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7월 9일 (수)
(녹) 연중 제14주간 수요일 이스라엘 집안의 길 잃은 양들에게 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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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 제14주간 목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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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재형 [umbrella] 쪽지 캡슐

06:15 ㅣ No.183327

제가 좋아하는 한문 성어가 하나 있습니다. 바로 적선지가 필유여경(積善之家 必有餘慶)’이라는 말입니다. “선을 쌓는 집에는 반드시 복이 따른다라는 뜻입니다. 하느님께서도 우리에게 좋은 것을 주시기를 바라시지, 벌을 먼저 내리시려는 분은 아니십니다. 우리 교리에도 상선벌악(賞善罰惡)’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착한 이를 상주시고 악한 이를 벌하신다는 말인데, 이 말의 핵심은 상주심에 있습니다. 2007, 제가 캐나다 연수를 마치고 본당으로 발령받았을 때의 일입니다. 지구장 신부님께 인사드리러 갔더니, 봉투 하나를 주셨습니다. 꽤 큰 액수였기에, 저는 본당 신축 빚에 보태 쓰라는 뜻으로 알고 바로 본당 계좌에 입금했습니다. 그런데 나중에 알고 보니 신부님은 저를 새로 분할되는 지구의 지구장 신부로 착각하셨습니다. 그런데도 그냥 써요하셨습니다. 저는 그때 마음 깊이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인사만 잘해도 복을 주시는구나.” 그 경험은 제게 한 가지 마음의 습관을 만들게 했습니다. 감사하면 감사할 일이 생기고, 고마워하면 고마울 일이 생긴다. 반대로 미워하면 미워할 일이 생기고, 불평하면 불평할 일이 생긴다. 마음이 곧 현실을 이끄는 창문이 되는 것입니다.

 

이번에도 비슷한 일이 있었습니다. 아시안 성당들이 모여서 주교님과 함께 다문화 미사를 했었습니다. 다음 주에 평가회 겸 식사 자리가 있어서 참석했습니다. 공동체에서 성직자가 참석한 성당은 달라스 성당뿐이었습니다. 그곳 성당은 9월에 성전을 새로 지어서 이사 간다고 했습니다. 지금 성전의 의자가 좋아 보였습니다. 본당 신부님에게 새로 성전 지으면 지금 성당의 의자를 옮겨가는지 물었습니다. 본당 신부님은 새 성전에는 새 의자를 마련한다고 했습니다. 그때 한가지 떠오는 생각이 있었습니다. 지난 4월에 오스틴의 한인 성당을 방문했을 때입니다. 그 성당은 성당에 긴 의자가 없었습니다. 몇 년 전에 큰 비가 내려서 의자가 모두 상해서 버렸다고 합니다. 새로 의자를 마련하려면 8만 불이 넘게 든다고 합니다. 본당 재정상 엄두가 나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저는 오스틴 본당 신부님께 연락했습니다. 운송비만 있으면 좋은 의자를 가져갈 수 있다고 했습니다. 기쁜 마음으로 평가회에 참석했더니 이렇게 좋은 일이 생겼습니다. 감사하면 감사할 일이 생기는 것 같습니다. 따뜻한 마음으로 바라보면 주님께서 축복을 주시는 것 같습니다. 감사하는 사람의 눈에는 기회가 보이고, 미워하는 사람의 눈에는 불만만 보입니다.

 

오늘 독서에서 요셉은 형들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형님들이 저를 이집트로 팔았지만, 괴로워하지 마십시오. 하느님께서 우리 목숨을 살리시려고 저를 앞서 보내신 것입니다.” 어쩌면 요셉은 인생 최악의 배신을 경험했지만, 거기서도 하느님의 섭리를 본 사람입니다. 그는 분노와 복수의 감정에 빠지지 않고, 감사의 눈으로 자신의 삶을 바라보았습니다. 복음 말씀에서도 예수님은 제자들에게 말씀하십니다. “너희가 거저 받았으니 거저 주어라.” 우리 인생에는 내가 노력한 결과도 있지만, 누군가의 호의로, 하느님의 은총으로 받은 것들도 있습니다. 우리는 그 은혜를 또 다른 사람에게 거저흘려보낼 때, 주님의 평화가 우리 가운데 머무르게 됩니다. ‘감사는 추상적 정서가 아니라 구체적 삶의 방식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어떤 일이 잘 풀릴 때만 감사하는 것이 아니라, 당장 이해관계를 넘어서 어떻게 이 일이 나를 성장시키고 있는가?”를 질문하는 것이야말로 성숙한 감사의 자세라고 합니다.

 

오늘 하루, 우리가 어떤 마음으로 세상을 바라보느냐에 따라 우리 삶의 색깔이 달라집니다. 감사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면 축복이 보입니다. “주님이 얼마나 좋으신지 너희는 맛보고 깨달아라. 행복하여라, 주님께 바라는 사람!” 감사하면 감사할 일이 생기고, 사랑하면 사랑할 일이 생깁니다. 오늘 하루, 하느님의 은총을 거저 받은 자로서, 누군가에게 거저 나누는하루가 되면 좋겠습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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