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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철 프란치스코신부님 -믿음과 치유의 여정 “믿음의 영도자이자 완성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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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2.4.연중 제4주간 화요일
히브12,1-4 마르5,21-43
믿음과 치유의 여정 “믿음의 영도자이자 완성자이신 예수님을 바라보라!”
“앞서 난 발자국을 따라 밟아본다. 먼저 간 사람이 길을 냈다면 나 또한 그 길을 따라 걸을 수 있다.”<다산> “안연은 이렇게 말했다. ‘순임금이 누구며 나는 누군가? 하려고만 하면 누구나 그와 같을 것이다.”<맹자>
바로 믿음의 여정이 그러합니다. 누구나 믿음의 성인이 될 수 있습니다. 오늘 강론 주제는 “믿음과 치유의 여정”입니다. 예수님의 일과가 참 분주합니다. 예수님의 참 모습이 잘 드러나는 오늘 복음의 장면입니다. 어제 복음의 구마이적사화에이어 오늘 복음은 주님의 소생이적사화와 치유이적사화가 뒤따릅니다. 예수님의 이적에 앞서 수혜자의 믿음이 결정적 역할을 했음을 봅니다. 믿음의 본보기가 야이로라는 회당장이요 그는 호숫가에 계시는 예수님을 찾아 그분 발 앞에 엎드려 간곡히 청합니다. 극진한 믿음이 표현이 이런 겸손한 모습입니다.
“제 어린 딸이 죽게 되었습니다. 가셔서 아이에게 손을 얹으시어 그 아이가 병이 나아 다시 살게 해 주십시오.”
야이로의 겸손하고 간절한 믿음에 감동하신 주님은 즉시 그와 함께 나서십니다. 이어지는 또 한분 믿음의 모범이 하혈병을 앓던 여자였습니다. 무려 열두해 동안 숱한 고생을 하며 많은 의사의 손에 가진 것을 모두 쏟아부었지만 아무 효험도 없이 상태만 더 나빠진 여자였습니다. 참 놀라운 것은 이런 악조건속에서도 절망이나 자포자기하지 않고 끝까지 주님을 찾았다는 것입니다.
‘내가 저분의 옷에 손을 대기만 하여도 구원을 받겠지.’
하혈병을 앓던 여자는 군중에 섞여 예수님 뒤로 가서 살며시 ‘믿음으로’ 예수님의 옷에 손을 댑니다. 과연 그 여자는 곧 출혈이 멈추고 병이 나은 것을 몸으로 느낄 수 있었습니다. 자신에게서 힘이 나간 것을 알아 챈 예수님은 누가 내 옷에 손을 댓는지 물으며 사방을 살피십니다. 그 여자는 두려워 떨며 나와서 예수님 앞에 얻드려 사실대로 다 아룁니다. 앞서의 회당장처럼 참 절박한 믿음에 지극히 겸손한 자세입니다. 이어지는 예수님의 치유선언이 오늘 복음의 절정입니다.
“딸아, 네 믿음이 너를 구원하였다. 평안히 가거라. 그리고 병에서 벗어나 건강해져라.”
그대로 미사에 참석한 우리를 두고 하시는 말씀처럼 들립니다. 하혈병의 치유의 구원에 병자의 믿음이 결정적이었음을 봅니다. 이어 계속되는 야이로 회당장 딸의 치유과정중 예수님의 말마디도 큰 위로가 됩니다.
“두려워하지 말고 믿기만 하여라.”
회당장에 대한 격려가 흡사 우리를 향한 말씀처럼 참 다정하게 들립니다. 주님은 베드로와 야고보와 그의 동생 요한만을 데리고 회당장 집에 가십니다. 예수님께서 중요한 순간에 꼭 대동했던 셋 애제자들입니다. 회당장의 집에 이르러 소란한 광경과 큰 소리로 울며 탄식하는 것을 목격한 주님의 처신도 지극히 평온하고 침착합니다. 예수님의 큰 믿음을 엿볼수 있는 장면입니다.
“어찌하여 소란을 피우며 울고 있느냐? 저 아이는 죽은 것이 아니라 자고 있다.”
사람들은 예수님을 비웃었고, 예수님은 그들을 다 내쫓으신 다음, 아이 아버지와 어머니, 그리고 당신의 일행만 데리고 아이가 있는 곳에 들어가십니다. 살아 있는 장면을 보는 듯 오늘 복음의 장면 어느 한 순간도 놓치고 싶지 않습니다. 예수님은 아이의 손을 잡으시고 살리시니 이 또한 오늘 복음의 절정입니다.
