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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영진 모세 신부님_<우리가 믿는 예수님은, 죽음에서 부활하신 예수님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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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님께서 혼자 기도하실 때에 제자들도 함께 있었는데, 그분께서 ‘군중이 나를 누구라고 하느냐?’ 하고 물으셨다. 제자들이 대답하였다. ‘세례자 요한이라고 합니다. 그러나 어떤 이들은 엘리야라 하고, 또 어떤 이들은 옛 예언자 한 분이 다시 살아나셨다고 합니다.’ 예수님께서 다시, ‘그러면 너희는 나를 누구라고 하느냐?’ 하시자, 베드로가 ‘하느님의 그리스도이십니다.’ 하고 대답하였다. 그러자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그것을 아무에게도 말하지 말라고 엄중하게 분부하셨다. 예수님께서는 이어서 ‘사람의 아들은 반드시 많은 고난을 겪고 원로들과 수석 사제들과 율법학자들에게 배척을 받아 죽임을 당하였다가 사흘 만에 되살아나야 한다.’ 하고 이르셨다(루카 9,18-22).”
1) 여기서 “그것을 아무에게도 말하지 말라고 엄중하게 분부하셨다.” 라는 말은, 당신이 ‘하느님의 그리스도’ 라는 것을 세상 사람들에게 증언하거나 선포하지 말라고 대단히 엄하게 명령하셨다는 뜻입니다. ‘예수님은 그리스도(메시아, 구세주)’ 라는 것을 더 널리 알리고 선포해야 할 것 같은데, 아무 말도 하지 말라고 왜 그렇게 엄하게 명령하셨을까? 이 명령은 바로 뒤에 있는 ‘수난과 부활 예고 말씀’에 연결해서 이해해야 합니다. “예수님은 사람들을 구원하시는 메시아이시며 주님이신 분”이라는 믿음은, 예수님의 십자가 수난, 죽음, 부활에 대한 믿음과 하나가 되어야 합니다. 만일에 십자가 수난, 죽음, 부활에 대한 믿음이 없다면, 예수님이 누구인지, 또 어떤 분인지 모르는 것이고, 믿는다고 입으로 고백한다고 해도 예수님을 믿는 것이 아닙니다. 오순절 날에 베드로 사도는, “하느님께서는 여러분이 십자가에 못 박은 이 예수님을 주님과 메시아로 삼으셨습니다(사도 2,36).” 라고 증언했습니다. 바오로 사도는 이렇게 증언합니다. “유다인들은 표징을 요구하고 그리스인들은 지혜를 찾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십자가에 못 박히신 그리스도를 선포합니다. 그리스도는 유다인들에게는 걸림돌이고 다른 민족에게는 어리석음입니다. 그렇지만 유다인이든 그리스인이든 부르심을 받은 이들에게 그리스도는 하느님의 힘이시며 하느님의 지혜이십니다. 하느님의 어리석음이 사람보다 더 지혜롭고 하느님의 약함이 사람보다 더 강하기 때문입니다(1코린 1,22-25).” 우리가 믿고 있는 예수님은 ‘십자가에 못 박혀서 돌아가셨지만 부활하신 예수님’입니다. 예수님과 십자가와 부활을 따로 떼어서 생각할 수 없습니다. 따라서 예수님의 말씀들과 가르침들, 또 예수님께서 하신 일들은 전부 다 십자가와 부활에 대한 믿음을 통해서만 이해할 수 있고,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예수님에 대한 신앙은 십자가 수난과 죽음과 부활에 대한 믿음으로 완성된다고 표현할 수도 있습니다. 사도들의 믿음이 완성된 때는 부활하신 예수님을 만났을 때입니다.>
2) 아무에게도 말하지 말라는 명령을, “예수님의 십자가 수난과 죽음과 부활에 대한 믿음이 없으면 예수님에 대해서 말할 자격이 없다.”로 해석할 수도 있습니다. 십자가와 부활에 대한 믿음이 없으면 예수님의 신앙인이라고 자처할 자격도 없고, 예수님의 증인이 될 자격도 없고, 예수님의 복음을 선포할 자격도 없습니다. 아무리 성경과 교리를 잘 알아도, 그것만으로는 안 되고, 예수님의 죽음과 부활을 먼저 믿어야 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미사 전례의 거양 성체 후에 “주님께서 오실 때까지 주님의 죽음을 전하며 부활을 선포하나이다.” 라고 우리의 믿음을 고백합니다. 이 고백은 단순한 고백이 아니라, 예수님의 죽음과 부활을 증언하는 증인이 되겠다는 다짐이고 서약입니다.>
3) 십자가와 부활은 머리로 생각하는 것으로 그쳐도 되는 이론이 아니라, 실제로 살아야 하는 ‘신앙인의 삶’입니다. 예수님의 수난과 부활 예고 말씀의 바로 뒤에 다음 말씀이 나옵니다. “누구든지 내 뒤를 따라오려면, 자신을 버리고 날마다 제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라야 한다(루카 9,23).” 예수님을 안다고 말하려면 예수님을 믿어야 합니다. 그리고 예수님을 믿는다고 말하려면 예수님의 뒤를 따라야 합니다. 예수님의 뒤를 따르려면 자기 십자가를 기꺼이 받아들여서 지고 가야 합니다. 성경 공부와 교리 공부를 조금 하고 나서, 예수님이 어떤 분인지 잘 알게 되었다고 착각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것은 글자 그대로 착각입니다. 신앙생활은 지식을 쌓는 생활이 아니라, ‘믿는 대로 사는 것’입니다. <신앙은 아는 것이 아니라 믿는 것입니다.>
4) 베드로 사도가 “사탄아, 내게서 물러가라.” 라고 혼난 일도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마태 16,23; 마르 8,33). 베드로 사도가 “스승님은 하느님의 그리스도이십니다.” 라고 고백했을 때 예수님께서는 그 신앙고백을 바탕으로 해서 그를 교회의 반석으로 삼으셨는데(마태 16,18), 그가 당신의 십자가의 길을 말리자 “사탄아, 내게서 물러가라. 너는 나에게 걸림돌이다. 너는 하느님의 일은 생각하지 않고 사람의 일만 생각하는구나!” 라고 아주 강하게 꾸짖으셨습니다. 십자가를 회피하거나 거부하면 ‘반석’이 ‘걸림돌’로 변질되어 버립니다. 이것은 모든 신앙인에게 예외 없이 해당되는 교훈이고, 중요한 진리입니다.
송영진 모세 신부 ------------------------------------- [출처] 연중 제25주간 금요일 강론|작성자 송영진 모세 신부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