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7월 4일 (목)
(녹) 연중 제13주간 목요일 군중은 사람들에게 그러한 권한을 주신 하느님을 찬양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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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셉 신부님의 매일 복음 묵상 - 자아를 버린 사람이 진정한 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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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아 [estherlove] 쪽지 캡슐

2010-06-14 ㅣ No.56570

 

 

◆ 요셉 신부님의 매일 복음 묵상 ◆  
 

연중 11주간 월요일 - 자아를 버린 사람이 진정한 고수

 


 

저는 중학교 때 한 선생님을 매우 미워하였습니다. 돈을 밝히고 학생을 삽이나 혁대, 신발 등으로 닥치는 대로 때리고 가난한 사람을 공개적으로 창피를 주는 등의 지금 생각해도 완전 정이 안 가는 사람이었습니다.

그러나 그 분이 담임선생님이었기에 어떻게 할 수도 없었습니다. 그저 미워할 뿐이었고 학생인 저는 피해만 당할 뿐이었습니다. 그리고 눈 뜰 때부터 눈 감을 때까지 아니 꿈속에서도 그 사람이 생각나서 미칠 지경이었습니다. 그래서 언젠가는 더 강해져서 그 사람에게 본때를 보여주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어느 날 무협 만화책을 보고 있었습니다. 한 사람이 최고의 무도 인이 되어가는 과정을 그린 것이었습니다. 주인공은 오랜 수련 끝에 몸을 강철처럼 만들었습니다. 누가 때려도 끄떡없었고 또 다른 사람을 한 대만 때리면 어딘가 부러져버렸습니다.

이렇게 승승장구하고 있는데 어떤 사람이 저 멀리 산 속에 혼자 살고 있는 분은 절대 이길 수 없을 것이라고 말하는 것을 듣고 화가 치밀었습니다. 그래서 그 주인공은 사람들이 말하는 고수를 찾아갔습니다.

그러나 그 고수를 보고는 어이가 없었습니다. 매우 약해보이는 할아버지였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한 번 꺾어 보이겠다고 하며 대련을 신청합니다. 대련을 원치 않았던 고수 할아버지는 그 젊은이의 고집에 이기지 못하고 대련을 받아줍니다.

젊은 주인공은 처음엔 할아버지가 다칠까봐 주먹을 천천히 휘두릅니다. 그러나 그 주먹은 할아버지를 스칠 뿐이지 할아버지를 맞추지는 못했습니다. 할아버지의 손과 몸의 움직임은 마치 공기와 같았습니다. 더욱 강렬히 손과 발을 움직였지만 마치 허공에 주먹을 휘두르는 것처럼 끝까지 한 대도 때리지 못하고 그만 지쳐 쓰러지고 맙니다.

나중에 대련이 끝나고 젊은이는 마지막 가르침을 받습니다. 즉, 강철은 더 강한 것에는 녹고 깨질 수 있지만 공기는 약해보이지만 어떤 상처도 낼 수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물론 그 공기가 허리케인이 되면 그것 또한 멈출 수 있는 것이 없습니다. 강해지려고만 하는 것이 정말 강한 것이 아니라 자신을 완전히 비워 형체를 없이하는 것이 최고의 경지임을 알게 된다는 내용입니다.

 

비록 만화이지만 많은 것을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내가 누구를 미워하게 되고 그것 때문에 괴로워하는 것은 내가 충분히 강하지 못해서가 아니라 나의 자아를 버리지 못하여 여전히 상처받는 인간으로 남아있기 때문이라는 것이었습니다.

신학생 때 유학 와서도 교수 신부님과 좋지 않게 되었습니다. 교수 신부님은 논문 발표 때 보자며 화를 내셨고 실제로 논문 발표 때 당신이 교정해 주셔서 다 아심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지도한 이 논문은 학생이 다른 책들을 다 베껴 쓴 것이라고 다른 교수들에게 말했습니다. 그래서 겨우 통과 점수만 받고 그 과목으로는 박사를 할 수 없게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종합 시험을 볼 때도 들어와서는 “한국에 가서 살아남기 바래!”하며 자신이 그 정도로 점수를 안 주었기 때문에 사제가 되기 힘들 것 같다는 투로 마지막 인사를 하였습니다.

사제가 되어 유학을 나와서 학교에서 보아도 그 분은 저에게 고개도 돌리지 않습니다. 벌써 몇 년이 지났는데도 아직 내려놓고 있지 못하는 것입니다. 사실 나에게 더 안 좋은 일까지 해 놓고도 아직도 분이 풀리지 않은 눈치입니다. 그 분이 해결해야 할 몫이지만 당신이 자아를 버리지 못하므로 스스로 얼마나 힘들어하며 살아야 하는지 빨리 깨달았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오늘 예수님은 이렇게 가르치십니다.

“‘눈은 눈으로, 이는 이로.’ 하고 이르신 말씀을 너희는 들었다. 그러나 나는 너희에게 말한다. 악인에게 맞서지 마라. 오히려 누가 네 오른뺨을 치거든 다른 뺨마저 돌려 대어라.”

