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7월 4일 (목)
(녹) 연중 제13주간 목요일 군중은 사람들에게 그러한 권한을 주신 하느님을 찬양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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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셉 신부님의 매일 복음 묵상 - 죄인임을 아는 은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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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아 [estherlove] 쪽지 캡슐

2010-09-15 ㅣ No.58622

 

 

◆ 요셉 신부님의 매일 복음 묵상 ◆  
    

연중 제 24 주간 목요일 - 죄인임을 아는 은총


 

세상에 죄가 존재하게 하시는 목적 중에 가장 중요한 것은 그 죄로 인해 인간의 나약함을 깨닫게 하기 위함입니다.

베드로는 죽더라도 그리스도를 배반하지 않겠다고 장담했지만 하룻밤 만에 세 번이나 주님을 모른다고 합니다.

덕분에 베드로는 자신이 얼마나 나약한 존재인지 깨닫고 닭이 우는 소리가 들릴 때마나 눈물을 흘렸다고 합니다.

베드로는 죄를 짓기 이전보다 죄를 지은 다음에 그리스도를 더 사랑하게 됩니다. 주님의 제자가 되기에 합당하지 않은 사람임을 더 깊이 깨달았기 때문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은 “더 많이 용서 받은 사람이 더 많이 사랑한다.”고 말씀하십니다. 이는 죄를 더 많이 지어서 더 많이 용서받으라는 말이 아닙니다. 자신이 더 많이 용서 받았다고 느끼는 사람이 더 많이 사랑하게 된다는 뜻입니다.

 

제가 신학교 들어가서 행복하지 못하다가 며칠 단식하고 내 자신의 처지를 조금 더 알아 나를 불러주신 주님께 감사하게 되고 행복하게 되었다는 이야기를 얼마 전에 하였습니다.

내가 행복해지는 이유는 나와 같은 죄인을 이렇게 큰일을 위해 불러주신 하느님께 감사하기 때문입니다. 내 자신이 주님께 합당하지 않은 사람임을 알아 갈수록 주님을 더 사랑하게 되어 더 행복해집니다. 그러나 내 자신이 주님께서 불러주시기에 합당하게 생각될 때는 주님께 대한 감사보다는 내 자신이 주님께 무엇을 해 드리고 있다고 착각하게 됩니다.

 

프란치스코 성인은 자주 당신이 세상에서 가장 큰 죄인이라고 말씀하고 다니셨다고 합니다. 제자는 듣다못해 “지금 온 세상이 스승님을 이미 성인으로 알고 있는데 어찌 가장 큰 죄인이라 하십니까?”

성인은 대답합니다. “하느님께서 나에게 주신 은총을 다른 이에게 똑같이 주었다면 나만큼 못 살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라네. 난 정말 얼마나 큰 죄인인지...”

 

왜 성인들은 한결같이 자신을 벌레만도 못하다고 하고 사람에게 밟히는 모래만도 못하다고 하는 것일까요? 일부러 겸손한척 하려고 그러는 것일까요? 아닙니다. 그들은 성인이기 때문에 진정 그렇게 느끼고 있는 것입니다.

하느님은 빛이십니다. 누구든지 빛에 가까이가면 자신을 제대로 볼 수 있게 됩니다.

빛이 세상에 왔지만 사람들은 자기들의 행실이 악하여 빛보다 어둠을 더 사랑했다. 이것이 벌써 죄인으로 판결 받았다는 것을 말해 준다. 과연 악한 일을 일삼는 자는 누구나 자기 죄상이 드러날까 봐 빛을 미워하고 멀리한다.” (요한 3,19-20)

따라서 하느님께 가까이 가 있는 사람들은 자신들을 더 자세히 볼 수 있게 때문에 더 많은 결점을 찾아내는 반면, 하느님과 멀리 떨어져 있는 사람들은 더 많은 죄를 지으면서도 어둠 속에 있기 때문에 자신이 무슨 죄를 짓는지도 모르는 것입니다.

그래서 성인들은 일주일이 멀다하고 고해성사를 원하지만 아직 어둠에 있는 이들은 ‘내가 무슨 죄가 있어서 고해를 하느냐?’며 자신의 죄를 인정하지 않습니다.

 

오늘 많이 사랑하였기 때문에 많이 용서받았던 여인은 이미 자신의 죄를 눈물로 속죄할 줄 알았기 때문에 빛 안에 있었던 것이고, 스스로 깨끗하다고 생각했던 바리사이파 사람은 오히려 예수님과 그 여인을 비난함으로써 스스로 어둠에 있음을 증명하게 된 것입니다.

“많이 용서받은 사람이 많이 사랑한다.”는 말씀의 의미는 자신의 죄가 얼마나 큰지 알아야 얼마나 많이 용서받았는지도 알게 된다는 뜻입니다. 하느님께 가까이 있는 성인들만이 스스로의 죄가 얼마나 크고 또 그것을 용서해주시는 하느님의 자비는 얼마나 더 큰지를 알기 때문에 하느님을 더 사랑하게 되는 것입니다.

 

우리는 어떤 상황에서도 다른 이보다 더 낫다고 여겨서는 안 됩니다. 하느님의 심판은 누구도 예측할 수 없습니다. 다만 나의 죄가 얼마나 크고 또 그것을 용서해주신 하느님의 자비는 또 얼마나 더 큰지 만을 묵상합시다. 그러면 더욱 더 행복해질 것입니다.

