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 나누는 고마운 마음
두봉 주교님, 고맙습니다
올해 우리 태안 성당은 본당 설정 40주년을 지내고 있습니다. 그리고 새 성전 건축 공사를 한창 진행하고 있습니다. 그에 따라 초대 주임 사제로서 1964년부터 69년까지 일하셨던 고대연 야고버 신부님을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현 주임 신부님과 우리는 고 야고버 신부님을 올해 40주년 경축 행사에 초청을 하든지, 성전 건축공사로 어수선한 현 상태에서 초청을 하기가 어려우면 내년 말의 성전 축성봉헌식 때는 꼭 초청을 할 생각입니다.
지금 한창 본당 40년사 집필 작업을 하고 있는 나로서는 초대 주임 신부님의 글을 받는 일도 중요한 일이지요.
그래서 1973년경에 본국 콜롬비아로 돌아가 사제 생활을 하시는 고대연 야고버 신부님의 연락처를 알아보는 일을 하게 되었습니다. 먼저 지난 7월초 별세하신 벽안의 오 요한 신부님이 살아 계실 때 논산 '성모마을'로 전화를 걸어 여쭈어보니 고 신부님과는 오래 전에 연락 두절 상태라고 했습니다.
파리외방전교회 본부로 전화를 걸었으나 사정은 마찬가지였습니다.
그러다가 현재 수원교구 행주본당에 머무시는 두봉 주교님께 전화를 드렸습니다. 마침 외국에 나가 계시는 주교님은 행주본당 거처의 전화기에 녹음된 내 말을 외국에서 들으시고, 식복사 자매님을 통해 내게 말씀을 주셨습니다. 주교님도 고 야고버 신부님의 연락처를 모른다고 하시며 주한 교황대사관에 문의를 해보라는 말씀이었습니다.
교황대사관에 전화를 걸어 콜롬비아 보고타교구 한인회장의 전화번호를 입수했지요. 그러나 수십 번을 시도해도 통화가 되지 않았습니다. 이번에는 <평화신문>을 통해 보고타교구 한인회의 총무 번호를 입수했지요. 하지만 통화가 안되기는 마찬가지였습니다. 한인회장의 팩시밀리 번호도 입수해서 <한국통신>에 가서 팩스를 넣어봐도 들어가지를 않았습니다.
미국 LA에서 사는 누이에게 거기에서 통화를 시도해보게 하고, 주변 교민들 중에 스페인어를 자유롭게 구사할 수 있는 사람을 찾아 직접 콜롬비아 교회 기관이나 보고타 교구로 전화를 걸어보도록 부탁을 했습니다.
그리고 다시 교황대사관에서 보고타교구 한인회장의 주소를 입수해서 특급우편으로 편지를 띄웠습니다. 편지가 제대로 들어갈지 미심쩍어하면서….
그러고 있을 때 외국 여행을 마치고 9월 4일 귀국하신 두봉 주교님으로부터 6일 전화가 왔습니다. 주교님께 그간의 사정을 설명 드리니 주교님은 내게 고맙다는 말씀을 누누이 하셨습니다. 그토록 초대 신부님을 잊지 않고 연락을 드리려고 애를 쓰니 얼마나 고마운 일이냐고 하시며….
주교님은 3년 전까지 고 신부님과 메일 연락을 주고받았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한국에서 가는 메일을 고 신부님이 열면 컴퓨터가 고장나 버리는 일이 발생해서(한번 고장이 나면 몇 달 동안이나 컴퓨터를 못 쓰게 되고 해서) 고 신부님께 컴퓨터 고장 피해를 드리지 않기 위해 메일을 보내지 않고 지내다 보니 그만 연락 두절 상태가 되었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이런저런 방법으로 고 신부님의 연락처를 알아 가지고 내게 알려주시겠다고 두봉 주교님은 말씀하셨습니다. 그러시는 주교님께 나는 거듭 고마움을 표했습니다.
우리는 서로 고맙다는 말을 하고 있었습니다. 현재 어디에 계시는 지도 모르는 우리 본당초대 주임 사제 고대연 야고버 신부님을 가운데 놓고 두봉 주교님과 나는 서로 고맙다는 말을 주고받았습니다. 서로 진심으로 고마움을 나누는 것, 그 고마워하는 마음도 참 신앙의 한가지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문득 들었습니다.
더불어 두봉 주교님께서 콜롬이아의 고대연 야고버 신부님의 연락처를 꼭 찾게 되실 거라는 희망적인 생각이 들었습니다.
주님, 저희 태안교회 공동체가 고대연 야고버 초대 주임 신부님을 35년 만에 다시 만나는 기쁨을 누리도록 은총 베풀어주소서! *
(0409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