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26일 (금)
(홍) 성 스테파노 첫 순교자 축일 말하는 이는 너희가 아니라 아버지의 영이시다.

우리들의 묵상ㅣ체험 우리들의 묵상 ㅣ 신앙체험 ㅣ 묵주기도 통합게시판 입니다.

성 요한 사도 복음사가 축일

스크랩 인쇄

조재형 [umbrella] 쪽지 캡슐

06:13 ㅣ No.187043

오늘은 요한 사도의 축일입니다. 전승은 요한 사도는 예수님께 사랑을 많이 받았다고 합니다. 성모님을 모시고 살았으며, 교회의 귀중한 보물인 요한복음, 요한 서간, 요한 묵시록의 저자라고 합니다. 복음에서 요한은 베드로 야고보와 함께 예수님께서 늘 가까이 데리고 다녔던 제자 중에 한 분이셨음을 알려줍니다. 예수님께서 거룩하게 변모하셨을 때도 요한 사도를 데리고 가셨습니다. 죽은 소녀를 살려 주셨을 때도 요한 사도를 데리고 가셨습니다. 겟세마니 동산에서 밤을 새워 기도하셨을 때도 요한 사도는 함께 있었습니다. 십자가 위에서 세상을 떠나실 때도 요한은 예수님 곁에 있었고, 예수님께서는 요한에게 어머니를 부탁드렸습니다. 어머니께는 요한 사도를 부탁하였습니다. 요한 사도는 예수님께 사랑을 받은 만큼 자신에게 맡겨진 사명을 충실하게 수행하였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요한 사도가 있어서 마음이 든든하셨으리라 생각합니다. 요한 사도가 있어서 십자가 위에서도 눈을 감을 수 있었으리라 생각합니다. 요한 사도가 있어서 행복하셨으리라 생각합니다. 우리 또한 요한 사도처럼 주님의 마음을 든든하게 해드려야 하겠습니다. 주님께서 편히 쉴 수 있도록 해드려야 하겠습니다. 우리 때문에 주님께서 행복할 수 있도록 살아야 하겠습니다.

 

요한복음은 인류의 경전 중에서도 가장 높은 곳에서 시작되는 책입니다. 마태오와 루카가 예수님의 족보를 아브라함과 아담으로부터 풀어내고, 마르코가 예수님의 공생활에서 이야기를 열었다면, 요한복음은 시간과 역사를 넘어 태초에서 시작합니다. “태초에 말씀이 계셨다.” 이 한 문장은 요한이 바라본 예수님의 높이와 깊이를 모두 보여 줍니다. 예수님은 단순한 역사적 인물이 아니라, 존재의 근원이며, 생명의 빛이며, 어둠을 밝히는 영원한 말씀이십니다. 예수님께서는 말씀이었고, 말씀은 곧 하느님이셨다고 선포합니다. 그 예수님께서 우리에게 영원한 생명을 주신다고 이야기합니다. 요한복음의 핵심 주제는 생명’, 그리고 영원한 생명입니다. 요한에게 생명이란 육신의 호흡이 아니라 하느님의 사랑이 인간 안에서 시작되는 순간이며, 빛이 어둠을 밀어내고 진리가 영혼을 깨우는 변화의 시간입니다. 그래서 예수님의 말씀은 단순한 선언이 아니라 영혼을 깨우는 절대적 초대입니다. “나는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다.” “나는 세상의 빛이다.” “나는 부활이요 생명이다.” 이 말씀들은 철학적 표현이 아니라 길을 잃은 이들을 향한 위로이며, 상처받은 영혼을 일으키는 사랑의 언어입니다.

 

요한복음에서 예수님의 기적은 기적이 아니라 표징으로 기록됩니다. 표징은 더 깊은 실체를 가리킵니다. 가나에서 물이 포도주로 변한 사건은 기쁨의 회복을, 오천 명을 배불리 먹이신 사건은 생명의 충만함을, 눈먼 이가 눈을 뜬 사건은 진리의 밝음을 뜻합니다. 요한은 모든 표징을 통해 예수님이 생명을 주시는 분임을 알리고자 했습니다. 요한복음에서 구원은 곧 영원한 생명이고, 이 생명은 표징을 통하여 실체를 알아보고 믿음으로써 얻어집니다. 그리고 알고 믿음으로써 거듭 태어나 영원한 생명을 얻은 개인과 공동체는 서로 일치와 형제애를 나눔으로써 그 생명을 세상과 나누어야 합니다. 오늘 복음에서 우리는 요한 사도의 겸손함을 보았습니다. 그토록 사랑을 받았던 요한 사도는 베드로 사도보다 앞서서 빈 무덤에 도착했습니다. 누구보다 먼저 주님의 빈 무덤을 확인하고 싶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요한 사도는 그 중요한 일은 베드로 사도에게 양보하였습니다.

 

나 아니면 안 될 것 같은 많은 일이 다른 이들이 해도 될 수 있는 것이 많습니다. 자리를 차지하는 것 때문에 실수하고 잘못하는 때도 있겠지만 자리를 포기하고 떠나지 못하기 때문에 더 큰 실수와 잘못을 하는 것을 자주 보았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보여 준 요한 사도의 겸손함을 배운다면 우리는 주님의 마음에 드는 자녀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아버지께서는 사람이 되신 말씀의 신비로 저희 마음의 눈을 새롭게 밝혀 주시어 하느님을 눈으로 뵙고 알아서 보이지 않는 하느님을 사랑하도록 저희 마음을 이끌어 주셨나이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71 2

추천 반대(0)

 

페이스북 트위터 핀터레스트 구글플러스

Comments
Total0
※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0/500)

  •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