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12월 3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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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 호렙 산으로 간 엘리야 / 통일 왕국의 분열[2] / 1열왕기[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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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윤식 [big-llight] 쪽지 캡슐

2021-09-15 ㅣ No.149763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19. 호렙 산으로 간 엘리야(1열왕 19,1-8)

 

그렇지만 아합은 여전히 하느님의 은혜에 대한 가뭄의 끝장을 끝내 받아들이지 않았다. 카르멜에서의 바알 예언자들의 패배를 보면서도 말이다. 아합은 엘리야가 한 일과 그가 칼로 모든 예언자를 죽인 일을 낱낱이 이제벨에게 이야기하였다. 그러자 그녀는 곰곰이 생각했다. 만약 지금 엘리야를 거부하여 잡아들이거나 죽이기까지 하면, 그의 주변에 있는 백성을 분노케 할 수도 있었다. 그리하여 백성의 마음이 조금 가라앉을 때까지 며칠을 두고 볼 참으로 작정했다.

 

그때까지만 해도 엘리야는 의로운 이로 널리 알려져 있었고, 심지어는 그름을 흩어 비와 불을 만들어서 바알의 신봉자를 무참히 짓밟았다는 것을 백성이 두 눈으로 분명히 체험하게 하여 두려움의 대상이기도 했다. 그녀는 심부름꾼을 엘리야에게 보내어 전했다. “내가 내일 이맘때까지 그대의 목숨을 그들의 목숨과 한가지로 만들지 못한다면, 신들이 나에게 벌을 내리고 또 내릴 것이오.” 이제벨은 이민족이고 다신교 숭배자이기 때문에, 이렇게 신들을 복수로 불렀다.

 

이제벨의 이런 복수의 전갈에, 엘리야는 두려운 나머지 일어나 목숨을 구하려고 그곳을 떠났다. 아합의 권위에도 두려워하지 않았던 불같은 예언자인 엘리야가 왜 이제벨의 미친 겁박에 두려움을 가졌는지는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가 잘 되지 않는다. 함께하는 하느님의 은혜로 죽어가는 과부에 먹을 것을 대 주었고, 죽은 그녀의 아들까지 살린 그인데도 말이다. 그는 유다의 브에르 세바에 이르러 그곳에 시종을 남기고서는, 자기는 하룻길을 더 걸어 광야로 나갔다.

 

이처럼 엘리야가 광야로 나선 것은 하느님의 은혜가 미치고 있음을 드러냈다. 그는 시종마저 이스라엘의 최남단 브에르 세바에 홀로 남기고 남쪽 사막지역으로 발길을 돌렸다. 카르멜에서의 하느님의 은혜를 새기면서, 그는 싸리나무 아래로 들어가 앉아서, 죽기를 간청하며 이렇게 말하였다. “주님, 이것으로 충분하니 저의 목숨을 거두어 주십시오. 저는 제 조상들보다 나을 것이 없습니다.” 이렇게 그는 기도를 하고서는, 싸리나무 아래에 누워 깊은 잠에 빠져 들었다.

 

사실 하느님의 뜻과는 달리, 엘리야는 이제벨의 협박에, 자신의 사명이 다한 것으로 판단했다고 볼 수도 있다. 그래서 두려움에 쌓여 홀로 피신처를 찾아 나섰고, 급기야는 죽음을 청하였는지도 모른다. 어쩌면 이는 여러 예언자들의 공통적인 체험일 수도 있다. 대개가 다 그런 것은 아니지만, 많은 예언자들이 박해를 당했고, 그때마다 그들은 적어도 차라리 세상에 태어나지 말았으면 하는, 정신적 내지는 육체적으로 고독한 순간들을 자주 체험했다(예레 20,14-18).

 

엘리야가 싸리나무 아래서 얼마를 혼수상태로 지냈는지는 모른다. 엘리야는 비탄에 빠져 절망했지만, 하느님은 당신의 때를 재촉하고 있었다. 그때에 천사가 나타나 그를 흔들면서, “일어나 먹어라.” 하고 말하였다. 엘리야가 깨어 보니, 뜨겁게 달군 돌에다 구운 빵과 물 한 병이 머리맡에 놓여 있었다. 그는 얼떨결에 먹고 마신 뒤에 편안히 누웠다. 주님의 천사가 다시 그를 흔들면서, “일어나 먹어라. 갈 길이 멀다.” 하고 말하였다. 엘리야는 일어나서 먹고 마셨다.

 

그리하여 그 음식으로 힘을 얻은 그는 밤낮으로 사십 일을 걸어, 하느님의 산 호렙에 이르렀다. 사실 사십이라는 수는 자주 상징적 가치를 지닌다. 모세는 시나이 산 위에서 사십 주야를 지냈고, 하느님 백성은 시나이 광야에서 사십 년을 보냈다. 그리고 하느님의 산으로 불리는 호렙은 엘리야 시대에는 이미 순례의 장소가 되었던 것 같다. 어쩌면 하느님께서는 모세를 통해 당신 사명의 계시가 처음 이루어진 이곳에서, 엘리야를 단련시키기 위해서 불렀는지도 모른다.

 

이리하여 엘리야는 이스라엘의 광야 여정이 시작된 계약의 산 호렙에 도착했다. 하느님께서 더 큰 사명을 주시고자 사십일의 긴 방황을 거치게 하시면서 그곳으로 인도하셨다.[계속]

 

[참조] : 이어서 ‘20. 엘리야와 하느님의 만남이 소개될 예정입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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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르멜,싸리나무,사십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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