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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 제15주간 목요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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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 제15주간 목요일] 마태 11,28-30 “나는 마음이 온유하고 겸손하니 내 멍에를 메고 나에게 배워라. 그러면 너희가 안식을 얻을 것이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은 고된 세상살이에 지치고 힘들 때, 책임과 의무라는 짐이 무겁게 나를 짓눌러 괴롭고 버거울 때 당신께 오라고 하십니다. 그러면 당신께서 안식을 누리게 해주겠다고 하십니다. 주님께서 그만큼이나 우리를 생각해주시고 배려해주시는데, 우리가 신앙생활을 하는 이유가 바로 주님께로부터 오는 평화와 안식을 누리는 것일진데, 안타깝게도 많은 신자분들이 삶이 지치고 힘들어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할 때 주님이 아니라 다른 것을 찾습니다. 힘든 상황 자체를 잊어보려 술에 의지하기도 하고, 어려움을 타개하는데에 현실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는 든든한 ‘빽’을 찾아 청탁을 넣기도 합니다. 심지어는 무당이나 점집을 찾아가 귀신의 힘으로 원하는 바를 이루려고까지 하지요. 그런 분들의 모습을 보시는 예수님은 얼마나 마음이 안타깝고 힘이 빠지실까요?
삶이 힘들고 괴로울 땐 위를 봐야합니다. 내가 사는 이 세상을 만드신 하느님을, 나를 창조하시어 이 세상에 보내신 그분 뜻을 바라봐야 지금 내가 겪는 시련과 고통의 의미가 보이고, 그것을 극복할 길도 보이는 겁니다. 그러나 아래만, 땅만 보고 사는 사람에게는, 세속적이고 물질적인 것에 시선을 모두 빼앗긴 채 더듬거리며 앞으로 나아가는 사람에게는 위를 쳐다보는 것이 생각보다 어렵습니다. 당장 보고 만질 수 있는 내 앞 사람에게 시선이 가고, 당장 현실적 조언을 해줄 수 있는 내 옆 사람에게 귀기울이게 되지요. 구약의 이스라엘 백성이 수없이 벌을 받고 후회하면서도 계속해서 우상을 만들고 숭배한 이유가 그것입니다. 하느님은 저 멀리 계시고, 세상은 가까이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그런 잘못된 전철을 밟지 않으려면 더 늦기 전에 옆이 아닌 위를 바라봐야 합니다. 또한 위로와 힘을 얻는 방식도 바꾸어야 합니다. 나는 아무 것도 하지 않고 가만히 있으면 하느님께서 모든 문제를 알아서 뚝딱 해결해주시기를 바라지 말고, 하느님께서 나에게 바라시는 게 무엇인지, 그분께서 나에게 주시려는 메시지가 무엇인지 먼저 들어야 합니다. 하느님은 당신 백성인 우리를 지켜주시고 보살피시는 분이지만, 매번 고기를 직접 잡아주시지는 않습니다. 구약시대 광야에서 만나를 받아먹으면서도 당신 백성다운 모습으로 변화되지 못하고 불평불만만 가득했던 이스라엘처럼 우리도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 아버지의 뜻에 따라 예수님은 우리에게 고기를 주시지 않고 고기 잡는 방법을 알려주십니다. 안식을 직접 주시지 않고 참된 안식을 누리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그 방법을 알려 주십니다. 우리 삶에서 고생을 없애주시는 대신 고생 중에도 안식을 누리는 법을 알려 주시고, 우리 어깨에서 무거운 짐을 내려주시는 대신 그 짐을 보다 편하고 수월하게 지는 방법을 알려주십니다. 그것은 바로 당신처럼 온유하고 겸손한 마음으로 나에게 주어지는 모든 것을 하느님의 뜻으로 받아들이는 것입니다. 자기 뜻을 내세우지 않고 모든 것을 하느님 손에 온전히 맡기는 것이 겸손입니다. 나의 부족하고 불완전한 지식으로 하느님의 뜻과 섭리를 함부로 판단하지 않고 일단 받아들이며 따르는 것이 온유함입니다. 그러면 내 옆에서 내 십자가를 함께 지고 걸으시는 주님의 현존과 사랑을 느끼며 마음 든든해질 것입니다. 그렇게 참된 안식을 누리게 될 것입니다.
* 함 승수 신부님 강론 말씀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