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7월 6일 (일)
(녹) 연중 제14주일 너희의 평화가 그 사람 위에 머무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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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승국 신부님_ 우리를 유심히 바라보시고 선택하신 주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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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원석 [wsjesus] 쪽지 캡슐

08:20 ㅣ No.183270

 

공생활 기간 동안 예수님과 동고동락했던 사람들은 12 사도뿐이 아니었음을 루카 복음사가는 표현하고 있습니다. “그때에 주님께서는 다른 제자 일흔두 명을 지명하시어...”

12 사도를 선발하신 예수님께서는 72명의 제자를 다시 지명하셨습니다. 끊임없이 밀려드는 군중, 그리고 예수님께 주어진 시간은 지극히 제한적인 딱 3년, 복음선포를 기다리는 지역은 한도 끝도 없었기 때문에, 예수님께는 더 많은 제자들이 필요하셨을 것입니다.

사실 예수님께서 지니셨던 탁월한 능력을 고려할 때, 아버지께서 주신 과업 혼자서도 충분히 해내실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그 위대한 인류 구원 사업, 복음선포 사업에 한없이 부족하고 나약한 우리 인간을 협조자로 부르셨습니다. 참으로 감사할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12+72=84명입니다. 결코 만만치 않은 숫자였습니다. 그 외에도 마리아 막달레나를 비롯한 여제자들, 뿐만 아니라 자발적으로 예수님을 따라나선 추종자들로 큰 무리를 이루었습니다. 예수님을 중심으로 수많은 남녀 제자들과 추종자들이 함께 움직이며 합심해서 복음을 선포하는 광경은 정말이지 장관이었을 것입니다.

오늘 저는 ‘지명’이라는 단어가 마음에 크게 와닿았습니다. 따지고 보니 한없이 나약하고 부족한 저이지만, 저 역시 예수님으로부터 지명받은 존재입니다. 우리 모든 그리스도인들은 과분하게도 예수님으로부터 지명받은 사람들입니다. 지명받았다는 것은 참으로 은혜로운 일입니다.

지명받기 이전에 예수님께서는 우리를 눈여겨보셨습니다. 우리를 유심히 바라보셨고, 우리를 선택하셨고, 마침내 우리를 당신 인류 구원 사업의 협조자로 가까이 부르신 것입니다. 어제도 오늘도 영원히 우리를 당신 가까이 부르시는 예수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리며, 지명되고, 부르심 받은 사람으로서 합당하게 살아가기 위해 노력해야겠습니다. 루카 복음 사가는 지명되고 부르심 받은 사람으로서 어떻게 처신하고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몇 가지 행동 지침을 잘 소개하고 있습니다.

“가거라. 나는 이제 양들을 이리 떼 가운데로 보내는 것처럼 너희를 보낸다. 돈주머니도 여행 보따리도 신발도 지니지 말고, 길에서 아무에게도 인사하지 마라.”(루카 10, 3-4) 하느님 나라가 임박했으니, 다른 모든 것에 앞서 복음선포에 전념하라는 당부입니다. 복음선포에 최선을 다하기 위해 재물이나 사람 등등 유혹 거리들을 과감하게 떨쳐버리라는 권고입니다.

“어떤 집에 들어가거든 먼저 ‘이 집에 평화를 빕니다.’ 하고 말하여라.”(루카 10,5) 어디를 가든지 복음 선포자로서 평화의 전도사가 되라는 말씀입니다. 복음선포 과정에서 반드시 반대에 부딪히기도 하고, 노골적인 적대자들도 만날 것입니다. 고통과 상처도 만만치 않을 것입니다. 작은 것에 일희일비하지 말고 마음의 평정을 유지하면서 쭉 직진하라는 말씀입니다.

오늘 복음 후반부에는 무사히 선교 활동을 마치고 돌아온 제자들이 예수님께 활동 보고를 드리고 있습니다. 출발 당시 제자들은 예수님의 신신당부에 따라 돈주머니도 식량 자루도, 여벌 옷이나 신발도 지니지 않았습니다. 땡전 한푼도 없이 계속된 전도 여행길에 제자들은 굶주림에 시달렸고, 심신은 지칠대로 지쳤을텐데, ‘선교 여행 결과 보고회’ 분위기는 놀랍게도 기쁨과 축제의 분위기였습니다.

제자들 얼굴은 피곤한 기색이 전혀 없었습니다. 그보다는 충만한 기쁨으로 가득한 의기양양한 얼굴, 세상을 다 얻은 그런 얼굴이었습니다. 상기된 얼굴의 제자들은 이구동성으로 이렇게 말했습니다. “주님, 주님의 이름 때문에 마귀들까지 저희에게 복종합니다.”(루카 10, 17)

이제 제자들은 더 이상 사탄의 세력에 지배되지 않게 되습니다. 그들은 이제부터 하느님 아버지의 다스림을 받게 되었습니다. 제자들에게 있어 사탄의 복종도 큰 기쁨이었지만, 그와 비교할 수 없을만큼 큰 기쁨이 있었으니, 제자들의 이름이 하늘에 기록된 것입니다.

양승국 스테파노, 살레시오회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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