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9월 8일 (일)
(녹) 연중 제23주일 예수님께서는 귀먹은 이들은 듣게 하시고 말못하는 이들은 말하게 하신다.

따뜻한이야기 신앙생활과 영성생활에 도움이 되는 좋은 글을 올려주시기 바랍니다.

그는 떠났습니다(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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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기동 [keedongcho] 쪽지 캡슐

2024-06-30 ㅣ No.104243

 리시언더스, 모란 및 텍스트의 이미지일 수 있음

그는 떠났습니다.(2)

오랫만에 비봉천교회 묘지에 다녀왔다.
아이들 엄마가 44세에 세상에 떴을 때는 1년 내내 성당에 연미사를
신청하였다.(52주X 2만원=104만원 ) 묘지도 자주 방문하였다.
이번엔 훨씬 적게 신청 하였다.묘지 방문도 적다.
상대적으로 섭섭할 것이다.
내가 늙어서 감정이 매말러서야. 돌아올래요?

그는 떠났습니다.
내가 춤을 추고 하트를 날리면
아랫층에서 올라온다고
며늘아 네 시아버지가 이렇게 논다고 웃던
그는 떠났습니다.

고1때 어머니를 잃고
외로웠을 것입니다.
고시 7수라고 놀리면
어이없어하며 웃던 그는 떠났습니다.

제 나이 50이 넘은 나이에 그를 만났습니다.
시집가서 애 둘 딸린 남자 수발 들 일 있냐고
온 형제가 반대했지만 결혼하기로 했습니다.
식사 전 뿐 아니라 식사 후에도 기도하고 차에 타서도 기도하는
그의 모습이 좋았습니다
무엇보다 국민학교 동창처럼 대화가 편했습니다.
처음 만나서 자신의 재산 목록을 이야기하는 그가 이상했지만
솔직하고 당당해서 믿음이 갔습니다.

나는 요리를 해 본 적이 없어요
요리학원에 다니며 깨알같이 노트에 적어서 노력했습니다.
잠이 깊지 못해 깨어나면
함께 녹차를 마셨습니다.
잠이 깨도 함께 대화할 사람이 있어서 좋았어요

노량진 학원에서 컵밥도 먹고
집을 구하러 이 곳 저 곳을 다니기도 했습니다
친정식구들과 해외로 국내로 많은 여행을 갔습니다.
잘 어울려주는 당신이 좋았습니다.
기타도 함께 배우고 교리 신학원에 다녀 함께 교리 교사도 하고

17년중 절반은 평화로웠고 절반은 병과 싸워야했지요
유방암,대상포진, 골절,파킨슨 증후군
우린 수상한 검사를 한 다음에는 발표 전에 여행을 떠났어요
장가계 미국/캐나다로 솔비치 양양 삼척으로

둘이 집에서 병원에서 많이 함께 했어요.
그는 형편상 재택근무를 해서 대화가 많았어요.
골절로 한 달, 요양원, 요양병원, 대학병원.
당신은 혼자서 간병을 맡았지요.
약도 없는 병, 힘들어서 둘이 함께 소멸해 버리고 싶다고
말하면서 웃었어요. 신앙심이 남았냐고 물어서 또 웃었지요.

(44세때나 지금이나 꼭 이렇게 하셔야 합니까. 주님)

당신은 끊임없이 웃겼어요.
기저귀 때문에 위아래 위아래 속옷을 내리고 올리며 말했지요.
나처럼 여자 속옷을 많이 내린 바람둥이는 없을 거라고.
대야미 카사노바 자서전을 쓰겠다고.1권에서 10권까지.
신앙도 아니고 당신만이 나의 위로였어요.

이제 난 당신을 떠났어요.
내가 당신에게 말했듯이 당신은 괜찮은 남자여요.
성급하지만 재밌고 실속있는.
'실속있는'은 술,관계, 경제적인 것 걱정시키지 않는
이제 난 떠났고 당신은 남았어요.
부탁하는데 조용히 살다 오세요.
그러나 난 알아요
무엇이든 결심하면 아무도 당신을 막지 못한다는 것을.
그러나 당신은 아무도 해치지 못하는 소심한 사람이라는 것을.

당신은 밤마다 나에게 속삭였여요.
사랑해 고마워
처음엔 익숙치 않았는데 이젠 알아요
그것은 지나친 수사가 아니고
다짐이었다는 것을
끊임없이 진심으로 노력했다는 것을.

당신도 들었을거에요. 나의 마지막 말
나도 당신을 사랑해

그는 떠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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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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