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7일 (토)
(백) 부활 제4주간 토요일 나를 본 사람은 곧 아버지를 뵌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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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 제13주간 토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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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재형 [umbrella] 쪽지 캡슐

2022-07-01 ㅣ No.156040

교구 사제 모임에서 다양한 프로그램이 있었습니다. 친교를 위해서 관광과 운동이 있었습니다. 하느님과 함께하는 기도와 미사가 있었습니다. 주체한 본당 공동체의 교우들과 미사를 하였고 맛있는 식사를 함께 하였습니다. 이번 교구 모임의 프로그램 중에 가장 좋았던 것은 시노드의 여정을 함께한 것이었습니다. 두 가지 질문이 있었습니다. 그 질문에 응답하면서 각자의 자리에서 어떻게 살고 있는지 나눌 수 있었습니다. 첫 번째 질문은 교회의 공동체는 함께 걷고 있는가?’라는 질문이었습니다. 교회의 구조와 제도 속에서 사제가 교우들과 함께 걷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라는 응답도 있었습니다. 사제가 결정하면 신자들은 따른다는 분위기가 있었다고 합니다. 5년 있다가 떠나는 교포사목의 사제는 언어 문제도 있고, 현지 적응의 문제도 있기에 함께 가기 보다는 따라가는 경우도 있었다고 합니다. 350년 된 성당에서 선교하는 신부님은 꾸준히 신자들과 함께 하니 나중에는 신자들이 마음을 열고 본당의 열쇠를 신부님께 맡겼다는 이야기를 하였습니다. 함께 걷는 것도 중요하지만 함께 어디를 향해서 가는지를 생각해야 한다는 신부님의 의견도 있었습니다. 교구 사제들이 함께 만나서 친교를 나누니 힘이 난다는 신부님도 있었습니다.

 

교회 공동체가 선택적으로 함께 걷고 있다는 의견도 있었습니다. ‘가난한 이, 성 소수자, 장애인, 혼인 조당자, 낙태한 사람들과 함께 하지 못하는 것은 아닌가라는 의견도 있었습니다. 부유한 사람, 능력 있는 사람, 건강한 사람, 봉사하는 사람들과 주로 함께 걷는 것은 아닌가라는 의견도 있었습니다. 젊은이들이 함께할 공간이 없다는 의견도 있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가난한 이, 세리, 죄인, 장애인, 이방인들과 함께 걸었습니다. 그 사람들의 아픔에 공감하셨습니다. 성한 사람에게는 의사가 필요하지 않지만 아픈 사람에게는 의사가 필요하다고 하셨습니다. 사람들이 교회를 떠나고 있다면 교회가 함께 걷는 것이 아니라 권위와 독선으로 이끌고 있기 때문이라는 의견도 있었습니다. 함께 걷기 위해서는 제도와 역할을 분명하게 했으면 좋겠다는 의견도 있었습니다. 본당 신부의 역할, 보좌 신부의 역할, 수도자의 역할, 신자들의 역할을 규정하고 교회는 그런 역할이 잘 이루어질 수 있도록 지원하면 좋겠다는 의견도 있었습니다. 가정에서 신앙의 불꽃이 꺼져가고 있다면 가족이 따로 걷고 있기 때문입니다. 나는 내가 속한 공동체와 함께 걷고 있는지, 나는 가족들과 함께 걷고 있는지 생각하면 좋겠습니다.

 

두 번째 질문은 함께 걷기 위해서 성령께서 바라시는 것은 무엇인가?’였습니다. 신부님들은 성령의 이끄심을 많이 체험하였다고 하였습니다. 선교 사제들은 함께하는 데는 언어가 중요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언어가 익숙하지 않았지만 교우들은 사제들을 위해서 더 가까이 했다고 합니다. 성당에 전등이 나가서 걱정하면 누군가 전등을 교체해 주었다고 합니다. 성당에 누수가 있어서 걱정하면 누군가 고쳐주었다고 합니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신문홍보를 갈 수 없었습니다. 성령께서는 새로운 길을 보여 주셨습니다. 3달 동안 사제가 없는 성당에서 미사를 할 수 있도록 허락하셨습니다. 팬데믹이 길어지면서 2년 가까이 미사를 함께 하고 있습니다. 제가 도움을 주는 것 같았지만 저 역시 공동체와 함께 하면서 많은 위로를 받았습니다. 근심과 걱정에서 벗어날 수 있었습니다. 우리가 너무 익숙해서 잘 느끼지 못하지만 태양은 언제나 우리를 비추고 있습니다. 공기가 있기에 우리는 숨 쉴 수 있습니다. 마음을 열면 성령께서 늘 곁에 있음을 느낄 수 있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새 포도주는 새 부대에 담아야 한다. 그래야 둘 다 보존된다.” 성직자, 수도자, 교우들이 함께 걷는 것이 새 포도주입니다. 권위와 독선으로 혼자 걷는 것은 낡은 포도주입니다. 타성에 젖어서 현실에 안주 하는 것은 낡은 포도주입니다. 무관심으로 공동체의 어려움을 방관하는 것 또한 낡은 포도주입니다. 새 포도주는 어려움과 갈등이 있을지라도 함께 걷는 것입니다. 새 포도주는 이웃의 아픔과 슬픔에 깊은 연민을 갖는 것입니다. 새 포도주는 이해 받기보다는 이해하고, 사랑받기 보다는 사랑하는 것입니다. 늘 감사하는 것이 새 부대입니다. 언제나 기뻐하는 것이 새 부대입니다. 항상 기도하는 것이 새 부대입니다. 성령의 이끄심을 느끼며 함께 걷는 하루가 되기를 바랍니다.

 

벌어진 곳은 메우고 허물어진 곳은 일으켜서 그것을 옛날처럼 다시 세우리라. 산에서 새 포도주가 흘러내리고 모든 언덕에서 새 포도주가 흘러넘치리라.”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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