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7월 9일 (수)
(녹) 연중 제14주간 수요일 이스라엘 집안의 길 잃은 양들에게 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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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 제14주간 수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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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희 [corenelia] 쪽지 캡슐

07:47 ㅣ No.183332

[연중 제14주간 수요일] 마태 10,1-7 “이스라엘 집안의 길 잃은 양들에게 가라. 가서 ‘하늘 나라가 가까이 왔다.’ 하고 선포하여라.”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은 당신을 믿고 따르던 이들 중에 ‘최측근’에 해당하는 열 두 명을 당신 가까이로 따로 부르시어 그들에게 더러운 영들을 쫓아낼 권한과 질병을 치유할 능력을 주십니다. 먼저 주님께서 제자들을 따로 뽑으셨고, 그들이 주님께서 맡겨주신 소명을 받아들임으로써 그들 안에서 부르심이 완성된 겁니다. 이에 대해 어떤 사람은 왜 재력과 능력을 두루 갖춘 ‘인재’들을 뽑지 않으시고 평범한 어부, 유다인들이 죄인이라고 손가락질하는 세리, 목적을 이루기 위해서라면 폭력적인 수단을 동원하는 것마저 서슴지 않는 극단주의자, 심지어 나중에 당신 등에 칼을 꽂을 배신자까지 뽑으셨는지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하지요. 쉽게 갈 수 있는 길을 왜 굳이 어렵게 가시느냐는 겁니다. 그러나 뽑힌 이들에게 ‘자격’이 있는지 없는지를 판단하는 것은 주님께서 하실 일입니다. 주님은 그 누구보다 그들에 대해 잘 아셨고, 당신께서 맡기신 일들을 그들이 믿음 안에서 충분히 잘 해낼 수 있으리라 확신하셨기에 뽑으신 것입니다.

 

그런데 주님은 열 두명의 제자만 뽑으신 게 아닙니다. 당신을 믿고 따르는 우리들 하나 하나를 특별히 뽑으시고 당신의 뜻과 계명을 실천하여 온 세상에 복음을 전할 특별한 소명을 맡기셨지요. 즉 우리 그리스도인은 모두가 주님의 제자이자 사도입니다. 그런데 어떤 분들은 자신이 받은 소명을 부정하고 외면하는 모습을 보입니다. 자기는 능력이 없어서 안된다고, 여건이 안되서 못한다고 손사래를 치는 겁니다. 그런 모습이 겉으로는 자신을 낮추는 겸손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귀찮고 힘든 일에 엮이고 싶지 않은 이기적이고 나태한 마음이지요. 괜히 본당 공동체 안에서 중요한 직책 같은 거 맡아봐야 딱히 이득되는 것도 없으면서 잔소리나 핀잔까지 듣게 되니, 그냥 미사참례만 하면서 조용히 혼자 신앙생활 하고 싶은 겁니다. 그러나 그런 분들은 신앙생활이 무엇인지 그 본질을 잘 모르시는 것입니다. 우리를 구원으로 이끄는 신앙생활은 혼자 조용히 기도하며 도를 닦는 생활이 아니라, 서로 부대끼며 살아가는 이웃 형제 자매와의 관계 안에서 주님께서 바라시는 참된 사랑을 실천하는 생활입니다. 그 사랑이 우리를 하느님을 닮은 거룩한 모습으로 변화시키기 때문이지요.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너무 큰 부담은 갖지 않으셔도 됩니다. 주님은 우리의 부족함과 약함을 잘 아시기에 처음부터 잘 하라고 요구하지 않으십니다. 그분은 당신께서 사도로 뽑은 이들을 처음으로 각 고을로 파견하시면서 여러모로 서툴고 미숙한 그들이 너무 큰 부담을 갖지 않도록, 다른 민족이 아닌 ‘이스라엘 집안의 길 잃은 양들에게 가라’고 배려하셨지요. 동족들에게 복음을 전하여 회개시키는 ‘성공체험’을 통해 더 큰 자신감을 가지고 보다 넓은 세계로 뻗어나가도록 안배하신 겁니다. 주님은 우리도 그렇게 하기를 바라십니다. 먼저 회개와 사랑의 실천으로 자기 자신을 변화시키고, 그 체험을 바탕으로 가족 친구처럼 가까운 관계에 있는 이들에게 복음을 전하며, 더 나아가 나와 함께 살아가는 이웃에게 사랑을 실천하라는 것이지요. 그 모든 과정에 주님께서 우리와 함께 하시며 도와주실 겁니다. 

 

* 함 승수 신부님 강론말씀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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