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0월 24일 (목)
(녹) 연중 제29주간 목요일 나는 평화를 주러 온 것이 아니라 분열을 일으키러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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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 제29주간 목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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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재형 [umbrella] 쪽지 캡슐

2024-10-23 ㅣ No.176988

사제관 인터넷이 문제가 생겼습니다. 아예 안 되면 회사에 연락해서 고치겠는데, 어떤 때는 잘 되고, 어떤 때는 안 되었습니다. 안 되는 때도 정해진 시간이 있으면 좋은데 그렇지 않았습니다. 강론 준비하거나, 인터넷 사용을 해야 할 시간에 안 되면 답답했습니다. TV도 인터넷이 안 되면 볼 수 없었습니다. 참고 지내다, 통신사에 연락했습니다. 통신사에서 인터넷 점검을 하였습니다. 외부에서 오는 선에 문제가 있었다고 합니다. 혹시 모르니 모뎀도 바꾼다고 합니다. 교통 신호등은 파란 불과 빨간불이 필요하지만, 인터넷은 늘 파란불만 켜져야 합니다. 가끔 빨간불이 켜져서 어려움이 있었는데, 이제 매일 파란불이 보이니 파란 하늘을 보는 것처럼 기분이 좋았습니다. 요한 묵시록은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나는 네가 한 일을 안다. 너는 차지도 않고 뜨겁지도 않다. 네가 차든지 뜨겁든지 하면 좋으련만! 네가 이렇게 미지근하여 뜨겁지도 않고 차지도 않으니, 나는 너를 입에서 뱉어 버리겠다.” 신앙은 늘 파란불이어야 하는데 우리의 삶은 그렇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첫영성체와 관련된 작은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주보에 공지했고, 신청을 받았습니다. 교사들은 신청한 학생들만 받아서 1년 동안 교리를 가르친다고 하였습니다. 주보를 보았지만 깜빡하고 신청을 못한 분이 있었습니다. 3주간 시간이 지났습니다. 교장 선생님께 부탁했는데, 교장 선생님은 늦었으니, 내년에 신청하라고 하였습니다. 아이의 부모님은 보충 교리를 할 수 있으니 받아 달라고 하였습니다. 달라스 지역은 타주에서 이사 오는 분도 많고, 한국에서 이민 오는 분도 많은 편입니다. 부모님은 제게 아이가 내년에 첫영성체를 받을 수 있도록 부탁하였습니다. 교실도, 교사도 부족한 현실적인 어려움도 있지만, 아이가 내년에 첫영성체를 받을 수 있도록 방법을 찾았습니다. 이번에 한 가지 확실한 걸 알았습니다. 아이는 부모님에게 파란불도 빨간불도 있지만, 부모님은 언제나 아이를 위해서라면 파란불이었습니다. 이사야 예언자도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여인이 제 젖먹이를 잊을 수 있느냐? 제 몸에서 난 아기를 가엾이 여기지 않을 수 있느냐? 설령 여인들은 잊는다 하더라도 나는 너를 잊지 않는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을 이야기하십니다. 인터넷은 외부선을 교체하고, 모뎀을 바꾸면서 빨간불은 파란불이 되었습니다. 우리의 신앙에도 빨간불이 켜질 때가 있습니다. 그래서 신앙이 뜨겁지도 않고, 차갑지도 않게 됩니다. 습관적으로 성당에 나오지만, 삶이 기쁘지 않습니다. 신앙생활 한다고 하지만 세상 사람들에게 빛과 소금이 되지 못합니다. 오히려 세상 사람들을 보다 더 세속적으로 살기도 합니다. 그런 우리의 약해진 신앙에 성령의 불이 타올라야 합니다. 사랑의 불이 타올라야 합니다. 믿음의 불이 타올라야 합니다. 희망의 불이 타올라야 합니다. 과일 바구니에 상한 과일이 있으면 드러내야 합니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과일 바구니에 있는 성한 과일들도 상하기 때문입니다. 우리의 몸에 있는 도 드러내야 합니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우리 몸의 성한 부분들까지 상하기 때문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분열을 말씀하십니다. 예수님께서 말씀하시는 분열은 우리 안에 있는 죄를 덜어내는 것입니다. 우리 안에 있는 욕망과 분노를 덜어내는 것입니다. 우리 안에 있는 시기와 질투를 덜어내는 것입니다.

 

어떻게 하면 희망의 불, 사랑의 불, 믿음의 불, 성령의 불을 타오르게 할 수 있을까요? 어떻게 하면 우리 안에 있는 죄를 덜어낼 수 있을까요? 오늘 바오로 사도는 그 방법을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우리 안에서 활동하시는 힘으로, 우리가 청하거나 생각하는 모든 것보다 훨씬 더 풍성히 이루어 주실 수 있는 분, 그분께 교회 안에서, 그리고 그리스도 예수님 안에서 세세 대대로 영원무궁토록 영광이 있기를 빕니다.” 하느님께 의탁하는 것입니다. 교회 안에 머무는 것입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말씀을 따라 사는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우리의 신앙은 언제나 파란불이 켜져 있을 것입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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