예수님은 아빌라의 데레사를 지옥으로 데려가 그녀가 태어날 때부터 정해져있던 그녀의 자리를 보여줍니다. 인간은 모두 죄인으로 태어나기 때문에 지옥에 다 자리가 있고 지옥에 갈 운명이었습니다. 자신의 지옥 자리를 본 후 아빌라의 데레사는 지옥에 가지 않게 해 주신 은총만으로 평생 감사하며 살았다고 합니다.

우리가 감사하지 못하는 이유는 내가 열심히 살면 천국 가는 것이 당연한 것으로 착각하며 살기 때문은 아닐까요? 누구도 자신의 힘만으로는 구원을 얻을 수 없습니다. ‘용서의 대가’는 ‘그리스도의 피’입니다. 내가 얼마나 부당한 죄인이고 또 그리스도의 수난으로써 얼마나 많은 죄를 용서받았는지 깨달읍시다. 그러면 감사와 찬미가 저절로 솟아나게 될 것입니다.

 

겸손과 죄의 용서

어떤 신자분이 이런 질문을 던져오셨습니다.

“얼마 전에 남편이 크게 실수를 하였습니다. 이혼까지 생각할 정도로 심각한 일이었습니다. 그것 때문에 저희는 지금 별거를 하고 있습니다. 남편은 성당에 나오지 않습니다. 그래도 저에게 언제나 큰소리를 칩니다. ‘성당 다니는 사람이 그런 것 하나 용서 못해?’ 원수까지라도 용서하라고 하시는 예수님 말씀 따라서 용서를 하고 남편을 받아주어야 하는 건가요? 남편은 그러나 잘못했다는 말 한마디도 안 합니다.”

저는 단호하게 ‘용서하지 마세요.’라고 말씀드렸습니다. 원수까지 용서해야 하는 것은 맞지만 그것은 그 원수가 나에게 용서를 청해올 때 이야기입니다. 잘못한 사람은 뻔뻔히 있는데 피해자가 직접 찾아가서 용서해 줄 필요는 없습니다. 예수님이 유다를 찾아가 용서를 해 줄 수는 없습니다. 그가 찾아와 무릎을 먼저 꿇어야하는 것입니다.

만약 찾아와 무릎 꿇지도 않는데 용서를 해 주어야 한다면 사제가 직접 냉담 자들을 찾아가 용서를 받아주기를 청해야 할 것입니다. 그러나 사제는 그리스도의 대리자로 겸손되이 무릎 꿇고 죄의 용서를 청하기를 기다릴 수밖에 없습니다. 용서란 너무 귀한 것이기에 받을만하지 않은 사람에게 줄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오늘 복음에서 한 죄인인 여자가 초대를 받아 식사하고 있는 예수님께 무릎을 꿇고 발에 향유를 바르고 머리로 향유를 닦아드리며 한없이 예수님의 발에 입맞춤합니다. 예수님은 그만큼 큰 사랑을 드러냈으므로 그만큼 많이 용서받았다고 하십니다. 예수님의 발에 자기의 머리와 입을 댄다는 것은 극도로 겸손해졌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겸손이 곧 상대에 대한 사랑을 의미합니다. 겸손해 졌기 때문에 용서를 받는 것입니다.

반대로 무릎 꿇지 않는다면 그 교만으로 예수님도 용서를 해 주실 수가 없는 것입니다. 예수님은 골고타 산에 못 박혀 계시기 때문에 그 밑으로 오지 않는 사람은 용서해 주실 수가 없습니다. 당신 피로 죄를 씻어 주시기 때문에 합당하지 않은 사람에게 귀한 피를 남용하실 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겸손은 곧 사랑입니다. 예수님 앞에서도 겸손하지 못하면 누구 앞에서도 겸손할 수 없습니다. 겸손한 사람은 순종합니다. 따라서 예수님 앞에서 무릎 꿇을 수 있는 사람은 예수님을 사랑하기에 그 분 가르침을 잘 따릅니다. 그래서 죄를 지을 수가 없습니다. 겸손하면 사랑하고 사랑하면 죄를 지을 수 없게 됩니다.

만약 죄를 지었다면 그리스도의 가르침을 따르지 않을 정도로 교만했고 사랑이 없었던 것이기 때문에 죄를 용서받기 위해서는 다시 그 분 앞에서 무릎 꿇는 것부터 시작해야 하는 것입니다.

언젠가는 용서받고 싶어도 더 이상 기회가 오지 않을 날이 올 것입니다. 그 때면 용서받지 못했기에 영원히 하늘나라에 들어가지 못하게 됩니다. 그러면 오늘 복음에서 겸손한 사랑을 보여 “너는 죄를 용서받았다.”라고 한 이 여인이 세상에서 가장 부럽게 될 것입니다.

저는 일부러라도 제가 아는 신부님들께 고해성사를 봅니다. 모르는 신부님께 보는 것보다 더 부끄럽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그만큼 더 낮아져야 하기 때문입니다. 우리들도 기회 있을 때 겸손해져서 죄를 용서받읍시다. 우리만 준비되면 됩니다.

 

 

 

 
 
< 주여 이 죄인도 >
   요셉 신부님 미니홈피: http://minihp.cyworld.com/30josep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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