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9월 2일 (화)
(녹) 연중 제22주간 화요일 저는 당신이 누구신지 압니다. 당신은 하느님의 거룩하신 분이십니다.

우리들의 묵상ㅣ체험 우리들의 묵상 ㅣ 신앙체험 ㅣ 묵주기도 통합게시판 입니다.

연중 제22주간 월요일

스크랩 인쇄

조재형 [umbrella] 쪽지 캡슐

2025-08-31 ㅣ No.184527

부제님과 10년 동안 성서 공부했던 형제님들이 12일 피정을 했습니다. 앞으로는 매 주일 독서와 복음 말씀을 중심으로 성서 공부를 하겠다고 합니다. 피정 중에 부제님은 대화의 방법에 관해서 이야기했습니다. ‘공감, 경청, 인정, 판단하지 않기, 상대방의 느낌보다는 내 느낌을 전하기를 이야기했습니다. 저는 인정과 판단하지 않기가 마음에 와닿았습니다. 상대방의 이야기를 인정하지 않으면 상대방을 나의 주관대로 판단하게 됩니다. 상대방이 견해가 틀린 것이 아니라 나와는 다른 것일 수 있다는 것을 받아들이는 것이 중요합니다. 운전 중에 다른 차가 갑자기 끼어들면 놀라게 됩니다. 그리고 판단합니다. 상대방이 운전 버릇이 없다고 판단합니다. 그러면 화가 나고, 화가 나면 욕도 하게 됩니다. 톱과 뱀의 이야기도 있었습니다. 뱀이 길을 가다가 그만 톱에 스치고 말았습니다. 그냥 지나가면 될 것을 뱀은 톱을 판단했습니다. 톱이 잘못했다고 판단한 뱀은 톱을 물었습니다. 그러자 뱀의 입은 더 큰 상처가 생겼습니다. 톱이 잘못했다고 판단한 뱀은 톱을 몸으로 감았습니다. 결국 뱀은 죽고 말았습니다. 판단은 감정을 화나게 하고, 그 화가 결국 파국으로 이어집니다.

 

저도 상대방을 인정하지 못해서 마음이 상했던 적이 있습니다. 본의 아니게 직책을 맡게 되었습니다. 작년에 달라스 오기 전에 중남부 꾸르실료 지도신부로 내정되었다고 들었습니다. 서울 대교구 사제 모임 대표를 맡았습니다. 제가 선임이기에 맡게 되었습니다. 지난 5월에 북미주 사목 사제 협의회 모임이 있었습니다. 원하지는 않았지만, 투표가 있었고 제가 대표 사제가 되었습니다. 다섯 달란트를 받은 사람이 열심히 일해서 다섯 달란트를 더 벌었을 때 주님께서 칭찬하셨듯이 이왕 제게 주어진 일이니 기쁘게 하려고 마음먹었습니다. 본당 사목에 충실해야지, 왜 그렇게 많은 직책을 맡았느냐는 말을 들었습니다. 거절을 쉽게 하지 못하는 저의 성격도 잘 알고, 저를 걱정해서 하는 말인데 저를 판단한다고 생각하니 기분이 상했습니다. 감정이 상하니 고운 말이 나오지 않았습니다. 마음을 다스리고 배려와 걱정해 주어서 고맙다고 했습니다. 판단하기보다는 먼저 상대방의 견해를 인정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걸 알았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이사야 예언자의 말을 인용하며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주님께서 나에게 기름을 부어 주시니 주님의 영이 내 위에 내리셨다. 주님께서 나를 보내시어 가난한 이들에게 기쁜 소식을 전하고, 잡혀간 이들에게 해방을 선포하며, 눈먼 이들을 다시 보게 하고, 억압받는 이들을 해방시켜 내보내며 주님의 은혜로운 해를 선포하게 하셨다.” 예수님께서는 좋은 생각을 하셨습니다. 좋은 결과를 먼저 찾았다면 예수님께서도 포기하셨을지 모릅니다. 고향 사람들은 예수님의 표징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바리사이와 율법 학자들은 사사건건 예수님께 시비를 걸었습니다. 로마의 총독 빌라도는 예수님을 위험한 선동꾼으로 생각하였습니다. 제자들은 십자가와 희생보다는 영광의 자리에서 얻을 높은 자리만 꿈꾸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구원은 선택된 민족의 전유물이 아니라고 말씀하십니다. 구원은 혈연과 신분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고 말씀하십니다. 구원은 하느님의 의로움과 하느님의 뜻을 따르는 이에게 은총으로 주어진다고 말씀하십니다.

 

예수님께서는 좋은 생각을 먼저 하셨습니다. 가난한 이들에게 기쁜 소식을 전하는 것입니다. 갇힌 이들에게 자유를 주는 것입니다. 눈먼 이들을 보게 하는 것입니다. 이런 좋은 생각은 좋은 마음을 가진 사람들을 끌어들였습니다. 바오로 사도를 비롯한 초대교회의 교부들은 예수님께서 세우신 교회에 신학과 교리의 기둥을 세웠습니다. 수많은 성인과 성녀들은 천상에서 빛나는 별이 되었습니다. 좋은 결과를 기대하기 전에 먼저 좋은 생각으로 하루를 시작하면 좋겠습니다. “모든 선의 근원인 하느님, 저희에게 하느님을 사랑하는 마음을 심으시어 생생한 믿음으로 은총의 씨앗이 자라나 하느님의 도우심으로 좋은 열매를 맺게 하소서.”

 



111 4

추천 반대(0)

 

페이스북 트위터 핀터레스트 구글플러스

Comments
Total0
※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0/500)

  •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