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가을 끝자락의
평화처럼,
평화는 화려한
순간이 아니라
내려놓고
멈추어 서는
자리에서 조용히
스며드는 하느님의
깨끗한 계절입니다.
하느님 없는
평화는 끝내
무너져
내립니다.
예루살렘의 문제는
평화가 없어서가
아니라
이미 와 있는
평화를 알아보지
못하는 데 있습니다.
평화는
하느님과의
바로 선 관계이며
우리의
내적 통합이며
공동체의 조화와
창조 질서의
회복까지 포함하는
총체적 구원입니다.
평화를 우리에게
가져다주는 것은
어떤 제도나
정치, 율법이 아니라
평화이신
바로 예수님
자체이십니다.
참된 평화는
방법이 아니라
인격이며,
계획이 아니라
은총이며,
내일이 아니라
바로 오늘
우리 앞에 오시는
그리스도이십니다.
가장 위험한
우리의 교만이
다름 아닌
참된 평화를
언제나
가로막습니다.
우리의 교만은
이기적인
분주함과
은총의
무감각으로
드러납니다.
평화는 복잡한
것이 아니라
잠시 멈추어
하느님을 바라보는
여기에서
시작됩니다.
평화는 당면한
문제 해결의
결과가 아니라,
하느님을 향한
신뢰에서
시작됩니다.
하느님께서 주시는
평화의 선물을
거부하는
우리들입니다.
평화를
외면하지 않는
우리들이길
기도드립니다.
평화는 오늘,
우리가
발견해야 하는
하느님의 은총입니다.
(한상우 바오로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