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7월 4일 (목)
(녹) 연중 제13주간 목요일 군중은 사람들에게 그러한 권한을 주신 하느님을 찬양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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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5일 대림 제2주일 -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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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병규 [vegabond] 쪽지 캡슐

2010-12-05 ㅣ No.60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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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5일 대림 제2주일-마태오 3장 1-12절


 

“요한은 낙타 털로 된 옷을 입고, 허리에 가죽띠를 둘렀다. 그의 음식은 메뚜기와 들꿀이었다.”

 

<더 깊은 광야로>

 

 

      서품을 앞둔 형제들을 바라보면 만감이 교차합니다. 대견스럽기도 하고 걱정되기도 하고, 훌륭하기도 하고, 안쓰럽기도 하고...

 

    그래도 끝까지 선생노릇을 해야 합니다. 누누이 당부하는 한 가지 부탁이 있습니다.

 

    “서품준비 기간은 여러분이 오랜 세월 배워온 신학과 그간 갈고 닦아온 수도생활의 내공을 세상 앞에 잘 드러낼 수 있는 좋은 기회입니다. 첫 출발부터 부디 가난한 사제의 모습을 보여주기 바랍니다.

 

    서품을 앞둔 여러분들에게 신자들은 얼마나 큰 정성을 기울이는지 모릅니다. 서품 기념으로 이 것 저 것 챙겨주시고 꼭 뭔가 한 가지 해드리고 싶다는 분들이 계실 것입니다. 그럴 때 기다렸다는 듯이 이거요, 저거요 하지 마십시오. 그 대신에 이렇게 말씀드리십시오.

 

    ‘괜찮습니다. 아무 것도 필요 없습니다. 부탁드릴 것은 오직 한 가지 제가 한평생 가난한 사제로 살 수 있도록 기도해주십시오.'

 

    그런다고 쉽게들 물러나지 않으십니다. 집요하게 계속 하시지요. 그때는 이렇게 말씀드리십시오.

 

    ‘제게 해주시려는 그 마음으로 세상의 가장 끝에서, 깊은 오지에서 묵묵히 선교활동에 전념하고 계시는 해외 선교 사제 한분을 도와주십시오.’

 

    그렇게 말씀드릴 때 그 후원자분은 정말 큰 감동을 받을 것입니다. 그리고 평생에 걸친 후원자가 되어주실 것입니다.”

 

    오늘 복음에 등장하는 세례자 요한을 보십시오. 그는 정말 청빈의 대명사였습니다. 그의 삶은 극단적 청빈 그 자체였습니다. 다음과 같은 복음사가의 표현을 통해 이 사실을 잘 파악할 수 있습니다.

 

    “요한은 낙타 털로 된 옷을 입고, 허리에 가죽띠를 둘렀다. 그의 음식은 메뚜기와 들꿀이었다.”

 

    당시 세례자 요한은 떠오르는 샛별, 대중들의 우상과도 같은 존재였습니다. 그의 높은 성덕, 그가 선포하는 말씀과 삶의 일치, 쌍날칼보다도 더 날카로운 탁월한 언변에 사람들은 크게 매료되었습니다.

 

    수많은 사람들이 그의 제자가 되었습니다. 수많은 예루살렘 부인들도 따라다니면서 꼴불견스러운 낙타 털옷을 입고 다니고, 거친 음식으로 주린 배를 때우고 있던 그에게 다가와 필요한 것이 무엇이냐고 물었겠지요.

 

    그럴 때 마다 세례자 요한은 더 깊은 광야로 들어갔습니다. 더 극단적인 가난을 선택했고 이를 기반으로 더 높은 성덕을 쌓아나갔습니다.

 

    이런 노력의 결과 세례자 요한은 절대권력 앞에서도 당당하게 하느님의 말씀을 선포할 수 있었습니다. 죽는 순간까지 대예언자로서의 삶을 영위할 수 있었습니다.

                          

                               †살레시오회 수도원 수련원장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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