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7월 4일 (목)
(녹) 연중 제13주간 목요일 군중은 사람들에게 그러한 권한을 주신 하느님을 찬양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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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 미카엘, 성 가브리엘, 성 라파엘 대천사 축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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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재형 [umbrella] 쪽지 캡슐

2017-09-29 ㅣ No.115056

어머니와 함께 아버님이 계시는 비봉추모공원엘 다녀왔습니다. 외곽순환도로에서 길은 정체되었고, 옆에 가던 차와 가벼운 접촉사고가 있었습니다. 다행히 큰 사고도 아니었고, 보험회사 직원들이 와서 일은 처리가 되었습니다. 큰 도움을 받았던 것은 차량의 전방과 후방이 녹화되는 블랙박스였습니다. 블랙박스는 저희를 도와주는 천사와 같았습니다. 말은 서로의 입장에 따라서 다를 수 있지만 녹화된 영상은 일관된 모습을 보여주기 때문입니다. 보험회사 직원들은 영상을 보면서 서로의 책임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영상이 있다면 차량은 다른 곳으로 이동하는 것이 좋은 것 같습니다. 차량을 옮기지 않으면 교통의 흐름에 방해가 되기도 하지만, 또 다른 사고의 원인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애벌레는 땅위를 기어 다닙니다. 하지만 애벌레가 죽을 것 같은 순간을 견디어내면 전혀 새로운 모습으로 변화가 됩니다. 하늘을 날 수 있는 날개가 생기기 때문입니다. 애벌레가 일상의 삶에 만족했다면, 변화에 대한 열정이 없었다면 애벌레는 평생 하늘을 날 수 없었을 것입니다. 우리의 삶도 그렇습니다. 일상의 삶에 안주한다면, 변화를 두려워한다면, 우리는 땅 위에서 살수는 있지만 영적인 세상을 만나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우리가 영적인 날개를 얻을 수 있는 길은 일상의 삶을 벗어나 새로운 것들을 추구 할 때입니다.

 

우리는 그 모습을 예수님과 시몬의 첫 만남에서 볼 수 있습니다. 시몬은 어부였습니다. 갈랠래아 호수는 시몬에게는 안마당과 같았습니다. 오랫동안 그물을 던져왔기 때문에 시몬이 고기를 못 잡았다는 것은 고기가 없는 것이지 시몬의 실력이 부족해서는 아니었습니다. 그런 시몬에게 예수님께서는 말씀하십니다. ‘더 깊은 곳으로 가서 그물을 던지십시오.’ 예수님의 말씀을 들었던 시몬은 깊은 곳으로 그물을 던졌고, 많은 고기를 잡을 수 있었습니다. 블랙박스가 모든 상황을 녹화하고 있었듯이, 예수님께서는 새로운 차원으로 시몬을 인도하십니다. ‘이제 당신은 사람을 낚는 어부가 될 것입니다.’ 시몬은 영적인 날개를 달 수 있었고, 이제 그의 이름은 베드로가 되었습니다.

 

저의 형제들은 모두 유아세례를 받았습니다. 큰 형님은 9월에 태어나서 미카엘, 작은 형님은 12월에 태어나서 사도요한, 동생은 10월에 태어나서 프란치스카입니다. 그런데 저는 5월에 태어났습니다. 5월이면 마티아로 정하셨을 것 같은데 부모님께서는 저의 세례명은 가브리엘로 정해 주셨습니다. 제가 원해서 정한 세례명은 아니지만 저는 가브리엘 세례명을 좋아합니다. 가브리엘 천사는 하느님의 뜻을 전하였기 때문입니다. 천사는 하얀 옷을 입고, 날개를 달아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성서에서 보면 천사는 사람의 모습으로 나타났습니다. 야곱에게 나타나서 씨름을 하였습니다. 토비야에게 나타나서 길을 안내 하였습니다. 마리아에게 나타나서 아이를 잉태할 것이라는 하느님의 뜻을 전하였습니다.

 

천사는 이렇게 주위에 있는 사람들에게 하느님의 뜻을 전하고, 하느님의 사랑을 나누고, 기쁜 소식을 전하는 것입니다. 요셉의원을 개원해서 평생 가난한 이들을 위해서 무료로 진료를 해 주신 고 선우경식 선생님은 가난한 이들에게, 아파도 병원에 갈 수 없는 이들에게, 길에서 잠을 자야하는 노숙자들에게는 천사였으리라 생각합니다. 꽃동네를 만들어서 의지할 곳 없는 사람들에게 따듯한 잠자리를 만들어 주고, 먹을 것을 마련해준 오웅진 신부님 역시 집 없는 이들에게, 버림받은 이들에게 천사였으리라 생각합니다.

 

어쩌다 한번, 잠시 천사의 모습으로 보일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항상 천사의 모습으로 사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누군가를 위해서 헌혈을 하는 사람, 장기를 기증하는 사람, 먼 길 가는 이들에게 친구가 되어 주는 사람, 길가에 버려진 쓰레기를 줍는 사람, 이런 사람들은 모두 천사입니다. 우리들 역시 하느님의 뜻을 전하는 영적인 사람, 천사들이 될 수 있습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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