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의 묵상ㅣ체험 우리들의 묵상 ㅣ 신앙체험 ㅣ 묵주기도 통합게시판 입니다.
|
온 누리의 임금이신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 왕 대축일 (성서 주간) |
|---|
|
휴가 중에 ‘가족 미사’를 하였습니다. 2년 전에는 ‘작은아버지 부부, 외삼촌 부부’가 함께 했는데, 이번에는 함께 하지 못했습니다. 고령으로 몸이 불편하여서 함께 하지 못했습니다. 대신에 새 가족이 함께하였습니다. 작년에 결혼한 조카의 아내가 가족 미사에 함께 했습니다. 2000년 교회의 역사가 이어져 오듯이, 저희 집안의 신앙도 6대째 이어져 가고 있습니다. 역사는 혼자서 달리는 마라톤이 아니라, 역사는 함께 달리는 이어달리기라고 생각합니다. 작은아버지는 베드로 사도와 같았습니다. ‘너희는 나를 누구라고 생각하느냐?’라고 물으셨던 예수님의 질문에 ‘선생님은 하느님의 아들 그리스도이십니다.’라고 대답했던 베드로 사도처럼 작은아버지 삶의 중심에는 언제나 ‘신앙’이 있었습니다. 제가 사제의 길을 갈 수 있도록 도움을 주었습니다. 지금도 기억나는 작은아버지의 말이 있습니다. 작은아버지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우리가 자식들에게 물려 줄 수 있는 것은 두 가지이다. 하나는 한양 조씨라는 성이고, 다른 하나는 천주교라는 신앙이다.” 매일 새벽에 일어나 기도하는 것도 작은아버지에게 배운 것입니다. 외삼촌은 바오로 사도와 같았습니다. 유교의 가풍을 이어받은 외삼촌은 세례를 받지 않았습니다. 누나인 어머니가 천주교 집안으로 시집와서 신앙인이 된 것은 받아들였습니다. 제가 사제가 되었을 때 외할머니가 마리아로 세례를 받았고, 외할아버지도 요셉으로 세례를 받았습니다. 저는 외할머니와 외할아버지의 장례미사를 봉헌했습니다. 그제야 외삼촌은 세례를 받았습니다. 늦게 시작했지만, 외삼촌은 바오로 사도처럼 신앙 안에서 충실하게 살았습니다. 사목회에서 봉사했고, 레지오에서 봉사했습니다. 제가 외삼촌이 있는 성당에서 ‘특강’을 했을 때는 무척이나 좋아하였습니다. 늦게 신앙을 시작했기에 누구보다 열심히 봉사했습니다. 본당 사제의 좋은 점은 자랑스럽게 이야기하였고, 본당 사제의 부족함이 있을 때는 조용히 기도하였습니다. 외삼촌은 조상들을 모신 선산에서 미사하고 싶다고 제게 말했습니다. 저는 기쁜 마음으로 선산에서 미사를 봉헌했습니다. 외삼촌은 조상들의 영혼이 하느님의 품 안에서 영원한 안식을 얻을 수 있기를 기도했습니다. 오늘 우리가 축일로 지내는 그리스도 왕은 어떤 분이셨는지 생각해 봅니다. 권위는 있으셨지만 권위적이지는 않으셨습니다. 힘은 있으셨지만, 그 힘을 남용하시지는 않으셨습니다. 섬김을 받으실 자격이 충분하셨지만, 오히려 섬기려고 하셨습니다. 그분은 제자들의 발을 씻겨주셨습니다. 그분은 우리를 위해서 십자가를 대신 지셨습니다. 그분은 피땀을 흘리면서까지 밤을 새워 기도하셨습니다. 그분은 나병환자, 중풍 병자, 소경, 세리와 창녀들과도 함께 하셨고 그들을 치유해 주시고, 위로해 주셨습니다. 그분의 권위는 겸손함에서 생겼습니다. 그분의 힘은 사랑함에서 생겼습니다. 그분은 비록 돈과 조직, 엄청난 배경은 없으셨지만, 희생과 봉사 그리고 기도의 힘으로 세상을 상대로 힘겨운 싸움을 하셨습니다. 그러나 결국 그분은 승리하셨고, 그분은 우리들의 구세주가 되었고, 오늘 우리는 그분을 그리스도 왕이라고 생각합니다. 두 명의 죄수가 예수님 곁에 있었습니다. 한 명은 끝까지 회개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다른 한 명은 회개하였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말하였습니다. ‘선생님의 나라에 들어가실 때 저를 기억해 주십시오.’ 예수님께서는 말씀하셨습니다. ‘내가 진실로 너에게 말한다. 너는 오늘 나와 함께 낙원에 있을 것이다.’ 율법을 많이 알았던 사람도 예수님을 몰랐습니다. 나라의 왕도 예수님을 몰랐습니다. 제자들도 예수님을 몰랐습니다. 로마의 총독도 예수님을 몰랐습니다. 예수님은 지식으로 알 수 없었습니다. 예수님은 능력으로 알 수 없었습니다. 예수님은 권력으로 알 수 없었습니다. 어떤 사람들이 예수님을 알아보았을까요? 밤을 새워 양들을 돌보던 목동들은 예수님의 탄생을 알아보았습니다. 눈이 멀었던 소경은 예수님을 알아보았습니다. 세관장이었던 자캐오는 예수님을 알아보았습니다. 막달레나는 예수님을 알아보았습니다. 백인대장은 예수님을 알아보았습니다. 가난한 사람, 헐벗은 사람, 병든 사람은 예수님을 알아보았습니다. 회개한 사람, 겸손한 사람은 예수님을 알아보았습니다. 갈망이 있는 사람, 꾸준히 기도하는 사람, 영적으로 깨어있는 사람, 가진 것을 나누는 사람은 우주보다 크신 예수님을 볼 수 있었습니다. 인생은 풀잎 끝에 맺혀있는 이슬방울 같다고 하였습니다. 아침에 피었다가 저녁이면 말라버리는 들꽃과 같다고도 하였습니다. 그래서 인생은 고통의 바다에서 외로이 떠 있는 작은 배와 같다고도 하였습니다. 우리의 구세주 예수 그리스도를 믿으면, 주님과 함께 지내면 풀잎 끝에 맺혀있는 이슬방울도 아름다운 보석으로 변하게 됩니다. 저녁이면 말라버리는 들꽃도 천상의 향기를 갖게 됩니다. 고통의 바다에 떠 있는 작은 배도 목적지를 향해서 힘차게 나아갈 수 있게 됩니다. “그 나라는 진리와 생명의 나라요 거룩함과 은총의 나라이며 정의와 사랑과 평화의 나라이옵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




게시판 운영원칙
Help Desk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