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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2025.07.0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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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7월 3일 성 토마스 사도 축일 저도 이제 50대 중반을 넘어섰습니다. 문득 거울을 보니, 저 역시 늙은 티가 꽤 많이 난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솔직히 젊었을 때는 이 정도 나이가 되면 사는 게 쉬워질 줄 알았습니다. 안정된 궤도에 오른 나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살 만큼 살았으니, 인생도 익숙해지고, 경험이 쌓인 만큼 현명해질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인생은 어렵습니다. 아직도 해야 할 일, 새로운 일이 많았고, 여유도 별로 없습니다. 헛산 것일까요? 저의 전제가 잘못되었음을 깨닫습니다. 나이 들면 익숙해지고 현명해질 것으로 예상했지만, 하느님의 나이에 비교하면 저의 나이는 하나의 점에 불과할 것입니다. 나이 어린 어린이나 나이 많은 노인이나 하느님 입장에서는 별 차이가 없을 수밖에 없습니다. 이 점을 생각하니, 나이 들어도 사는 게 어렵다고 슬퍼하고 자책할 필요가 없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늙어가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그냥 익어갈 뿐이라고 생각하면 어떨까요? 이런 마음으로 지금을 기쁘게 살아야 했습니다. 늙음 자체를 아예 잊어버려야 합니다. 왜냐하면 시간이 지난다고 해서 더 현명해지고 그래서 더 인생이 쉬워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오랫동안 예수님과 함께했던 제자들을 묵상합니다. 그들은 시간이 흐를수록 누구보다 주님을 잘 안다고 생각했고, 주님의 뜻을 잘 따른다고 생각했을 것입니다. 그래서 예수님을 받아들이지 않는 마을을 두고 “주님, 저희가 하늘에서 불을 불러 내려 저들을 불살라 버리기를 원하십니까?”(루카 9,54) 라고 야고보와 요한 제자가 이야기하기도 했었습니다. 그 시간이 오래될수록 익숙해지고 현명해질 것이라 예상했던 것입니다. 그러나 과연 그랬을까요? 그들 중 한 명은 예수님을 은전 30닢에 팔아넘겼고, 예수님의 으뜸 제자는 예수님을 모른다고 세 번이나 부인합니다. 다른 제자들도 예수님께서 붙잡히자 모두 뿔뿔이 흩어졌고, 예수님의 죽음 이후에는 다락방에 숨어 있을 뿐이었습니다. 제일 가까이에서 또 제일 오랫동안 예수님과 함께했던 제자들의 모습이었습니다. 오늘 토마스 사도 축일을 맞이해서, 복음은 토마스 사도에 관한 일을 전해줍니다. 주님의 부활을 목격했다는 다른 제자들의 말을 믿지 못하는 토마스 사도의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이미 여러 차례 당신의 수난과 죽음을 그리고 부활까지 말씀하신 예수님을 완전히 잊어버린 것 같습니다. 예수님의 제자라면 이래서는 안 되지 않을까요? 아무리 제자라 해도 부족한 한 사람임을 잘 아시는 예수님께서는 꾸중보다 그를 신앙으로 이끌어 주십니다. “보지 않고도 믿는 사람은 행복하다.” (요한 20,29)라고 말씀하시면서, 부활하신 주님을 직접 보지 못하는 시대의 신자들에게도 직접 위로의 말씀을 전해주시는 것입니다. 이 말씀을 기억하면서, 우리도 토마스 사도처럼 “저의 주님, '저의 하느님!”(요한 20,28)하고 가장 강력하고 싶은 신앙 고백을 해야 하겠습니다. 이 고백은 우리 삶에서 살아 있는 고백이 될 것입니다. ♡오늘의 명언♡ 인생의 어려움은 선택에 있다.' (G.무어) 사진설명: 성 토마스 사도.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