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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영진 신부님_<성탄절은 ‘모든 사람이 함께’ 기뻐해야 하는 날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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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무렵에 마리아는 길을 떠나, 서둘러 유다 산악 지방에 있는 한 고을로 갔다. 그리고 즈카르야의 집에 들어가 엘리사벳에게 인사하였다. 엘리사벳이 마리아의 인사말을 들을 때 그의 태 안에서 아기가 뛰놀았다. 엘리사벳은 성령으로 가득 차 큰 소리로 외쳤다. ‘당신은 여인들 가운데에서 가장 복되시며 당신 태중의 아기도 복되십니다. 내 주님의 어머니께서 저에게 오시다니 어찌 된 일입니까? 보십시오, 당신의 인사말 소리가 제 귀에 들리자 저의 태 안에서 아기가 즐거워 뛰놀았습니다. 행복하십니다, 주님께서 하신 말씀이 이루어지리라고 믿으신 분!’(루카 1,39-45)”
1) 마리아는 가브리엘 천사가 다녀간 뒤에, 가장 먼저 요셉에게 가서 자신에게 일어난 일을 알렸을 것이고, 그리고 곧바로 엘리사벳에게 갔습니다. 엘리사벳이 임신한 지 여섯 달이 되었다고 가브리엘 천사가 알려 주었기 때문인데, 아기를 낳게 된 것을 축하하기 위해서, 그리고 엘리사벳의 출산을 돕기 위해서, 그리고 자신에게 일어난 일을 알려 주기 위해서 갔을 것입니다. 그 상황을 한 단어로 표현하면 ‘기쁨’입니다. 여기서 ‘서둘러’ 라는 말은, 마리아의 마음속을 가득 채우고 있는 ‘기쁨’을 나타내는 말입니다. <‘메시아 강생’이라는 ‘기쁜 소식’을 전하는 것이 마리아가 엘리사벳에게 간 이유들 중에서 가장 중요한 이유입니다. 그래서 ‘마리아는 그리스도교의 첫 번째 선교사’ 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서둘러’ 라는 말에서, 바오로 사도의 다음 말이 연상됩니다. “자기가 믿지 않는 분을 어떻게 받들어 부를 수 있겠습니까? 자기가 들은 적이 없는 분을 어떻게 믿을 수 있겠습니까? 선포하는 사람이 없으면 어떻게 들을 수 있겠습니까? 파견되지 않았으면 어떻게 선포할 수 있겠습니까? 이는 성경에 기록된 그대로입니다. ‘기쁜 소식을 전하는 이들의 발이 얼마나 아름다운가!’(로마 10,14-15)” 마리아의 ‘응답’과 ‘순종’은 ‘믿음’에서 비롯된 일입니다. 그 믿음에서 ‘기쁨’이 생기고, ‘기쁨’에서 ‘나눔’이 이루어지고, 그 ‘나눔’이 곧 ‘ 복음 선포’입니다. 만일에 믿음이 부족하거나 없다면, 응답과 순종도 없고, 기쁨도 없습니다. 억지로 복종할 수는 있겠지만, 믿음과 기쁨이 없는 복종은 아무것도 아닌 일이 될 뿐입니다. 사실 그리스도교에서 ‘믿음’과 ‘기쁨’은 ‘하나’입니다. 만일에 기쁨이 없다면, 즉 기뻐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제대로 믿는 것이 아닌 것입니다. 아마도 그것은, 믿는다는 말만 하면서 다른 것을 더 찾고 있는 경우일 것입니다.
2) 마리아의 기쁨은, 마리아 혼자만의 기쁨이 아니라, ‘모든 사람’의 기쁨입니다. ‘메시아 강생’이라는 기쁜 소식은 마리아에게만 기쁨을 주는 소식이 아니라, ‘모든 사람’의 구원에 관한 소식이고, ‘모든 사람’에게 기쁨을 주는 소식이기 때문입니다. 그렇지만 ‘모든 사람’이 기뻐하는 것은 아닙니다. 가브리엘 천사가 즈카르야에게 한 말이 그것을 나타냅니다. “천사가 그에게 말했다. ‘두려워하지 마라, 즈카르야야. 너의 청원이 받아들여졌다. 네 아내 엘리사벳이 너에게 아들을 낳아 줄 터이니, 그 이름을 요한이라 하여라. 너도 기뻐하고 즐거워할 터이지만 많은 이가 그의 출생을 기뻐할 것이다. 그가 주님 앞에서 큰 인물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는 포도주도 독주도 마시지 않고 어머니 태중에서부터 성령으로 가득 찰 것이다. 그리고 이스라엘 자손들 가운데에서 많은 사람을 그들의 하느님이신 주님께 돌아오게 할 것이다. 그는 또 엘리야의 영과 힘을 지니고 그분보다 먼저 와서, 부모의 마음을 자녀에게 돌리고, 순종하지 않는 자들은 의인들의 생각을 받아들이게 하여, 백성이 주님을 맞이할 준비를 갖추게 할 것이다.’(루카 1,13-17)” 이 말은, 세례자 요한의 출생을 예고하는 말이면서, 동시에 ‘메시아 강생’을 예고하는 말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이 말에서는 ‘모든 사람’이라고 하지 않고 ‘많은 사람’으로 표현되어 있습니다. ‘메시아 강생’은 분명히 ‘모든 사람’에게 큰 기쁨이 되는 소식인데도 기뻐하지 않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구원에 대해서 전혀 관심이 없는 사람들, 구원이 아닌 다른 것만 찾는 사람들이 그런 사람들입니다. 주님께서는 아무도 소외시키지 않으시는데, 그들은 자기들 스스로, 자기 자신을 주님의 구원 사업에서 소외시키는 자들입니다.
3) 성탄절은 ‘모든 사람’을 위한 축제날입니다. 그런데도 ‘모든 사람’이 기뻐하는 것은 아니고, 성탄절에 대해서 관심이 없는 사람들도 있고, 그리스도교의 성탄절을 싫어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우리는 그런 사람들에게도 ‘기쁜 소식’을 전해야 합니다. ‘모든 사람’을 구원하는 것이 하느님의 뜻이기 때문입니다. 만일에 교회 문을 닫아놓고서 신자들끼리만 축하하고 즐거워한다면, 그러면서 교회 밖에 있는 사람들을 외면한다면, 그것은 ‘모든 사람’을 구원하려고 오신 주님을 거스르는 죄가 되고, 성탄절을 모독하는 일이 되어버립니다. 우리는 누구나 “기쁨은 나눌수록 커진다.”는 진리를 알고 있습니다. 정말로 성탄을 기뻐한다면 그 기쁨을 나누어야 합니다. 성탄절은 우리끼리만 축하하고 즐거워하는 날이 아니라, 온 세상 사람들에게 기쁨을 나누어 주어야 하는 날이고, 함께 기뻐해야 하는 날입니다. 마리아는 바로 그 기쁨과 나눔의 모범이신 분입니다.
송영진 모세 신부 ------------------------------------- [출처] 12월 21일 강론|작성자 송영진 모세 신부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