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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승국 신부님_고통이 없기를 바라지 마십시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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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치 않음에도 불구하고 끊임없이 찾아오는 것이 고통입니다. 마치 불청객 같습니다. 초대도 하지 않았는데, 준비도 안 된 상태에서 불시에 찾아옵니다. 그래서 우리 삶을 한 바탕 휘저어놓습니다. 또한 고통의 강도가 셀 때나 오래 지속될 때, 우리네 삶은 얼마나 피폐해지는지 모릅니다. 고통의 종류도 한 두 가지가 아닙니다. 물질적 가난으로 인한 고통, 나와 다른 그로 인한 고통, 즉 존재로 인한 고통, 병이나 장애로 인한 고통, 이유를 끝끝내 알수 없는 고통, 노화나 죽음으로 인한 고통... 마치 큰 산 하나를 종주하는 느낌입니다. 고통의 산봉우리를 하나 겨우 넘어섰다 싶었는데, 또 다른 산봉우리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이 혹독한 고통이 얼마나 더 계속될 것인가? 언제쯤 끝날 것인가? 막막하기만 합니다. 그런데 우리 그리스도인에게는 고통과 관련해서 한 가지 특권이 있습니다. 고통 겪고 있는 우리 곁에 주님께서 함께 하신다는 것입니다. 그분께서는 비록 우리가 지금 겪고 있는 고통을 봄바람에 눈 녹듯이 순식간에 없애주시지는 않지만, 우리보다 더 큰 고통을 겪으시며 우리를 위로해주고 계십니다. 그리고 주님께서는 이 고통이 끝나는 길목에 고통을 잘 견뎌온 댓가로 형언할 수 없는 기쁨과 축복과 상급을 준비하고 계십니다. “너희가 근심하겠지만, 그러나 너희의 근심은 기쁨으로 바뀔 것이다. 내가 너희를 다시 보게 되면 너희 마음이 기뻐할 것이고, 그 기쁨을 아무도 너희에게서 빼앗지 못할 것이다.” 이 땅 위에 두 발을 딛고 서 있는 이상, 그 누구도 고통에서 예외가 될 수 없습니다. 제가 수많은 사람들 만나봤지만, 고통이 하나도 없다고 행복해하는 사람은 단 한명도 못만났습니다. 결국 고통은 우리네 인생의 선택 과목이 아니라 필수 과목입니다. 관건은 끊임없이 우리에게 다가오는 고통을 보다 큰 시선, 영적 시선으로 바라보는 것입니다. 고통이 없기를 바라지 않는 것입니다. 더 나아가 고통을 친구처럼 여기며 기꺼이 받아들이는 것입니다. 오늘 내가 겪고 있는 이 고통에 반드시 의미와 가치가 있음을 확신하는 것입니다. 양승국 스테파노, 살레시오회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