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7월 4일 (목)
(녹) 연중 제13주간 목요일 군중은 사람들에게 그러한 권한을 주신 하느님을 찬양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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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 제21주간 금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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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재형 [umbrella] 쪽지 캡슐

2018-08-31 ㅣ No.123041

 

지난 4년 동안 작성했던 일정표를 보았습니다. 교황님의 방한, 예신 중등부 캠프, 다큐멘터리 사제, 예신 교재를 주제로 회의가 있었습니다. 성소 후원회를 위한 피정, 연수, 성지순례가 있었습니다. 본당 탐방이 있었습니다. 지구 사제회의 참석이 있었습니다. 레지오 단원을 위한 교육, 본당의 특강, 신학교 강의가 있었습니다. 4년간의 일정표를 보면서 지나온 일들이 떠올랐습니다. 저의 생각이 현실이 될 수 있도록 도움을 주신 분들이 있었습니다. 좀 더 잘 할 수 있었던 일들이 저의 부족함과 게으름으로 열매 맺지 못하기도 했습니다. 4년 동안의 일정표를 보면서 제가 관심을 가졌던 일과 제가 돌보지 않았던 일이 있었습니다. 사람을 만나고, 친교를 나누는 것은 파란불이었습니다. 기도하고, 피정하고, 저 자신을 성찰하는 것은 빨간불이었습니다. 4년 동안 매일 묵상 글을 쓸 수 있었던 것은 하느님의 은총입니다. 기록적인 더위로 열대야를 주었던 8월도 마지막 날입니다. 하느님께서는 우리들의 살아온 날과 공간을 다 알고 계실 것입니다. 언젠가 우리는 모두 삶의 일정표를 들고 하느님을 만나야 할 것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우리가 일정표에 기록해야 할 것들이 무엇인지 비유로 말씀하십니다. 사람들이 깜짝 놀랄 업적을 세우는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충분히 먹고 즐길 만큼의 재물을 갖는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사람들이 인정할 만큼의 능력과 권력을 갖는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삶의 일정표에 기록해야 할 것들은 무엇이 있을까요?

 

기도하는 시간을 갖는 것입니다. 하느님을 만나는 시간이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가야 할 길이 어디인지 알려주는 시간이기 때문입니다. 새로 머물게 된 중앙동 성당은 매일 아침 6시에 미사가 있습니다. 200여 명의 교우가 미사에 함께하고 있습니다. 매일 새벽 미사가 있는 것도 좋았고, 새벽에 주님을 찬미하기 위해서 미사에 참례하러 오시는 교우가 있어서 좋았습니다. 기도로 시작되는 공동체는 하느님의 사랑이 함께 할 것입니다.

 

읽는 시간을 갖는 것입니다. 성경을 읽고, 고전을 읽고, 인문학을 읽고, 마음이 따뜻해지는 책을 읽으면 좋겠습니다. 사자보다 용맹하지 않고, 표범보다 빠르지 않고, 독수리처럼 높이 날지 못하고, 곰처럼 오래 참지 못하지만, 인류가 문명과 역사를 만들 수 있었던 것은 책을 읽었기 때문입니다. 본능에 따르는 삶이 아니라 감성과 이성에 따라 살 수 있었던 것은 책을 읽었기 때문입니다. 책을 가까이하고 일기를 쓰는 사람은 어두운 밤에 등불을 들고 다니는 것과 같습니다.

 

나누는 시간을 갖는 것입니다. 손이 둘인 것은 하나는 자신을 위해서 사용하지만 다른 하나는 이웃을 위해서 사용하라는 의미입니다. 발이 둘인 것도 하나는 자신을 위해서 사용하지만 다른 하나는 이웃을 위해서 사용하라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도 말씀하셨습니다. 행복하여라 자비를 베푸는 사람, 행복하여라 옳은 일에 주리고 목마른 사람, 나 때문에 복음 때문에 박해를 받는 사람은 하느님 나라에 들어갈 것이다. 우리가 나눌 수 있다면, 기쁜 마음으로 나눌 수 있다면 난민도, 가난한 사람도, 헐벗은 사람도 이 세상에서 하느님 나라를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오늘 바오로 사도는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유다인들은 표징을 요구하고 그리스인들은 지혜를 찾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십자가에 못 박히신 그리스도를 선포합니다. 그리스도는 유다인들에게는 걸림돌이고 다른 민족에게는 어리석음입니다. 그렇지만 유다인이든 그리스인이든 부르심을 받은 이들에게 그리스도는 하느님의 힘이시며 하느님의 지혜입니다. 하느님의 어리석음이 사람보다 더 지혜롭고 하느님의 약함이 사람보다 더 강하기 때문입니다.”

 

기도, 영적 독서, 나눔의 기름을 준비해서 9월을 맞이하면 좋겠습니다. 이런 기름만 있다면 아무런 두려움 없이 우리는 이 세상이라는 파도를 이겨낼 수 있습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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