 싶지도 않았습니다.

 

그런데 뉴스에서 초등학생들이 폭죽을 가지고 놀다가 화상을 입었다는 소식을 보았습니다. 자신의 집게손을 보면서 학생들이 이런 부상을 입지 않도록 알려주고 싶었습니다. 학교를 찾아갔고, 학교에서는 아이들을 위해서 안전교육을 부탁했습니다. 집게손을 보여주면서 안전교육을 하니 아이들이 귀담아 들었습니다. 학교에서는 다른 학교에도 소개해 주었고, 지금은 학교마다 다니면서 아이들의 안전교육을 위한 강의를 하고 있다고 합니다. 손을 다치기 전에는 할 일 없이 집에서 놀고 있었는데 손을 다친 후에 직업이 생겼다고 합니다. 전에는 떠올리기 싫은 화상의 상징인 집게손이었지만, 지금은 아이들에게 안전을 교육하는 희망의 집게손이 되었습니다. 안전교육을 하면서 새롭게 여자 친구를 만났습니다.

 

동창 신부님 중에 2명이 오랜 기간 휴양 중에 있습니다. 한명은 뇌출혈로 왼쪽이 마비가 왔습니다. 병원에서 수술을 받았고, 재활훈련을 하였습니다. 지금은 지팡이를 가지고 다닙니다. 12년이 지났습니다. 신부님은 예전의 건강을 회복하지는 못했지만 성경을 읽고, 책을 읽으며 그 느낌을 인터넷을 통해서 나누고 있습니다. 신부님의 글은 많은 사람들에게 위로를 주고, 용기를 주었습니다. 다른 한명은 당뇨로 오랜 기간 휴양을 하였습니다. 노래도 잘하였고, 강의도 잘하였던 신부님입니다. 휴양을 하면서 예전처럼 노래를 하지는 못하고, 강의를 하지도 못합니다. 그러나 글을 통해서 영적으로 지친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고 있습니다. 육체적인 아픔과 고통이 신부님들의 마음까지 아프게 하지는 못했습니다. 오히려 그런 아픔과 고통이 신부님들에게는 디딤돌이 되었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유대인들은 예수님께 제자들의 태도에 대해서 이야기 합니다. 제자들은 유대인들의 예식을 잘 지키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음식을 먹기 전에 손을 깨끗이 씻어야 하는데 그렇게 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저는 손을 씻는 것을 묵상하면서 몇 가지 손가 관련된 말들이 생각났습니다.

1) 손을 씻었다. : 이 말은 말 그대로 물로 손을 씻을 때 쓰입니다. 또는 조직에 있거나, 나쁜 일을 하던 사람이 그 조직을 탈퇴할 때, 나쁜 일을 하지 않겠다고 이야기 할 때 쓰입니다.

2) 손을 써준다. : 이 말은 곤란한 사람, 어려움에 처한 사람의 딱한 사정을 듣고 도와준다거나 또는 누군가의 청탁을 받고 그 일이 성사되도록 도움을 줄 때 쓰입니다.

3) 손을 본다. : 이 말은 약한 아이들을 괴롭히거나 작은 힘을 믿고 까부는 사람을 따끔하게 야단 칠 때 쓰입니다. 더러는 조직 세계에서 험악한 의미로 쓰이기도 합니다.

4) 손들었다 . : 이 말은 상대방의 끈기와 열정, 상대방의 강한 힘 앞에 깨끗이 승복할 때 쓰입니다. 완전히 포기 할 때는 좀 더 강한 표현으로 두 손 두 발 다 들었다.”라고 말하기도 합니다.

 

유대인들이 하는 말은 틀린 것은 아닙니다. 코로나 시대에 손 씻기는 물론이고, 손 소독까지 강조하고 있습니다. 손만 깨끗이 씻어도 우리는 질병을 어느 정도 예방을 할 수 있다고 말을 합니다. ‘웰빙이라는 측면에서 유대인들이 한 말은 사실입니다. 건강하게 오래 사는 것은 사람들의 공통된 소망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의미 있는 삶에 대해서 말씀을 하십니다. 외부에서 오는 것 때문에 힘들 수도 있지만, 정말 우리를 힘들게 하는 것은 우리의 내부에서 나오는 것들이라고 하십니다. 예수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사람 밖에서 몸 안으로 들어가 그를 더럽힐 수 있는 것은 하나도 없다. 오히려 사람에게서 나오는 것이 그를 더럽힌다. 안에서 곧 사람의 마음에서 나쁜 생각들, 불륜, 도둑질, 살인, 간음, 탐욕, 악의, 사기, 방탕, 시기, 중상, 교만, 어리석음이 나온다. 이런 악한 것들이 모두 안에서 나와 사람을 더럽힌다.”

 

어느덧 팔월의 마지막 주일입니다. 이제 곧 자연은 뜨거운 여름을 이겨낸 결실을 맺을 것입니다. 우리들 또한 신앙의 결실을 맺을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험난한 내 삶에 회개, 용서, 기도, 나눔, 겸손의 거름을 주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사랑, 희망, 믿음의 열매를 맺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말씀을 실행하는 사람이 되십시오. 말씀을 듣기만 하여 자신을 속이는 사람이 되지 마십시오. 하느님 아버지 앞에서 깨끗하고 흠 없는 신심은, 어려움을 겪는 고아와 과부를 돌보아 주고, 세상에 물들지 않도록 자신을 지키는 것입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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