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7일 (토)
(백) 부활 제4주간 토요일 나를 본 사람은 곧 아버지를 뵌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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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토비야의 혼인 신청 / 토비야의 여행과 혼인[2] / 토빗기[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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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윤식 [big-llight] 쪽지 캡슐

2022-04-27 ㅣ No.154715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5. 토비야의 혼인 신청(토빗 7,10-15)

 

이제 본격적으로 토비야와 사라의 혼인에 관한 내용이다. 토비야는 사라의 불운한 결혼에 대해 여러 경로를 통해 나름으로 듣고 있었다. 특히 동행하는 아자르야 형제의 얘기로는 불쌍하고도 측은한 마음까지 들었다. 참으로 억울한 여성의 길을 걷는 것 같았다. 그래서 토비야는 어떤 어려운 난관에 봉착하더라도 그녀를 돕고 싶었다. 어쩌면 토비야가 이런 생각을 갖는 것은 알게 모르게 하느님의 개입이 있었다고 여겨질 정도이다. 물론 사라 자신도 자신의 팔자소관을 하느님께 맡긴다고 기도했다.

 

아무튼 그 기도를 하느님께서 받아주시고 라파엘을 파견하신 것이다. 천사의 관여가 토비야 마음을 잡았다. 그리하여 라구엘의 집에서 하루를 묵게 될 즈음, 식탁은 준비가 되고 그들은 만찬에 배석했다. 양 떼 가운데에서 튼튼한 숫양 한 마리를 잡았고, 라구엘 내외와 무남독녀 사라는 그들을 그야말로 정성을 다해 따뜻이 맞이했다. 그들이 몸과 손을 씻고 식탁에 앉았을 때에 토비야가 라파엘에게, “아자르야 형제여, 당신 뜻을 내 친족 라구엘에게 솔직하게 말씀을 드리시오.” 하고 말하였다. 이에 라구엘은 마치 이 말을 듣기를 기다린 듯 차분히 말하였다.

 

우리는 오늘 밤은 먹고 마시며 이렇게 즐겁게 지내자. 그래, 이 형제야, 내 딸 사라를 아내로 맞아들일 자격이 있는 이는 오직 너밖에 없는 것 같다. 나도 사라를 너 말고 다른 남자에게 줄 권리가 없다. 그것은 네가 나에게는 가장 가까운 친척이기에 그렇다. 그러나 얘야, 네게 이 사실만은 꼭 알려주어야만 하겠다. 나는 벌써 사라를 우리 동포 일곱 남자에게 차례로 주었지만, 사라가 있는 방에 들어가는 그 밤으로 그들은 다들 죽어 버렸다. 그러니 얘야, 지금은 그냥 다 잊고 즐겁게 먹고 마셔라. 주님께서 너희를 기어코 돌보아 주실 것이다.”

 

그러나 라구엘의 이 말에 토비야는 이미 작정이나 한 듯이 단호하게 말하였다. 사라의 운명적인 불운 이야기는 니네베에서도 수차 들었거니와, 이번 여행길에서조차 아자르야로부터 그 내막을 이미 샅샅이 들은 바가 있었다. 그리고 친족 라구엘의 이야기는 정말 딸에 대한 아버지로서의 애간장을 녹이는 슬픈 곡조마냥 심금을 울렸다. 어쩌면 라구엘의 그 당부는 제발 내 딸 사라를 좀 살려달라는 당부처럼 들리기도 했다. 그래서 토비야는 말하였다. “제 일을 결정지어 주시기 전에는, 일절 먹지도 않고 마시지도 않겠습니다.”

 

그러자 토비야의 이 단호함에 라구엘이 의당 기다렸다는 듯이 말하였다. “오냐, 꼭 그렇게 하마. 모세가 일러준 우리네 율법에 따라, 이제 사라는 네 사람이다. 하늘에서도 사라는 네 사람이라고, 이미 판결이 내려졌다. 너의 이 친족 누이를 너의 아내로 맞이하여라. 이제부터 너는 사라의 단 하나뿐인 오라비고, 사라는 네가 죽기까지 사랑해야하는 누이다. 그러니 오늘부터 내 딸 사라는 영원히 네 사람이다. 그리고 얘야, 오늘 밤에 하늘의 주님께서 너희를 잘 보살피시고, 너희에게 자비와 평화를 베풀어 주시길 빈다.”

 

그리고는 라구엘은 사랑하는 딸 사라를 다정스레 불렀다. 사라가 오자 그는, 오늘 밤을 무사히 넘기기 힘들 토비야를 생각하며, 그녀의 손을 꽉 잡아서 토비야에게 넘겨주며 걱정스레 말하였다. “그래, 얘야. 율법에 따라 오늘 밤에 사라를 네 아내로 맞이하여라. 이는 모세의 책에 쓰인 규정에 따라, 이제부터는 사라는 네 아내다. 그러니 네가 맡아서 주님의 은총으로 네 아버지께 잘 데려가거라. 하늘의 하느님께서도 너희에게 크나큰 번영과 평화를, 꼭 베풀어 주시기를 간절히 빌어주마.”

 

그리하여 라구엘은 다시 사라의 어머니 아드나를 불러서 어디 쓸 것을 준비해 가져오라고 하였다. 그리고 거기에다 모세 율법의 규정에 따라 사라를 토비야에게 아내로 준다는 혼인 계약서를 썼다. 이리하여 혼인 신청에 따른 절차는 계약서 작성으로 마무리가 되었다. 이렇게 여자 아버지의 동의로 성혼 선언은 성립되었다. 그러고 나서 그들은 다함께 먹고 마시기 시작하였다. 식사가 끝나자, 라구엘은 자기 아내를 다시 불러, “여보, 다른 방을 하나 잘 준비를 해 사라를 그리로 데려가시오.” 하고 말하였다.

 

그렇게 해서 아드나는 가서 남편 라구엘이 말한 대로 깨끗한 방 하나를 마련하여, 그 방에 잠자리를 차려 놓은 다음, 딸 사라를 그리로 데려갔다.[계속]

 

[참조] : 이어서 ‘6. 첫날 밤이 소개될 예정입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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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자르야,토비야,라구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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