“탈리타 꿈!”
번역하면 ‘소녀야, 내가 너에게 말한다. 일어나라!’는 말인데 참 은혜롭습니다. “일어나라!” 바로 부활을 상징하는 말마디입니다. 그대로 미사중 우리를 격려하는 말씀처럼 들립니다. 좌절하여 무기력중에 있을 때, “탈리타 쿰!” 하며 벌떡 일어나시기 바랍니다. 평생 마음에 담고, 입에 달고 살아야 할 말마디가 “탈리타 쿰!” ‘일어나라!’요, 하나 더한다면 벙어리 입을 열게 하신 “에파타!” ‘열려라!’는 말마디입니다.
소녀는 곧바로 일어서서 걸어 다니니, 소녀의 나이는 열두 살, 열두 해 하혈병 앓던 여자가 고생한 햇수와 같습니다. 사람들은 몹시 놀라서 넋을 잃었다 합니다. 야이로 회당장의 믿음과 예수님의 치유의 구원 응답을 통해 크게 배우고 깨우쳤을 사람들입니다. 아마 회당장 딸의 소생과 더불어 이들의 영혼도 다시 살아나는 치유의 구원 체험을 했을 것입니다.
우리의 믿음과 더불어 주님을 만났을 때 치유의 구원입니다. 한두번 치유가 아니라 평생 치유의 여정임을 깨닫습니다. 믿음으로 주님을 만날 때 치유의 구원이니, 치유의 여정은 주님과 만남의 여정, 믿음의 여정과 함께 감을 봅니다. 믿음도 보고 배웁니다. 역시 믿음의 선택, 믿음의 훈련, 믿음의 습관, 믿음의 성장입니다. 날마다 평생, 온마음. 온힘을 다해 바치는 시편성무일도와 미사 공동전례기도보다 더 좋은 믿음의 훈련도 없습니다.
오늘 야이로 회당장과 하혈병 앓다가 주님을 만나 치유받은 무명의 여자는 믿음의 모범입니다. 회당장 딸의 소생이적을 통해, 하혈병 앓던 여자의 치유 구원을 통해 전화위복의 진리를 배웁니다. 회당장은 딸의 죽음을 믿음의 계기로 삼았고, 하혈병 앓던 여자는 그 불치의 병을 믿음의 계기로 삼아 주님을 만났고 둘다 구원을 받았습니다.
두분 다 결코 역경에 좌절하거나 자포자기하여 절망에 주저앉지 않고, 무너지지 않고 끝까지 주님을 찾았고 만났고 구원받았습니다. 그러니 온갖 역경을 믿음의 계기로, 전기로 삼는 것입니다. 정말 큰 죄는 절망입니다. 절망하여 모든 것을 놔버리면 하느님도 어쩌지 못합니다. 절망의 모든 순간들을 믿음의 전기로, 계기로, 즉 주님을 만나라는 신호로 알아들어야 합니다. 오늘 히브리서 말씀이 우리 믿음의 여정에 참 좋은 격려가 됩니다.
“이렇게 많은 믿음의 증인들이 우리를 구름처럼 에워싸고 있으니, 우리도 온갖 짐과 그토록 쉽게 달라붙는 죄를 벗어버리고, 우리가 달려야 할 길을 꾸준히 달려갑시다. 우리 믿음의 영도자이자 완성자이신 예수님을 바라봅시다.”
그래서 모든 역경의 순간들을 전화위복, 바로 믿음의 전기(轉機), 믿음의 계기(契機)로, 영적성장의 계기로 삼아 주님께 더 가까이 나아가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당신 앞에 놓인 기쁨을 내다보시면서, 부끄러움도 아랑곳하지 않으시고 믿음으로 십자가를 견디어 내시어, 하느님의 어좌 오른쪽에 앉으셨습니다. 온갖 적대 행위를 견디어 내신 예수님의 믿음을 생각하면 우리는 결코 낙심하여 지쳐 버리는 일이 없을 것입니다.
날마다 주님의 이 거룩한 미사은총이 우리 모두 이런 “믿음의 영도자이자 완성자이신 예수님” 만을 바라보면서, 주님과 일치하여, 참으로 복된 믿음의 여정, 치유의 여정의 삶을 살게 하십니다. 아멘.
성 베네딕도회 요셉수도원 이수철 프란치스코신부님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