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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4월 5일 (토)
(자) 사순 제4주간 토요일 메시아가 갈릴래아에서 나올 리가 없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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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순 제4주간 토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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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희 [corenelia] 쪽지 캡슐

08:17 ㅣ No.181266

[사순 제4주간 토요일] 요한 7,40-53 "성경에 메시아는 다윗의 후손 가운데에서, 그리고 다윗이 살았던 베들레헴에서 나온다고 하지 않았는가?”

 

 

 

 

오늘 복음에서 유다교의 지도자들인 수석사제들과 바리사이들은 자기들이 명령한 대로 예수님을 체포해오지 않은 성전 경비병들을 나무랍니다. 정작 본인들은 예수님을 참된 예언자로 여기며 따르는 군중들로부터 미움과 원망을 살까봐 두려워서, 눈엣가시 같은 예수님을 차마 붙잡지 못하고 눈치만 보고 있었으면서 말입니다. 그러면서 부하들 뒤에 숨어 ‘손 안대고 코 풀려고’ 하고 있으니 참으로 비열하고 교활한 모습이지요. 그에 비해 성전 경비병들은 솔직하고 용기있는 모습을 보입니다. 그들이 예수님을 체포하지 않은 것은 빌라도 총독이 그랬듯, 그분을 체포해야 할 이유나 명분을 찾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그분을 율법에 따라 체포하려면 그분께서 율법을 정면으로 반대하거나 부정하는 모습을 보여야 하는데, 예수님은 오히려 율법의 작은 규정 하나도 스스로 지키라고 하시고 당신이 율법을 완성하러 오셨다고 하시니 그럴 수 없었습니다. 예수님께 ‘죄인’이라는 굴레를 씌워 체포하려면 그분께서 하느님의 뜻을 거스르는 ‘죄’를 지었다는 사실이 명백히 드러나야 하는데, 예수님은 오히려 하느님의 아버지의 뜻에 전적으로 순명하는 모습을 보이시니 그럴 수 없었습니다. 그러면서 오히려 바리사이나 율법학자들에게서는 찾아볼 수 없었던, ‘솔선수범’에서 드러나는 참된 권위에, 사람들을 사랑으로 대하는 진정성까지 보았으니 그런 예수님의 매력에 더 빠져들 수 밖에 없었을 겁니다.

 

그렇다면 이스라엘의 종교 지도자들은 왜 예수님의 그런 매력을 알아보지 못한 것일까요? 보통 사람들이 그러는 것처럼 마음으로 예수님께 다가가지 못하고 이성으로만 그분을 판단하려고 했기 때문입니다. 이는 우리들 또한 자주 빠지는 함정이기도 하지요. 인간이 ‘이성적’이라고 하는 것은 합리적이고 객관적인 증거에 따라 올바른 판단을 한다는 뜻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실제로 이성적이지 않을 때가 많습니다. 특히 내가 싫어하거나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이를 바라볼 땐 더더욱 그렇지요. 마음이 그를 싫어하는 나쁜 감정에 온통 휘둘려서는 객관성을 잃고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겁니다. 그리고는 그에게서 실수, 잘못, 부족함, 단점 위주로 찾아내고 심지어는 잘하고 있는 부분도 안좋게 왜곡해서 보기도 하지요. 이것이 우리가 ‘확증편향’이라고 부르는 함정인데 수석사제들과 바리사이들이 바로 이 함정에 빠진 채 예수님을 바라보았습니다.

 

그래서 예수님의 말씀 안에서 명백하게 드러나는 하느님의 지혜를 듣고도, 그분의 행적 안에서 드러나는 하느님의 기적을 보고도, 그분에게서 자연스럽게 풍겨나오는 신적 아우라를 느끼고도, 그분이 그리스도이심을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마음은 그분이 그리스도가 맞다고 계속해서 외치고 있는데 그 외침에 귀를 기울이지 않았습니다. 대신 예수님이 그리스도일 수 없는 이유들만을 찾으려고 듭니다. 그래서 예수님의 출생지가 다윗의 고을인 ‘베들레헴'이 아니라는 사실을, 그분이 이방인들로 가득한 갈릴래아 출신이라는 사실을 끝까지 물고 늘어졌던 겁니다. 물론 그들이 ‘사실’이라고 믿었던 그 내용들은 틀린 정보였지요. 미국의 작가 로버트 하인라인은 이런 말을 남겼습니다. “인간은 합리적인 동물이 아니라, 합리화하는 동물이다.” 참으로 가슴에 와닿는 말입니다. 우리는 이성을 무기로 삼아 자기가 추구하는 욕구가 합리적임을 증명하려고 하지만, 정작 그 욕구가 옳은지 그른지는 제대로 판단하지 못합니다. 마음이 욕망에 휘둘려 잘못된 판단을 하는 것입니다. 그러니 욕망이 아닌 믿음으로, 머리가 아닌 가슴으로 주님께 다가가야겠습니다. 그래야만 주님의 참모습과 뜻을 제대로 알아볼 수 있습니다. 

 

* 함 승수 신부님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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