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5일 (목)
(홍) 성 마르코 복음사가 축일 모든 피조물에게 복음을 선포하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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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승국 스테파노신부님 살레시오회 : 과거의 일에 대해 너무 염려하지 마십시오. 그대의 혀와 배를 잘 다스리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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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양석 [pys2848] 쪽지 캡슐

2022-01-16 ㅣ No.152312

세상 모든 수도자의 아버지요 길잡이이신 성 안토니오 아빠스의 기념일입니다. 그는 기원후 251년경 이집트 농부의 아들로 태어났습니다. 18세 되던 무렵 한 음성이 그에게 들려왔습니다.

 

마르코 복음 10장 21절이었습니다. “너에게 부족한 것이 하나 있다. 가서 가진 것을 팔아 가난한 이들에게 주어라. 그러면 네가 하늘에서 보물을 차지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와서 나를 따라라.”

 

머리가 명석하고 빠릿빠릿했던 안토니오는 즉시 그 말씀이 자신을 위한 말씀인 것을 알아차렸습니다. 놀랍게도 그는 말씀을 듣자마자 조금도 지체치 않고 실행에 옮겼습니다.

 

예수님 말씀에 따라 우선 자신이 지니고 있던 모든 것을 팔았습니다. 그리고 가난한 사람들에게 아낌없이 나누어 가졌습니다. 그리고 나서 그는 한동안 성문 밖에서 가난한 노동자로의 삶을 살았습니다.

 

 그래도 뭔가 부족한 느낌이 들었던 그는 깊은 사막속으로 들어갑니다. 놀랍게도 그는 20년 세월 동안 홀로 완전한 고독 속에 사막 생활을 계속했습니다. 아무 것도 없는 사막 속에서 얼마나 고초가 컸겠습니까? 틈만 나면 그의 귓전을 때리는 사탄의 간사한 유혹이 끊이지 않았습니다.

  

“안토니오, 너 지금 대체 여기서 뭘하고 있는 것인가? 미쳐도 단단히 미쳤군. 휘황찬란한 도시 생활이 얼마나 멋진데 여기서 이러고 있어?” 포기하라는 유혹, 맛있다는 유혹, 달콤하다는 유혹이 거듭되었습니다.

  

그러나 예수님의 주권에 무조건 승복한 그였기에 모든 유혹을 잘 극복하고, 깊은 내공을 닦은 다음 20년만에 사막에서 걸어나올 수 있었습니다.

 

사막에서 걸어나온 안토니오의 얼굴을 본 사람들은 깜짝 놀랐습니다. 20년간 제대로 먹지 못해 해골바가지 같은 얼굴, 노인의 얼굴을 하고 나올 줄 알았는데, 더없이 건강한 얼굴, 천사의 얼굴로 걸어나온 것입니다.

 

사람들은 엄청나게 성숙한 인간의 모습, 진보한 영성으로 충만한 안토니오의 모습에 크게 매료되었습니다. 수많은 사람들이 그에게 몰려와 큰 위로와 감동을 받았습니다. 그는 성숙한 영적 동반을 통해 많은 사람들의 영혼과 육체를 치유시켰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안토니오는 세상 사람들의 박수갈채와 존경을 뒤로 하고 또 다시 깊은 사막 속으로 들어갔습니다. 거기서 더 깊은 하느님과의 만남과 합일 속에 살다가 356년 106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이렇게 안토니오는 한곳에 머물렀지만 영원히 머무르지 않았습니다. 늘 깨어있기 위해, 언제나 하느님의 음성을 잘 듣기 위해 또 다시 더 깊은 사막으로의 여행을 평생토록 반복했습니다.

  

안토니오는 깊은 고독, 깊은 사막, 그리고 부단한 이동과 순례야말로 참된 변화와 성장이 이루어지는 장소임을 오늘 우리에게 잘 알려주고 있습니다.

 

우리 삶 속에 고독이 없을 때 거짓 자아의 환상에서 헤어나기 어렵습니다. 고독은 부족한 나와의 치열한 싸움의 자리인 동시에 진실로 하느님을 대면하는 위대한 만남의 자리입니다. 고독이라는 광야는 우리의 옛 자아가 죽고 새로운 자아가 탄생하는 변화의 장소요 새출발의 장소입니다. 

  

누군가가 안토니오에게 와서 물었습니다. “어떻게 하면 구원을 받을 수 있을까요?” 단순화의 대가인 안토니오는 아주 간단하게 대답했습니다.

 

“언제나 하느님을 바라보십시오. 무엇을 하든 성령의 가르침대로 사십시오. 어디에 살든 그곳을 쉽게 떠나지 마십시오. 이 세 가지만 잘 지키면 구원받을 것입니다.”

 

또 다른 제자가 안토니오에게 물었습니다. “저는 무엇을 해야 합니까?”

  

세 가지의 전문가 안토니오는 이번에도 간단간단하게 세 가지를 말해주었습니다.

  

“자신의 능력에 너무 의지하지 마십시오. 과거의 일에 대해 너무 염려하지 마십시오. 그대의 혀와 배를 잘 다스리십시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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