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7일 (토)
(백) 부활 제4주간 토요일 나를 본 사람은 곧 아버지를 뵌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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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 제2주간 수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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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재형 [umbrella] 쪽지 캡슐

2022-01-18 ㅣ No.152352

요즘 트라우마(상처)라는 말을 종종 듣습니다. 예전에 있었던 상처가 다 아물었지만 우리의 마음에 남아 영향을 미치는 경우가 있습니다. 제 몸에도 몇 곳에 상처의 기억이 있습니다. 어린 날 연탄재 던지기 놀이를 하다가 눈가에 연탄재를 맞고 병원에 간 적이 있습니다. 50년이 훌쩍 넘었지만 아직도 기억이 생생합니다. 뜨거운 물이 담긴 보온병을 실수로 눌러서 다리에 화상을 입은 적도 있습니다. 40년이 훌쩍 넘었지만 아직도 그날의 뜨거움이 생각납니다. 사제가 된 후에 유행성 출혈열로 병원에 입원했습니다. 서품 받은 지 보름 만에 있었던 일입니다. 30년이 넘었지만 얼굴이 부었던 기억이 또렷합니다. 육체적인 상처도 있지만 정신적인 상처도 있습니다. 사랑하는 사람과의 이별, 뜻밖의 재난, 갑자기 찾아온 질병, 사업의 실패는 정신적인 상처를 깊게 남기기 마련입니다.

 

유명한 행동 연구가인 안탈 페슈테틱스(Antal Festetics)인류의 세 가지 트라우마에 대해서 이야기하였습니다. 코페르니쿠스의 지동설, 다윈의 진화론, 프로이트의 정신분석이라고 이야기합니다. 코페르니쿠스의 지동설은 지구가 우주의 중심이라는 생각을 바꾸게 하였습니다. 지구는 태양을 중심으로 도는 별이며, 태양은 우주의 변방에 있다는 사실입니다. 그러나 저는 생각합니다. 물리적인 우주에서 지구는 우주의 변방이고, 작은 별이지만 예수 그리스도께서 오셨기에, 하느님의 사랑이 머무는 곳이기에 충분이 우주의 중심이 될 수 있습니다. 신앙의 관점에서 지구는 우주의 중심입니다. 인간의 가치와 인격은 수치와 수량으로 정해지는 것은 아닙니다. 대사제 가야파는 한 사람이 죽음으로써 이스라엘이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예언했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잘못된 예언입니다. 한 사람의 생명은 온 우주보다 더 소중하기 때문입니다. 하늘나라에서는 잃어버린 한 마리 양을 되찾는 것을 기뻐하신다고 했습니다.

 

다윈의 진화론은 인간과 원숭이가 같은 조상에서 나왔다고 이야기합니다. 하느님의 특별한 사랑을 받는 인간이라는 생각이 틀렸다고 이야기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성서는 우리의 삶은 풀잎 끝에 맺혀 있는 이슬과 같다고, 천년도 주님의 눈에는 마치 지나간 어제와 같다고이야기합니다. 우리는 주님 앞에 쉴 때까지는 실로 나약한 존재일 뿐입니다. 그래서 예수 그리스도께서 사람이 되신 것입니다. 프로이트의 정신분석은 무의식의 세계를 이야기합니다. 자칫 우리의 의식과 자유의지는 무의식의 세계에서 나온 아주 작은 부분이라는 생각이 들게 합니다. 예수님께서는 세례자 요한에 대해서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사람의 몸에서 나온 이들 중에 세례자 요한 보다 더 큰 사람은 없다. 그러나 하느님 나라에서는 아주 작은이라도 세례자 요한보다 더 크다.” 예수님께서는 겨자씨의 비유, 누룩의 비유를 말씀하셨습니다. 하느님 나라의 신비는 우리의 의식을 뛰어넘는 것입니다. 신앙의 신비는 우리의 의식을 초월하여 우리를 하느님께로 이끌어 줍니다. 교회의 영성가들은 바로 그 신앙의 신비를 체험하였습니다.

 

골리앗은 어떻게 보면 코페르니쿠스, 다윈, 프로이트와 같습니다. 이스라엘 백성은 골리앗 앞에서 무서워 떨었습니다. 골리앗은 막강한 힘으로 싸움에서 승리하였습니다. 다윗은 아직 어렸고, 힘도 없었습니다. 그러나 다윗은 하느님과 함께 하였습니다. 그리고 결코 이길 수 없을 것 같았던 싸움에서 승리하였습니다. 다윗은 오늘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주님께서는 칼이나 창 따위로 구원하시지 않는다는 사실도, 여기 모인 온 무리가 이제 알게 하겠다. 전쟁은 주님께 달린 것이다. 그분께서 너희를 우리 손에 넘겨주실 것이다.” 율법학자와 바리사이파 사람들도 어떻게 보면 코페르니쿠스, 다윈, 프로이트와 같습니다. 율법과 계명으로 사람들을 이끌었습니다. 율법을 지킬 수 없는 사람들을 죄인으로 취급하였습니다. 자신들이 율법과 계명을 독차지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그런 율법학자들과 바리사이파들의 권위와 독선을 나무라십니다. 그리고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야 한다고 하셨습니다. 안식일은 사람을 위해서 있는 것이라고 하셨습니다. 그리고 오늘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안식일에 좋은 일을 하는 것이 합당하냐? 남을 해치는 일을 하는 것이 합당하냐? 목숨을 구하는 것이 합당하냐? 죽이는 것이 합당하냐?” 빛이 드러나면 어둠은 사라지기 마련입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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