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4월 26일 (토)
(백) 부활 팔일 축제 토요일 너희는 온 세상에 가서 복음을 선포하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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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활 팔일 축제 토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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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희 [corenelia] 쪽지 캡슐

08:16 ㅣ No.181767

[부활 팔일 축제 토요일] 마르 16,9-15 “너희는 온 세상에 가서 모든 피조물에게 복음을 선포하여라.”

 

 

 

 

마르코 복음은 다른 복음들과 달리 부활하신 예수님이 나타나신 이야기를 아주 간략하게 기록하고 있습니다. 부활하시자마자 처음으로 당신 무덤에서 가장 가까이 있었던 마리아 막달레나에게 나타나셨고, 그 다음에는 몇 시간 정도의 시간 간격을 두고 엠마오라는 고향 마을을 향해 걸어가고 있던 두 제자에게 나타나셨으며, 마지막으로는 배신자 유다 이스카리옷을 제외한 열 한 제자가 두려움에 떨며 숨어있던 곳에 나타나시어 당신 자신을 드러내 보이셨다는 겁니다. 그런데 이 세 번의 발현에서 공통적으로 드러나는 모습이 있습니다. 바로 제자들의 ‘불신’입니다. 그들은 ‘부활하신 예수님을 만났다’는 자기 동료들의 증언을 전해듣고도 믿으려 하지 않은 것이지요.

 

주님께서 전해주신 복음은 그것을 자기 이야기로 생각하며 귀기울여 들어야, 자신에게 피가 되고 살이 되는 유익한 가르침이라 믿고 따라야 비로소 나를 구원으로 이끄는 ‘기쁜 소식’이 되는데, 십자가에 못 박혀 돌아가신 주님께서 부활하셨다는, 그 무엇보다 중요하고 기쁜 소식을 전해듣고도 그것을 믿으려하질 않으니 주님의 부활이라는 놀라운 기적도 그들에게는 구원의 표징으로 느껴지지 않은 겁니다. 당신의 최측근이라는 제자들이 그런 모습을 보이니 예수님의 입장에서는 참으로 답답하고 마음아프셨겠지요. 그래서 그들의 불신과 완고한 마음을 강한 어조로 꾸짖으십니다. 마음이 돌처럼 딱딱하게 굳어져 있으면 그 안에 복음이라는 씨앗이 싹을 틔우고 자라지 못한다고, 내 마음이 불신과 고집, 고정관념과 편견 같은 부정적인 것들로 가득 차 있으면 하느님께서 아무리 많은 은총과 복을 베풀어 주셔도 제대로 받아 누리지 못하게 된다고, 그러니 마음 속에서 그런 것들을 깔끔하게 비워내고 온 마음으로 하느님을 향하라고 말씀하십니다.

 

그리고는 그들에게 ‘온 세상에 가서 모든 피조물에게 복음을 선포하라’는 중요한 소명을 맡기십니다. 물론 그 소명은 이미 그전에도 제자들에게 강조하셨던 부분입니다. 그런데 아직 당신 부활을 제대로 믿지 못하고 있는 제자들이, 마음 속에 있는 불신과 의심을 온전히 떨쳐내지 못하고 당혹스러워하는 그들이, 그래서 주님의 부활이 자기들에게 갖는 참된 의미가 무엇이며 자기들이 주님의 부활과 관련하여 구체적으로 무엇을 선포해야 할지를 아직 깨닫지 못해 난감해하는 그들이 복음을 제대로 선포할 수 있을까요? 아직 신앙이 무르익지 않은, 사도로서 제대로 준비되지 않은 그들에게 그런 중대한 일을 맡겨도 되는걸까요?

 

그러나 그런 걱정은 할 필요가 없습니다. 주님께서 선포하라고 하신 구원의 복음은 내가 100% 완벽하게 이해해야 남들에게 설명할 수 있는 ‘지식’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내가 먼저 그 어떤 흠도 부족함도 없이 완성된 모습으로 살아야 다른 이에게 그렇게 살아보라고 권할 수 있는 ‘모범’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복음은 나의 부족한 지식이나 능력으로 선포하는 게 아니라, 예수 그리스도의 뜻과 가르침에 따라 선택하고 행동하는 삶을 통해 자연스럽게 마음에서 마음으로 전해지는 것입니다. 내가 복음의 정신에 따라 살려고 애쓰는 모습이 기쁘고 행복해보인다면 나를 보는 이들도 그렇게 살고자 노력할 것입니다. 또한 나 자신도 하느님 보시기에 좋은 모습으로 살고자 노력하는 그 시간들을 통해 그분 자녀다운 모습으로 변회되어 갈 것입니다. 그러니 주님의 부활에 대해 머리로만 생각하려 들지 말고 직접 그 부활을 살아야겠습니다. 백문이 불여일견(百聞而 不如一見)이고 백견이 불여일각(百見而 不如一覺)이며 백각이 불여일행(百覺而 不如一行)인 법입니다. 

 

 * 함 승수 신부님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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