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7월 4일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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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16일 부활 제4주간 월요일 -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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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병규 [vegabond] 쪽지 캡슐

2011-05-16 ㅣ No.644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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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16일 부활 제4주간 월요일-요한 10장 11-18절


 

“나는 착한 목자다. 착한 목자는 양들을 위해 자기 목숨을 내놓는다.”

 

<작은 연못>

 

 

    저희 집 성모상 밑에 아주 작은 연못이 하나 있습니다. 평소에는 거의 물의 유입이 없지만, 가끔씩 큰 비라도 내리면 야산으로부터 여과된 맑은 물이 흘러들어 어느 정도 신선도를 유지하는 작은 연못입니다.

 

    그래서 이 연못에 새끼 비단잉어들을 사다가 풀어 넣었습니다. 빨간 녀석들, 노란 녀석들, 하얀 녀석들, 점박이 녀석들...

 

    틈나는 대로 사료도 먹이고, 지렁이며 벌레며 자연산 먹이도 먹이며 성장하기를 기다렸는데, 성장속도가 얼마나 더딘지 일 년이 지나도 거의 그대로였습니다.

 

    공주 마곡사나 남원 광한루 큰 연못에 모여 사는 팔뚝만한 비단잉어를 생각하며 열심히 먹이를 주고 기다렸는데, 결과는 왕실망이었습니다. 열심히 들여다봐도 그냥 그대로인 것입니다.

 

    혹시나 하고, 녀석들을 끌어내어 좀 더 넓은 연못으로 이사를 보냈습니다. 그리고 1년 뒤 쯤 가봤는데, 깜짝 놀랄 일이 벌어졌습니다. 마곡사나 광한루 녀석들만큼은 아니지만, 엄청난 속도로 성장해있었습니다.

 

    성장 환경이라는 것, 그렇게 중요한 것인지 몰랐습니다. 학자들의 연구에 따르면 비단 잉어들은 연못의 크기에 따라 성장 속도가 놀랄 만큼 차이가 난다고 합니다. 협소하고 열악한 환경에서는 성장이 극히 더딘 반면 넓고 쾌적한 환경에서는 초스피드로 성장한다는 것입니다.

 

    비단잉어만 그렇겠습니까? 오늘 복음에 등장하는 양들, 그리고 우리 인간들에게도 똑같이 적용되는 공식이라고 생각합니다.

 

    한 아이가 착한 시민, 올바른 그리스도인으로 성장하기 위해서 쾌적한 성장환경은 필수적입니다.

 

    그런데 그 쾌적한 성장환경을 구성하기 위해서는 숱한 요소들이 필요합니다. 그 중에 정말 중요한 요소가 하나 있는데, 그것은 바로 이정표 역할을 해주는 인도자, 동반자, 지도자입니다.

 

    어제 우리는 부활 제4주일이자 성소주일을 지냈습니다. 복음도 그에 걸맞게 착한 목자에 관한 복음입니다.

 

    요한복음이 잘 설명하고 있듯이 착한 목자는 양들을 위해 하나 밖에 없는 자기 목숨까지 내놓는 사람입니다.

 

    월급 받고 일하는 삯꾼과는 근본적으로 다릅니다. 삯꾼들에게 양들은 무엇입니까? 귀찮고 짜증나지만 월급을 받으니 마지못해 돌봐야 될 스트레스 덩어리들입니다.

 

    그러나 착한 목자에게 양들은 누구입니까? 사랑의 대상, 헌신의 대상, 봉사의 대상입니다. 착한 목자에게 양들은 기쁨의 원천이자 삶의 의미입니다. 착한 목자는 양들과 함께 있는 것이 너무나 행복합니다. 착한 목자에게 있어 양들은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은 귀염둥이들입니다. 잠시라도 떨어져 있으면 그렇게 보고 싶고, 혹시라도 한 마리 잃어버리면 세상 다 끝난 것처럼 찾아 헤매는 연인 같은 사이입니다.

 

    오늘 우리에게는 바로 이런 목자가 필요합니다. 자신에게 맡겨진 양떼를 위해 모든 것을 바치는 착한 목자, 자신에게 맡겨진 양들의 성장과 안녕과 구원을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기울이는 착한 목자, 자신에게 맡겨진 양들에게 쾌적한 성장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백방으로 뛰어다니는 착한 목자...

 

†살레시오회 수도원 수련원장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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