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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승국 신부님_과거보다는 미래에 희망을 두시는 주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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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복음의 주요 인물로 예리코 출신의 자캐오가 등장합니다. 자캐오라는 이름의 의미는 ‘깨끗한 사람’입니다. 아는 수녀님 중에 수도명이 자캐오인 분이 계셔 처음에는 의아해했습니다. 자캐오도 성인이신가? 공식 성인 반열에 오르셨나? 곰곰이 생각해보니, 자캐오는 예수님으로부터 정식으로, 공식적으로 구원을 확정적으로 선포받은 몇 안 되는 사람 중에 한 분입니다. “오늘 이 집에 구원이 내렸다. 이 사람도 아브라함의 자손이기 때문이다. 사람의 아들은 잃은 이들을 찾아 구원하러 왔다.”(루카 19,9) 이 선언으로 너무나도 당연히 자캐오는 하늘나라에서 빛나는 별이 되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전해 내려오는 말에 따르면 회심한 자캐오는 후에 카이사레아 지역의 주교로 사목했다는 설이 있습니다. 예수님을 만난 당시 그는 징세 청부업자에 해당하는 세관장이었습니다. 오늘날로 치면 세무서 서장쯤 되는 높은 자리였습니다. 요즘이야 그럴 일이 없겠지만, 당시 부정부패가 만연했습니다. 뒷돈이 오고 갔고, 상납이 당연시되었습니다. 과중한 세금의 희생자들은 가난한 백성들이었습니다. 자캐오는 세리들의 상관으로서 상납을 받아 큰 부자가 되었지만, 동족들로부터 많은 비난을 받던 사람이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자캐오는 예수님께서 예리코를 지나가신다는 소문을 듣습니다. 그는 호기심 반 재미 반 그분의 얼굴을 보려고 길로 나왔지만 군중에게 가려 볼 수가 없었습니다. 그의 키가 유난히 작았기 때문입니다. 그 순간 자캐오의 머릿속에 묘안 한가지가 떠올랐습니다. 냅다 달려 돌무화과 나무로 올라갔습니다. 조금 창피하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몸을 숨기고 숨을 죽이고, 그렇게 예수님을 기다렸습니다. 그 순간,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던 놀라운 반전이 벌어집니다. 예수님께서 자신이 올라와 있는 돌무화과 나무 앞에 딱 서신 것입니다. 그리고 한참을 올려다보신 다음, 자캐오를 부르시며 말씀을 건네셨습니다. “자캐오야, 얼른 내려오너라. 오늘은 내가 네 집에 머물러야 하겠다.”(루카 19,5) 참으로 감동적인 순간이 아닐 수 없습니다. 무죄하시고 순결하신 구세주 예수님께서 죄인중의 대 대죄인, 세관장 자캐오의 이름을 부르셨습니다. 세상 따뜻하고 자상한 음성으로 말입니다. 어디 그뿐인가요? 그 존귀하고 거룩하신 주님께서 죄인인 자캐오의 집에서 숙박을 하시겠답니다. 찰라의 순간이었지만, 받은 감동이 너무나 컸던 자캐오는 얼른 내려와 예수님을 자기 집으로 모셨습니다. 감동을 주체못한 자캐오는 이런 말씀을 그분께 드렸습니다. “보십시오, 주님! 제 재산의 반을 가난한 이들에게 주겠습니다. 그리고 제가 다른 사람 것을 횡령했다면 네 곱절로 갚겠습니다.”(루카 19,8) 이심전심이라고 한없이 너그럽고 관대하신 예수님의 크신 마음이 자캐오에게 전해졌습니다. 예수님의 따뜻함이 철옹성이나 얼음장 같았던 자캐오의 마음을 활짝 연 것입니다. 그가 누구든 상관하지 않으시는 친구가 되어 주시는 주님, 그가 저지른 악행이 아무리 크다 하더라도 단죄하지 않으시고 새 출발의 기회를 주시는 주님, 과거보다는 미래에 희망을 두시는 주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양승국 스테파노, 살레시오회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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