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7일 (토)
(백) 부활 제4주간 토요일 나를 본 사람은 곧 아버지를 뵌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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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셉 신부님의 매일 복음 묵상 - 자발적 결핍이 주는 선물 : 경탄과 감사의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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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백봉 [gloria7] 쪽지 캡슐

2021-05-31 ㅣ No.147255

 

 

 

 

 

 

 

 

 

 

 

 

2021년 나해 연중 제9주간 화요일

 

 

 

<자발적 결핍이 주는 선물 : 경탄과 감사의 삶>

 

 

 

 복음 : 마르코 12,13 - 17

 

 

 





하느님의 아들이며 말씀이신 그리스도

(1540-1550), 모스크바 크레믈린 Cathedral of the Sleeper

 

 

 

 

    

    오늘 복음은 그 유명한 황제의 것은 황제에게 돌려주고, 하느님의 것은 하느님께 돌려 드려라.”라고 하신 말씀이 나오는 내용입니다.

    그런데 사실 믿는 이에겐 돈도 하느님의 것이고 황제도 하느님의 것입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돈과 황제는 하느님과 상반되는 무엇으로 말씀하고 계십니다. 모두가 다 하느님의 것이지만 하느님은 당신께 합당한 것만 챙기십니다.

 

 

    ‘세금은 무엇일까요? 나라의 보호, 나라의 복지와 모든 공공시설을 이용할 수 있는 자격을 얻는 방법입니다. 만약 탈세하는 사람이 외국에 나간다고 여권을 달라면 나라에서 만들어줄까요? 주지 않습니다. 세금을 내지 않으면 정부가 자신의 국민으로 인정해주지 않는 것입니다.

    세금은 이렇듯 내가 어느 나라에 속해있는지를 알려줍니다. 나라가 없으면 난민이 됩니다. 그러니 나라 덕분으로 버는 것의 일정 부분을 나라의 유지를 위해 내는 것은 당연합니다. 세금은 내가 그 나라에 속해있고 나라가 없다면 나는 아무것도 아님을 고백하는 것과 같습니다.

    

 

    하느님 나라도 세금을 낼까요? 당연히 있습니다. 예수님의 말씀은 황제에게 세금을 내듯이 하느님께도 세금을 내야 한다는 뜻입니다. 에덴동산은 하느님 나라의 상징입니다. 그 나라에서 바쳐야 했던 세금은 선악과였습니다. 세금을 바치지 않자 그 나라에 살 자격을 박탈당하게 된 것입니다. 선악과는 그 나라가 아니면 우리는 살 곳이 없음을 고백하는 세금과 같습니다.

    

 

    그런데 왜 탈세가 이어지고 주님께 십일조의 세금도 내지 못할까요? 문제는 자신이 받는 것이 당연한 줄 아는 것입니다. 오늘 복음 바로 전 이야기가 못된 소작인의 비유입니다. 못된 소작인들은 세금도 내지 않기 위해 세금을 받으러 온 왕의 외아들을 죽입니다.

    

 

    리지외의 아기예수의 성녀 소화데레사의 평전, 빈손에 타고르의 우화가 있습니다.

    한 거지가 왕중의 왕이 황금마차를 타고 자신에게 오는 것을 봅니다. 그는 무슨 큰 보화를 주겠거니 마차 앞에 엎드립니다. 그런데 임금은 내려서 오히려 거지에게 손을 내밉니다. 거지는 농담하는 줄 알고 자신이 주운 낟알 한 개를 왕의 손바닥 위에 올려놓습니다. 그런데 왕은 그냥 떠나버립니다. 집에 돌아와 바랑을 쏟아보니 한 알이 황금으로 바뀌어 있었습니다. 그때 그는 애타게 울며 이렇게 통곡합니다.

    “내가 가진 모든 것을 임께 바칠 용기가 있었더라면!”

 

 

    거지는 자신이 사는 세계에 만족하지 못했습니다. 자신만 가난하다고 한탄했습니다. 그러나 왕이 그 땅에 살며 낟알을 주워 먹게 한 것만 해도 큰 은혜입니다. 나라 없이 떠돌 필요가 없기 때문입니다. 그런데도 거지는 요구만 합니다. 나라를 잃어봐야 나라의 소중함을 알 것이고, 하느님 나라를 잃어봐야 십일조는 아무것도 아니었음을 깨닫게 될 것입니다.

    우리가 가진 것에 감사하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은 잃어보는 것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절제가 중요한 것입니다. 절제를 통해 더 봉헌하게 되고, 더 봉헌하면 또 절제할 수밖에 없습니다.

