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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영진 신부님_<신앙인답게 사는 것이 곧 응답과 순종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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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사가 마리아의 집으로 들어가 말하였다. ‘은총이 가득한
이여, 기뻐하여라. 주님께서 너와 함께 계신다.’ 이 말에
마리아는 몹시 놀랐다. 그리고 이 인사말이 무슨 뜻인가
하고 곰곰이 생각하였다. 천사가 다시 마리아에게 말하였다.
‘두려워하지 마라, 마리아야. 너는 하느님의 총애를 받았다.
보라, 이제 네가 잉태하여 아들을 낳을 터이니 그 이름을
예수라 하여라. 그분께서는 큰 인물이 되시고 지극히 높으신
분의 아드님이라 불리실 것이다. 주 하느님께서 그분의
조상 다윗의 왕좌를 그분께 주시어, 그분께서 야곱 집안을
영원히 다스리시리니 그분의 나라는 끝이 없을 것이다.’
마리아가 천사에게, ‘저는 남자를 알지 못하는데, 어떻게
그런 일이 있을 수 있겠습니까?’ 하고 말하자, 천사가
마리아에게 대답하였다. ‘성령께서 너에게 내려오시고
지극히 높으신 분의 힘이 너를 덮을 것이다. 그러므로
태어날 아기는 거룩하신 분, 하느님의 아드님이라고 불릴
것이다. 네 친척 엘리사벳을 보아라. 그 늙은 나이에도
아들을 잉태하였다. 아이를 못 낳는 여자라고 불리던 그가
임신한 지 여섯 달이 되었다. 하느님께는 불가능한 일이
없다.’ 마리아가 말하였다. ‘보십시오, 저는 주님의 종입니다.
말씀하신 대로 저에게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
그러자 천사는 마리아에게서 떠나갔다(루카 1,28-38).”
1) 여기서 “저는 남자를 알지 못하는데, 어떻게 그런 일이
있을 수 있겠습니까?” 라는 말을 겉으로만 보면,
즈카르야가 한 말, “제가 그것을 어떻게 알 수 있겠습니까?
저는 늙은이고 제 아내도 나이가 많습니다(루카 1,18).” 라는
말과 비슷하게 보이고, “그런 일은 있을 수 없다.”
라는 말로 보이는데, 그런 뜻은 아닙니다.
즈카르야가 한 말은, “제가 그것을 알 수 있도록(믿을 수
있도록) 표징을 보여 주십시오.” 라고 요청하는 말입니다.
마리아가 한 말은, “그런 일이 일어나려면 제가 무엇을 해야
합니까?” 라는 뜻으로 한 말입니다.
<“지금 바로 요셉과 결혼해야 합니까?” 라는 뜻입니다.>
이렇게 해석하는 것은, 천사의 대답을 근거로 한 것입니다.
천사는 즈카르야가 믿지 못하고 표징을 요구하는 것을
꾸짖는 말을 했습니다(루카 1,19-20).
그러나 마리아에게는 하느님께서 어떻게 하실 것인지를
설명해 주었습니다.
“성령께서 너에게 내려오시고 지극히 높으신 분의 힘이
너를 덮을 것이다.” 라는 말은, “네가 따로 무엇인가를
할 필요는 없다. 하느님께서 알아서 하실 것이다.” 라는
뜻으로 한 말입니다.
물론 아무것도 하지 말라는 뜻은 아닙니다.
잉태 과정은 하느님께서 알아서 하실 것이니 마리아 쪽에서
무엇인가를 할 필요는 없는데, 잉태 후 출산 때까지,
그리고 아기가 태어난 뒤에, 어머니로서 해야 할 일들은
온전히 마리아의 몫이 됩니다.
2) “하느님께는 불가능한 일이 없다.” 라는 말은, 여기서는
동정녀인 마리아가 아기를 잉태하는 일은 전적으로
하느님께서 하시는 일이라는 것을 확인해 주는 말입니다.
불가능한 일이 없다는 말에서, 다음 말씀이 연상됩니다.
“예수님께서는 그가 매우 슬퍼하는 것을 보고 말씀하셨다.
‘재물을 많이 가진 자들이 하느님 나라에 들어가기는 참으로
어렵다! 부자가 하느님 나라에 들어가는 것보다 낙타가
바늘귀로 들어가는 것이 더 쉽다.’ 이 말씀을 들은 사람들은
‘그러면 누가 구원받을 수 있는가?’ 하고 말하였다.
예수님께서 이르셨다. ‘사람에게는 불가능한
것이라도 하느님께는 가능하다.’(루카 18,24-27)”
인간이 하느님 나라에 들어가는 일은,
원래 인간에게는 불가능한 일이었습니다.
아담과 하와가 에덴동산에서 쫓겨난 일은 하느님께서 직접
하신 일이기 때문에, 그곳으로 다시 들어가려면 하느님께서
허락해 주셔야만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인간의 힘만으로는 불가능한 일인 것입니다.
구원 사업 자체가 인간에게는 불가능한 일입니다.
메시아의 육화 강생, 그리고 십자가를 통한 대속 등
인류 구원 사업은 인간의 힘으로는 불가능한 일이기 때문에,
하느님께서 직접 하셨습니다.
마리아는 그 일에서 첫 번째 협력자이고,
가장 중요한 협력자입니다.
3) ‘불가능’이라는 말에서, 다음 말씀도 연상됩니다.
“......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너희가 겨자씨
한 알만 한 믿음이라도 있으면, 이 산더러 ‘여기서 저기로
옮겨 가라.’ 하더라도 그대로 옮겨 갈 것이다.
너희가 못할 일은 하나도 없을 것이다(마태 17,20).”
이 말씀은, 믿음만 있으면 누구든지 초능력과 같은 기적을
일으킬 수 있다는 뜻이 아니라, 불가능한 일이 없으신
하느님을 믿으라는 뜻입니다.
우리가 첫 번째로 믿어야 할 것은
“나도 구원받을 수 있다.”입니다.
내가 나의 힘만으로 하느님 나라에 들어가고
구원에 도달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입니다.
그 일은 오직 하느님의 자비로만 가능한 일입니다.
그런데 하느님의 자비는 이미 주어져 있습니다.
누구나 스스로 원하고, 노력하면
그 자비를 자기 것으로 만들 수 있습니다.
반대로 말하면, 원하지도 않고, 노력하지도 않으면,
하느님께서 자비를 베풀어 주신 일을
헛일로 만들어 버리게 됩니다.
<마리아의 응답과 순종을 본받아야 한다는 말을
흔히 하는데, 그 응답과 순종을 본받는 방법은
각자 자신의 위치에서 구원받으려고 노력하는 것이,
즉 신앙인답게 충실하게 사는 것이 첫 번째입니다.
‘하느님의 뜻’ 가운데 첫 번째는 바로 ‘나의 구원’입니다.>
송영진 모세 신부
------------------------------------- [출처] 12월 20일 강론|작성자 송영진 모세 신부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