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7월 4일 (목)
(녹) 연중 제13주간 목요일 군중은 사람들에게 그러한 권한을 주신 하느님을 찬양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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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 제18주간 목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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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재형 [umbrella] 쪽지 캡슐

2021-08-04 ㅣ No.148813

매일 산보를 다니면서 꼭 챙기는 것이 있습니다. 작은 보온병입니다. 추운 겨울에는 따뜻한 차를 넣고 다닙니다. 무더운 여름에는 레몬을 넣은 시원한 물을 넣고 다닙니다. 겨울에 마시는 따뜻한 차는 몸을 따뜻하게 해 줍니다. 여름에 마시는 시원한 물은 더위에 지친 갈증을 시원하게 씻어 줍니다. 본당에 있을 때입니다. 봉성체를 다니면서 성체를 받아 모시기 힘든 어르신들을 보았습니다. 성체를 영하기 전에 한 숟가락의 물을 드렸습니다. 성체를 받아 모신 후에도 한 숟가락의 물을 드렸습니다. 어르신에게 한 숟가락의 물은 주님을 모실 수 있는 마중물이 되었습니다. 봉성체를 다니면서 한 숟가락의 물을 넘기지 못하는 분들을 보곤 했습니다. 그분들에게 그 한 숟가락의 물은 어쩌면 이 세상에서 맛보는 마지막 물이 되었을 것입니다.

 

80년대에 자주 불렀던 노래 중에 타는 목마름으로가 있습니다. ‘내 머리는 너를 잊은 지 오래/ 내 발길도 너를 잊은 지 너무도 오래/ 오직 하나 타는 가슴속 목마름에 기억이/ 내 이름을 남몰래 쓴다/ 타는 목마름으로 타는 목마름으로/ 민주주의여 만세여기서 목마름은 단순히 갈증을 이야기하는 것은 아닙니다. 독재와 억압에 신음하는 사람들이 자유와 평화를 갈망하는 목마름입니다. 예수님께서도 십자가 위에서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목마르다.’ 십자가를 지고 가는 그 길이 목마르셨을 것입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 진정으로 목마르셨던 것은 예수님의 사랑을 외면하고 십자가에 못 박으라고 외쳤던 사람들의 변절입니다. 은전 몇 닢에 스승을 팔아넘긴 유다의 배반입니다. 예수님을 홀로 남겨두고 도망갔던 제자들의 두려움입니다. 십자가 위에 계신 예수님께서는 여전히 우리들의 희생, 헌신, 사랑, 나눔을 목말라하시는 것 같습니다.

 

오늘 제1독서에서 이스라엘 백성은 갈증을 이야기합니다. 광야에서는 마실 물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이집트에서 편하게 살던 갈증을 이야기합니다. 광야에서의 삶이 불편했기 때문입니다. 길어지는 광야에서의 삶에 대한 갈증을 이야기합니다. 끝이 보이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하느님께서는 모세를 통해서 이스라엘 백성의 갈증을 풀어 주십니다. 이스라엘 백성의 목마름은 해소 되었지만 이스라엘 백성의 욕망의 목마름은 해소 되지 않았습니다. 그것은 물을 마시면서 해결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예수님께서도 사마리아 여인에게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이 물을 마시는 자는 누구나 다시 목마를 것이다. 그러나 내가 주는 물을 마시는 사람은 영원히 목마르지 않을 것이다. 내가 주는 물은 그 사람 안에서 물이 솟는 샘이 되어 영원한 생명을 누리게 할 것이다.”

 

예수님께서 우리에게 주시는 물은 어떤 물일까요? 오늘 복음에서 우리는 영원한 생명을 주는 물이 무엇인지 알 수 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베드로 사도를 칭찬하시면서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너는 베드로이다. 내가 이 반석 위에 내 교회를 세울 터인즉, 저승의 세력도 그것을 이기지 못할 것이다. 또 나는 너에게 하늘나라의 열쇠를 주겠다. 그러니 네가 무엇이든지 땅에서 매면 하늘에서도 매일 것이고, 네가 무엇이든지 땅에서 풀면 하늘에서도 풀릴 것이다.” 예수 그리스도가 누구이신지 아는 것도 영원히 목마르지 않는 물을 마실 수 있는 조건입니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이 있습니다. 예수 그리스도께서 지고 가시는 십자가를 함께 지고 가는 것입니다. 베드로는 예수님의 십자가를 받아들이지 못하였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칭찬하였던 베드로에게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사탄아, 내게서 물러가라. 너는 나에게 걸림돌이다. 너는 하느님의 일은 생각하지 않고 사람의 일만 생각하는구나!”

 

예수 그리스도께서 하느님의 아들이심을 믿음으로 고백하며, 예수 그리스도께서 지고가신 십자가를 기쁜 마음으로 함께 지고 가는 사람은 이미 이 세상에서 하느님나라를 사는 것입니다. 그런 사람은 죽어서도 영원한 생명에로 나갈 것입니다. 하느님의 영광을 위해서 사는 사람은 결코 목마르지 않을 것입니다.

므리바에서처럼, 마싸의 그날 광야에서처럼, 너희 마음을 무디게 하지 마라. 거기에서 너희 조상들은 나를 시험하였고, 내가 한 일을 보고서도 나를 떠보았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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