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7월 4일 (금)
(녹) 연중 제13주간 금요일 튼튼한 이들에게는 의사가 필요하지 않다. 내가 바라는 것은 희생 제물이 아니라 자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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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로우 묵상] 물음 - 성 토마스 사도 축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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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하 [nansimba] 쪽지 캡슐

2025-07-02 ㅣ No.183188

성 토마스 사도 축일

“저의 주님, 저의 하느님!” (요한 20,28)

 

저는 한동안, 신앙이란 그저 무조건 믿는 것,

아무 의심 없이 받아들이는 것이라 생각해 왔습니다.

의문이 들거나 마음이 흔들리는 건

믿음이 부족하다는 증거처럼 여겨졌습니다.

하지만 오늘 토마스 사도의 이야기를 천천히 묵상하면서,

제 안에 오래 자리했던 그 생각이 조금씩 흔들렸습니다.

 

의심은 불신이 아니라, 진리를 향한 깊은 갈망

 

부활하신 예수님을 만난 제자들의 증언에도 불구하고,

토마스는 자신이 직접 보기 전까지는 믿을 수 없다고 고백합니다.

처음에는 그의 모습이 연약해 보였지만,

곰곰 생각해보니 그 의심은 하느님을 향한 더 깊고 솔직한 갈망에서 비롯된 것이었습니다.

신학자 칼 라너는 인간이 본래 하느님을 향해 열려 있는 존재라고 말합니다.

의심과 질문은 그 열린 마음의 자연스러운 움직임이며,

존재 깊숙한 곳에서 하느님을 찾고자 하는 갈망의 증거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의심은 결코 부끄러운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하느님을 향해 더 깊이 걸어 들어가는 첫걸음입니다.

 

의심에서 체험으로, 체험에서 고백으로

 

이제야 깨닫습니다.

내 안에 일어나는 의심을 숨기지 않고,

있는 그대로 주님께 내어놓는 시간이 바로 기도의 시작이며,

그 의심이 주님의 현존을 체험하는 문으로 열립니다.?

 

주님은 토마스의 의심을 꾸짖지 않으시고,

그의 갈망을 품어주시며 당신의 상처를 보여주십니다.

그 체험 속에서 토마스는 마침내 고백합니다.

"저의 주님, 저의 하느님!"

그의 고백은 단순한 말이 아니라,

존재 깊은 곳을 통과한 진짜 신앙의 외침이었습니다.

그것은 질문과 의심, 그리고 하느님과의 마주침을 통해

비로소 터져 나온 고백이었습니다.

 

의심을 품은 사람만이 순교까지 걸어간다

 

토마스 사도는 그 체험 이후,

머나먼 땅 인도까지 복음을 전하러 갑니다.

결국 그는 그곳에서 순교합니다.

그의 삶을 보면 알 수 있습니다.

무작정 믿는 신앙이 아니라,

근본적인 질문과 깊은 고민, 하느님과의 체험을 통해 다져진 신앙만이

먼 선교지로, 그리고 순교의 자리까지 우리를 이끌 수 있다는 것을요.

 

의심도 믿음의 일부입니다

 

토마스 사도의 축일에 저도 다짐합니다.

제 안의 의심과 질문을 숨기지 않겠습니다.

오히려 그 갈망을 주님 앞에 솔직히 내어놓고,

주님의 응답을 기다리는 사람이 되겠습니다.

 

주님,

저의 의문을 거두지 마시고,

그 속에서 당신을 더 깊이 만나게 해주소서.

그리고 언젠가 저도 토마스처럼,

온 존재로 고백하게 하소서.

"저의 주님, 저의 하느님!"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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