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7월 4일 (목)
(녹) 연중 제13주간 목요일 군중은 사람들에게 그러한 권한을 주신 하느님을 찬양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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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숨을 바친 목자 - 윤경재 요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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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경재 [whatayun] 쪽지 캡슐

2017-05-08 ㅣ No.111904

제 목숨을 바친 목자


- 윤경재 요셉

 

 

 

 

옛날 어느 나라 임금에게 예쁜 외동딸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만 딸이 중병에 걸리게 되었습니다. 왕은 전국에서 용하다는 수많은 의원을 불러다가 공주의 병을 고치려 했지만 공주의 병은 나을 기미를 보이지 않고 점점 더 수척해졌습니다. 결국 의원들은 공주의 병을 고칠 수 없다며 손을 놓고 말았습니다. 공주는 하루하루 죽음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슬픔에 빠진 왕은 누구든지 딸을 살리는 사람은 사위로 삼고 왕위를 물려주겠다고 약속하며 포고령을 붙이게 했습니다.

 

왕궁에서 먼 지방 시골에 의좋은 세 형제가 살았습니다. 제일 맏이는 천리 밖 멀리까지도 볼 수 있는 마법의 망원경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둘째는 하늘을 나는 양탄자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막내는 무슨 병이든 고칠 수 있는 신비한 사과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어느 날 삼 형제 중 큰 형이 마법의 망원경을 들고 이곳저곳을 살펴보다가 궁 성벽에 붙은 포고령을 보았습니다. 동생들에게 이 사실을 알리고 막내가 지닌 신비한 사과를 공주에게 먹여 죽을병에 걸린 공주를 살리자고 했습니다. 그 삼형제는 둘째가 가지고 있는 마법의 양탄자를 타고 왕궁까지 날아갔습니다. 그리고 막내가 가지고온 신비한 사과를 왕에게 드렸고 그 사과를 먹은 공주는 금세 병이 나아 살아나게 되었습니다.

 

왕은 약속한대로 공주를 살린 사람을 사위로 맞겠다고 말했습니다. 그런데 왕에게 커다란 문제가 생겼습니다. 이 삼형제가 서로 자신이 공주를 살렸다고 주장했기 때문입니다. 큰 형은 자기가 아니었으면 포고문을 제 때에 볼 수 없었고 그러면 공주는 죽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둘째는 자기가 아니었으면 이 먼 왕궁까지 올 수도 없었고 또 이렇게 빨리 오지 못했다면 공주는 죽고 말았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또 막내는 아무리 그 포고령을 제 때에 보았고 또 이렇게 먼 거리를 한 순간에 왔다 해도 이 신비한 사과가 없었다면 공주는 살릴 수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 삼형제의 주장은 다 일리 있는 말이었습니다. 사실 삼형제 모두가 공주의 병을 고치는데 한 부분씩을 담당했습니다.

 

왕은 심각한 고민에 빠지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지혜로운 왕은 긴 고민 끝에 신비한 사과를 가지고 왔던 막내를 사위로 맞이했습니다. 신하들과 두 형제가 그 이유를 묻자 왕은 이렇게 대답하였습니다. 공주를 살리는데 가장 중요한 기여를 한 것은 그 신비의 사과였고 또 두 형들이 가졌던 망원경과 양탄자는 아직 그대로 남아 있지만, 그 사과는 이미 공주가 먹어버려 없어졌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왕은 두 형들에게는 충분한 보상금을 주어 보답했습니다.

 

소명은 위의 세 형제가 보인 행동을 모두 한 사람이 수행하는 것과 같습니다. 하느님의 목소리를 들으려 귀 기울이고, 하느님께서 부르시는 곳으로 달려가며, 자기가 지닌 것을 내어 놓는 일입니다. 그러면 더 좋은 것을 선물로 받을 수 있게 됩니다. 신랑이신 주님과 혼인 잔치를 벌이게 됩니다. 그냥 잔치에 참여하는 것도 기쁠 터인데 혼인 잔치 주인공이 된다니 얼마나 가슴 뛰는 일이겠습니까? 물론 결혼 생활은 동화가 아닐 것입니다. 여전히 하나의 삶의 길입니다. 갈등과 아픔이 밀려드는 적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혼인 잔치에서 맛보았던 기쁨은 절대로 사라지지 않을 것입니다. 어떤 어려움이 닥쳐도 헤쳐 나갈 힘을 줄 것입니다.

 

탈무드는 이렇게 말합니다. 인간이 죽어 염라대왕 앞에 서면 장부에 기록된 기나긴 사연을 모두 훑어본 뒤 마지막으로 묻는 질문이 있다고 합니다. “너는 왜 모세처럼 살지 않았느냐?”라고 질문하지 않고 “너는 왜 네가 아니었느냐?”라고 질문한다고 합니다.

 

이 세상에 태어난 사람이면 누구나 새로운 무엇, 그 이전에 있은 적이 없던 유일무이한 사람으로 태어납니다. 개성으로 보면 자기 같은 사람은 세상에 있은 적이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사람은 하나하나가 세상에서 새로운 존재이고 자신의 독특한 특성을 실현하도록 불림을 받았다는 것입니다. 우리 각자는 아무에게도 없는 귀중한 그 무엇을 지니고 있습니다. 이것을 알아채기가 쉽지 않습니다. 간절한 원의와 깨어있음만이 그 길로 이끌 수 있습니다.

 

모든 사람이 다 하느님께 나아갈 수 있습니다. 그러나 각자 나아가는 길은 다릅니다. 어쩌면 인류의 가장 큰 희망은 바로 이렇게 사람 간의 다름에 있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한 곳에서 만나지만 각자 다른 길을 걷는다는 이 진리야 말로 하느님의 선물일 것입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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