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7월 4일 (목)
(녹) 연중 제13주간 목요일 군중은 사람들에게 그러한 권한을 주신 하느님을 찬양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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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셉 신부님의 매일 복음 묵상 - 끝까지 희망 버리지 않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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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아 [estherlove] 쪽지 캡슐

2010-08-04 ㅣ No.57763

  

 

◆ 요셉 신부님의 매일 복음 묵상 ◆  
    

연중 18주간 수요일 - 끝까지 희망 버리지 않기

 

암 말기 환자를 보면 저는 딜레마에 빠집니다. 우선은 희망을 잃지 말라는 말을 해 주어야겠고, 그렇지만 그런 희망으로 여기저기 찾아다니다가 남은 귀중한 시간들을 허비하게 될까봐 주님의 뜻이라면 어떤 것이든 잘 받아들을 수 있는 것이 더 높은 영성임을 말해주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얼마 전에 암 투병 중인 한 자매님을 만났는데, 몸을 제대로 가눌 수 없는 처지임에도 저를 만나기 위해 찾아오셨었습니다. 이것만으로도 그 분이 다시 치유되는 기적이 일어나기를 얼마나 희망하는 지 알 수 있었고, 그래서 더 안타까웠습니다.

 

어쨌건, 희망을 꺾지 않기 위해 기도도 해 주고 안수도 해 주며 끝까지 희망을 가지라고 해 주었고, 또 만약 하느님의 뜻이라면 잘 받아들일 준비도 하시라고 했습니다.

한 자매님이 이런 이야기를 하신 것이 기억납니다.

“제 남편이 10년 전에 하느님나라로 갔어요. 남편이 위독할 때 한 신부님께 병자성사를 청했는데 그 신부님은 상황을 파악하더니 대뜸, ‘임종 준비 하셔야겠네요.’라고 말씀하셨어요. 저는 너무 크게 상처받았습니다. 우리도 죽을 것을 잘 알지만 우리가 듣고 싶어 하는 말은, ‘마지막까지 희망을 잃지 마세요.’라는 말입니다. 설령 그렇게 돌아가시더라도 희망을 준 사람에게는 아무런 원망을 안 해요. 신부님들은 이런 마음을 잘 모르시는 것 같아요.”

저는 그 자매님에게 제가 해 준 말 중에 희망을 가지라는 말보다는 죽음을 잘 맞으라는 말이 더 크게 다가왔을 것 같아 죄송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그 분을 다시 볼 수 없을 때도 저는 그 자매님을 위해 계속 기도했습니다. 불가능한 것을 가능케 하기 위해 기도할 때는 정말 믿지 못하면 불가능하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은 딸의 병을 고쳐달라는 여인을 이방인이라는 이유로 거들떠보지도 않습니다. 물론 그 여인은 자신의 믿음을 드러내며 개도 주인 상에서 떨어지는 빵부스러기는 먹을 수 있는 것이 아니냐며 끝까지 매달립니다.

왜 오늘 예수님은 유달리 이방인 여자를 개 취급까지 해가며 믿음을 증거 하도록 하셨을까요? 예수님은 사람의 마음을 다 아시기에 그 여인의 믿음도 잘 알고 계셨고 그래서 바로 고쳐주셨을 수도 있었습니다. 끝까지 절망적인 말씀으로 거부하셔도 끝까지 희망을 버리지 않으리라는 것을 아시고 계셨기에 그렇게 시험하신 것입니다.

예수님은 약한 믿음의 이스라엘 사람들에게 지쳐계셨습니다. 당신이 이스라엘을 위해서 왔지만 믿음은 오히려 이방인 여인이 더 강하다는 것을 그들에게 보여주고 싶으셨던 것입니다.

이런 절망적인 상황에서라도 끝까지 희망하고 예수님을 따른 이 이방 여인의 믿음은 가히 보통 사람은 범접할 수 없는 경지였던 것입니다. 왜냐하면 우리는 너무 쉽게 절망하게 되는데도, 이 여자는 고쳐주지 않겠다고 끝까지 거부하시는 예수님께 기적을 얻어냈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을 옷자락을 만져 하혈병이 고쳐진 여인만큼이나 믿기만 하면 불가능한 것이 없음을 보여준 감동적인 가르침인 것입니다.

끝까지 절망하지 않고 포기하지 않는 여인의 믿음 때문에 본인은 다른 사람보다 더 오래 끌며 청해야 했을 수 있지만 예수님과 다른 사람들에게는 많은 위로와 모범이 된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살아있는 한 끝까지 희망을 포기하지 않는 것, 이것이 예수님께는 위로가 되고 믿음이 약한 사람들에게는 경종을 울리는 충고가 됩니다.

저는 그 자매님께 지금이라도, “‘그대로 제게 이루어지소서.’하는 것이 가장 높은 경지가 맞습니다. 그렇더라도 살아있는 한 희망하기를 절대 포기하지 마십시오.”라고 다시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물론 지금 그 자매님은 하늘나라에 계십니다. 어쨌든 저를 만나 감사하다는 말씀을 어머니께 남기시고 하늘나라고 가셨다고 합니다. 어쩌면 희망이 있어, 죽음도 더 잘 받아들이셨는지 모르겠습니다. 저는 그 자매님이 끝까지 희망을 잃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도 예수님께 당신을 희망하고 믿는 이를 절대 실망시키시지 않는다는 더 큰 믿음을 청해야겠습니다.

 

 

 

< 날마다 숨쉬는 순간마다 >

요셉 신부님 미니홈피: http://minihp.cyworld.com/30josep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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