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0일 (토)
(백) 부활 제3주간 토요일(장애인의 날) 저희가 누구에게 가겠습니까? 주님께는 영원한 생명의 말씀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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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주순교성지 - 말씀의 향기 46] 에포케 (epoche), 뱀처럼 슬기롭고 비둘기처럼 순박하게 되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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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진스테파노 [newdjkim] 쪽지 캡슐

2022-01-24 ㅣ No.1524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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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youtu.be/iej2GeHpRtU 

 

 

 

[말씀의 향기 46] 에포케 (epoche), 뱀처럼 슬기롭고 비둘기처럼 순박하게 되어라. (최민호 마르코 신부 양주순교성지)

 

나는 하느님이다. 네 아버지의 하느님이다.

이집트로 내려가는 것을 두려워하지 마라.

뱀처럼 슬기롭고 비둘기처럼 순박하게 되어라.

무엇을 말할까 걱정하지 마라. 너희에게 알려 주실 것이다.

끝까지 견디는 이는 구원을 받을 것이다.

주님이 얼마나 좋으신지 너희는 맛보고 깨달아라.

행복하여라, 주님께 바라는 사람!

 

 

주님께서 사랑하시는 형제자매 여러분, 오늘 성지에 오시는 길 평안하셨습니까?

 

요즈음 코로나19의 대유행에 우리는 다시금 한계상황에 부딪히게 되었습니다. 인간은 한계상황에 부딪힐 때마다 한계가 없는 절대자 신을 찾아 그 신을 바라보며 자신의 삶을 포기하지 않고 지켜냈습니다. 다시금 멈추라고 합니다. 이 멈춤은 스톱이 아닌 일시정지입니다. 우리에게 주신 소중한 것을 지키기 위해 하느님께서는 우리를 다시금 멈추라고 하십니다. 인간이 힘든 상황에 닥쳤을 때 그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일시정지하여 자신의 삶을 돌아보고 재충전해야 합니다. 제가 좋아하는 말 중에 에포케(epoche)라는 말이 있습니다. 이것은 판단중지라는 뜻입니다. 철학적 용어인데, 힘든 상황에 닥친 사람이 무엇인가 급하게 선택하려 하지 말고 삶의 일시정지 버튼을 누르는 것입니다. 일시정지 버튼이 아니라 스톱 버튼을 눌러버리면 그 힘든 상황이 끝났을 때 다시 처음부터 시작해야 하거나 아니면 엄두가 안나서 포기해 버립니다. 그러나 일시정지 버튼을 눌렀다면 그 시점에서 다시 시작하면 되는 것입니다. 힘든 상황이, 즉 한계상황에 닥칠 때 스톱이 아니라 에포케 하는 사람은 그 시기가 지났을 때 새로운 삶을 시작할 수 있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우리에게 힘들 때 일시정지하고 우리 각자에게 주신 가장 소중한 것을 지키라고 하십니다.

 

오늘도 주님께서는 이 세상 안의 삶을 일시정지하고 자신이 어떻게 살아야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아갈지에 대해 말씀을 통해 일깨워 주십니다. ‘나는 이제 양들을 이리 떼 가운데로 보내는 것처럼 너희를 보낸다. 그러므로 뱀처럼 슬기롭고 비둘기처럼 순박하게 되어라’ ‘이리떼는 세상을 뜻합니다. 우리는 세상 안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입니다. 이 세상 안에서 살아가는 방법을 가르쳐 주십니다. ‘뱀처럼 슬기롭고 비둘기처럼 순박하게 되어라

 

어떻게 살라는 말씀입니까? 바로 지혜롭게 살라는 말씀입니다. 지식으로만 살지 말고 감정으로만 살지 말며, 지혜롭고 겸손되게 자신의 부족함을 채워가며 살라는 것입니다. 비움은 없음이 아니라 채워갈 수 있음의 희망임을 깨달으라고 하십니다. 그러기 위해서 끝까지 견디어 내며 살아가라고 하십니다.

 

어떤 사람이 사는 것이 너무 힘들어서 하느님께 따지러 갔습니다. 다른 사람들은 다들 쉽게 잘 사는 것 같은데 왜 나에게만 이렇게 큰 고통을 주느냐고 따졌습니다. 그러자 하느님께서는 그를 커다란 창고로 데리고 갔습니다. 그 창고에는 세상사람들 각자의 삶의 고통의 무게 만큼의 크기인 십자가들이 있었고 각 십자가에는 그 주인의 이름이 적혀있었습니다. 그는 가장 큰 십자가에 가서 내 것이려니 하고 이름을 보았습니다. 그런데 거기에는 다른 사람의 이름이 적혀있었습니다. 그는 다시 두 번째로 큰 십자가에 가서 또 이름을 보았는데 또 다른 사람의 이름이 적혀있었습니다. 창고를 다 뒤져도 자기의 십자가를 찾을 수가 없었습니다. 마지막으로 그는 제일 작은 십자가들을 보았는데 그중 하나에 자기의 이름이 적혀있었습니다.

 

우리는 누구나 삶의 십자가를 짊어지고 살아갑니다. 그 무게가 무겁고 가볍고를 자꾸 생각하고 따진다면 우리의 삶 자체는 고통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오히려 그 십자가 안에서 드러나는 하느님의 뜻을 발견할 수 있어야 합니다. 만약 우리의 십자가를 통해 우리에게 말씀하시는 하느님을 순간순간 잘 깨닫고 그것을 통해서 하느님을 기쁘게 해드리려는 열망을 가진다면 누구보다 지혜로운 사람일 것입니다. 뱀처럼 슬기롭고 비둘기처럼 순박한 삶의 비결은 십자가의 길 안에 있습니다. 더 많이 사랑한 사람이 약자일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이 사랑의 힘은 십자가의 길을 걷게 합니다. 그래서 세상살이의 참된 지혜를 얻게 되고 자신의 삶을 채워가는 겸손의 길을 걷게 합니다.

 

이렇게 살아가는 사람에게 오늘 주님의 말씀이 이루어집니다. ‘끝까지 견디는 이는 구원을 받을 것이다주님을 바라보고 이 세상의 삶을 끝까지 견디는 사람입니다.

 

오늘 영성체송의 말씀입니다. “주님이 얼마나 좋으신지 너희는 맛보고 깨달아라. 행복하여라, 주님께 바라는 사람아멘.

 

(2021.7.9. 미사강론 중에서)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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