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0월 24일 (목)
(녹) 연중 제29주간 목요일 나는 평화를 주러 온 것이 아니라 분열을 일으키러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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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바람/이해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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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중애 [ji5321] 쪽지 캡슐

2024-10-23 ㅣ No.176992

 

가을바람

숲과 바다를 흔들다가 이제는

내 안에 들어와 나를 깨우는 바람
꽃이 진 자리마다 열매를 키워놓고
햇빛과 손잡은 눈부신

바람이 있어 가을을 사네  

바람이 싣고 오는 쓸쓸함으로
나를 길들이면 가까운 이들과의
눈물겨운 이별도 견뎌 낼 수 있으리

세상에서 할 수 있는 사랑과

기도의 아름다운 말
향기로운 모든 말 깊이 접어두고
침묵으로 침묵으로 나를

내려가게 하는 가을바람이여
하늘 길에 떠가는 한 조각구름처럼
아무 매인 곳 없이 내가 님을

뵈옵도록 끝까지 나를 밀어내는
바람이 있어 나는 홀로 가도
외롭지 않네

- 이해인-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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