아주 바보가 되라는 말씀입니다. 예수님은 당신을 따르려거든 먼저 ‘자신을 버리고’ 매일 제 십자가를 지고 따르라고 하셨는데, 위의 말씀이 바로 자신을 버리라는 말씀과 동일한 것입니다.

우리도 예수님께서 우리를 위해서 수많은 모욕과 고통을 당하면서도 당신께 고통을 주는 이들의 용서를 위해 아버지께 기도하신 것처럼, 어떠한 것에도 상처받을 수 없도록 공기와 같은 물과 같은 또 불과 같은 진정한 고수가 되도록 노력합시다.

 

<<짧은 묵상>>

며칠 동안 함께 공부하는 신부님들과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모든 것이 순조로웠고 그래서 주님께서 함께해주신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던 좋은 여행이었습니다. 물론 한국이 그리스를 이겼고 그것을 여행 중에 볼 수 있어서 더 좋았습니다.

오늘은 돌아오는 날인데 함께 간 한 분의 신부님이 시에나에 가보지 못하셨다고 해서 그 곳을 들렸다 오기로 하였습니다. 차 운전은 거의 제가 했습니다. 두세 시간을 운전하여 시에나에 도착했습니다.

그런데 내비게이션에 입력된 주소가 도시 중심으로 차가 들어가서는 안 되는 곳이었습니다. 시내 중심으로 허가받지 못한 차를 몰고 들어가면 우리나라 돈으로 십오만 원 정도의 벌금을 내야합니다.

저는 함께 간 신부님이 세 분 계셨는데 함께 신경써주지도 않았고, 또 들어가서는 안 되는 곳을 목적지로 불러주었고, 운전할 때는 잠만 자고 하는 모습에 약간 짜증이 났습니다.

물론 무심코 시내 중심으로 진입한 것은 나의 실수지만 혼자만 고생하는 것 같아서 그리고 그 잘못이 운전자에게 있다는 느낌을 주는 말을 들을 때는 뭐 큰 것을 바라고 운전하는 것은 아니었지만 그냥 ‘헛고생만 하는 구나!’라는 생각을 갖게 하였습니다.

그러나 가만히 생각해보니 그런 마음이 드는 것은 내가 사람들에게 많은 것을 주고 있다고 믿었고 그래서 그것에 합당한 대접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오늘 복음을 읽어보니, 예수님은 “눈에는 눈으로, 이에는 이로”라는 식으로 살지 말고 누가 “오른 뺨을 치거든 왼 뺨마저 돌려 대어라.”라고 가르치십니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가 칭찬받을 것이 무엇이 있겠느냐고 하십니다.

그런데 저는 아직도 눈에는 눈으로란 식으로 제가 해 주는 것에 대한 합당한 대가를 기대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또한 아직도 하느님이 아닌 ‘사람’에게 합당한 대가가 돌아오기를 기대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예수님은 사람들에게 계산적으로 살지 말고 손해 보며 살라고 하십니다. 그것이 하느님께 칭찬받을 수 있는 길입니다. 맞았을 때 되받아치지 말고 다른 뺨마저 돌려대는 것은 어렵지만 그래서 가치가 있는 것입니다.

만약 오늘 그런 일이 벌어졌을 때 ‘다 내 탓’이라고 다른 뺨까지 돌려 대었다면 함께 간 신부님들도 미안함을 느꼈을 텐데 다른 신부님들도 제가 의연 중에 그들을 탓하는 것을 느끼고 서로 상대의 잘못을 더 크게 보게 된 것이었습니다.

어쨌거나 결정적으로 핸들을 잡은 사람은 나였고 그 곳으로 들어간 것도 나였기 때문에 가장 큰 잘못은 나에게 있었던 것입니다.

모든 것이 나의 자아가 너무 크고 교만해서 벌어지는 일입니다. 더 겸손한 모습으로 섬기는 사람이 된다면 이런 일이 갑자기 벌어질 때도 겸손하고 온유한 모습을 보일 수 있을 것입니다. 오늘 복음은 그래서 모든 구절이 참 구구절절이 옳은 말씀으로 다가옵니다.

 

“‘눈은 눈으로, 이는 이로.’ 하고 이르신 말씀을 너희는 들었다. 그러나 나는 너희에게 말한다. 악인에게 맞서지 마라. 오히려 누가 네 오른뺨을 치거든 다른 뺨마저 돌려 대어라. 또 너를 재판에 걸어 네 속옷을 가지려는 자에게는 겉옷까지 내주어라. 누가 너에게 천 걸음을 가자고 강요하거든, 그와 함께 이천 걸음을 가 주어라. 달라는 자에게 주고, 꾸려는 자를 물리치지 마라.”

 

 

 



<내 안에 사는 이 >

요셉 신부님 미니홈피: http://minihp.cyworld.com/30joseph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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