    

 

    코기 족 인디오는 안데스 산맥 북쪽 끝, 콜롬비아 시에라네바다 데 산타마르타 산 해발 5,900미터 높이에 살고 있습니다. 유럽인들을 피해 오랜 세월 동안 외부 세계와 접촉을 거부하고 살아온 이들에게는 독특한 전통이 있습니다.

    

 

    ‘마마라고 불리는 코기 족 사제들은 신점을 쳐서 장차 사제가 될 운명을 지닌 존재가 태어날 시기를 알아냅니다. 선택된 아이는 태어나자마자 산 위쪽의 동굴로 옮겨집니다. 젖먹이 때는 어머니가 동굴 옆에 머물면서 젖을 먹이고 보살피지만, 이후에 아이는 사제들에 의해 양육됩니다.

    

 

    사제에게 선택된 아이는 9년 동안 일절 동굴 밖으로 나갈 수 없으며, 해와 달조차 볼 수 없습니다. 낮에 자고 밤에 깨며 버섯, 호박, 콩 등 소박한 음식만 먹습니다. 사제들은 세상을 창조한 위대한 어머니인 알루나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고, 신화와 종교의식을 아이에게 가르칩니다. 이 기간이 끝나면 아이는 인간의 마을로 내려갈지, 동굴에 남아 배움을 계속할지 선택할 수 있습니다. 후자를 택하면 다시 9년의 교육이 동굴에서 이어집니다.

    

 

    희미한 빛밖에 없는 동굴 안에서 아이는 자기 내면의 영성과 대화하는 법, 하늘과 땅의 비밀, 인간 세상의 특별함과 아름다움을 배웁니다. 그러면서 나무와 산이 어떤 모습이고, 하늘을 나는 동물들이 어떻게 생겼으며, 바닷물이 몸에 닿을 때 어떤 느낌일지 궁금해합니다. 그리고 어둠 속을 보는 데 익숙해졌기 때문에 마음이 지어내는 환상을 꿰뚫어 보는 투시력이 생겨납니다.

    

 

    마침내 18년의 혹독한 수련이 끝나는 날, 아이는 사제의 손에 이끌려 시에라 산맥의 새벽빛 속으로 나옵니다. 그때까지 관념과 상상 속에서만 존재해 온 세상과 만나는 것입니다.

    그때의 충격! 놀라움과 경이로움! 나뭇잎들의 초록색 수런거림, 바위에 자라는 이끼, 골짜기를 나는 새, 최초로 살에 와 닿는 햇빛, 온갖 종류의 나무와 꽃들! 경외감에 압도되어 아이는 무릎을 꿇고 위대한 어머니 알루나에게 절하지 않을 수 없게 됩니다.

    그리하여 아이는 대지에 깃든 신성을 평생 마음에 간직하게 되고 부족의 사제로 탄생합니다. 그리고 부족 사람들에게 그 신성을 일깨우는 일을 하고, 이 세계와 영적 세계를 연결하는 고리 역할을 합니다.

    

 

    사제는 신자들에게 우리가 당연히 가지고 있는 것들이 당연하지 않음을 일깨우고 모든 것의 창조주께 당연한 감사의 표현을 하도록 이끄는 사람입니다.

    우리는 모두 이를 실천하기 위해 세상에 파견된 사제들입니다. 사제들에게 감사가 없으면 그 사람을 만나는 사람들은 더 감사할 수 없습니다.

해와 달과 바람과 나무와 꽃들에게 감사할 수 없는 사람이라면 누가 그 사제를 통해 감사의 제물을 주님께 드릴 수 있겠습니까?

    사제는 모든 것 안에서 하느님의 것이라는 인장을 발견해야 합니다.

    

 

    어떤 실험에서 한 그룹은 대자연의 아름다움을 바라보게 하고 한 그룹은 뒤쪽에 있는 학교 건물을 바라보게 합니다. 그리고 한 사람이 지나가다가 물건을 흘립니다. 어느 쪽이 더 물건을 흘리고 넘어진 사람에게 도움을 주었을까요? 당연히 대자연에 경탄하던 사람들입니다.

 

 

    주님께서 주신 모든 것에 경탄할 수 있는 마음이 내어줄 수 있는 마음을 북돋아 줍니다. 이 경탄은 약간의 절제에서 옵니다.

    약간의 절제는 물에 대한 감사, 음식에 대한 감사, 가족에 대한 감사, 친구에 대한 감사 등 모든 것에 대한 감사로 이어지게 합니다. 그러나 사람이 나약해서 절제하지 않으면 더 많이 받지 않은 것에 불평하게 됩니다.

    경탄하기 위해 절제합시다. 그래야 선악과를 감사히 봉헌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웃사랑도 실천할 수 있습니다.

 

 

 

 

https://youtu.be/vlGgsmNqscI 

   

유튜브 묵상 동영상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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