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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탄 팔일 축제 제5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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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탄 팔일 축제 제5일] 루카 2,22-35 “주님, 이제야 말씀하신 대로 당신 종을 평화로이 떠나게 해 주셨습니다. 제 눈이 당신의 구원을 본 것입니다.“
어렸을 적에 자주 했던 놀이 중에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라는 놀이가 있습니다. 술래가 사람들을 등지고 서서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라고 외치면 술래가 고개를 돌리기 전에 몰래 조금씩 앞으로 전진하여 술래의 등을 치고 도망가는 게임이지요. 그런데 그 말을 어느 정도의 속도로 외칠지, 고개를 언제 돌릴지는 순전히 술래의 마음이기에 이 게임에 참여하는 이들은 다음의 세가지 능력을 갖추어야 합니다. 첫째, 앞으로 나아가야 할 ‘때’와 멈춰서야 할 ‘때’를 제대로 식별하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둘째, 멈춰있을 때에는 힘들고 괴로워도 참고 견딜 수 있는 ‘인내’가 필요합니다. 셋째, 내달려야 할 때에는 과감하게 움직이는 ‘결단’이 필요합니다. 이 세가지가 있어야 이 게임을 성공적으로 끝낼 수 있는 것이지요.
오늘 복음에 나오는 시메온이 바로 영적인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게임을 훌륭히 수행한 사람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에게는 “이스라엘이 위로받을 때”를 기다릴줄 아는 인내가 있었습니다. 성령의 이끄심에 따라 과감하게 성전으로 들어가는 결단이 있었습니다. 아기 예수님의 모습 안에서 하느님 구원의 표징을 알아볼 줄 아는 지혜가 있었습니다. 그랬기에 영적인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게임에서 승리할 수 있었습니다. 분명한 구원의 표징을 보여주신 하느님을 찬미하며 참된 평화와 기쁨을 누릴 수 있었습니다. 구원에 대한 분명한 확신을 가지고 열심히 달려온 자기 삶을 잘 마무리할 수 있었습니다. 그런 그의 모습이야말로 하느님 뜻을 충실히 따르며 가장 좋은 모습으로 삶을 마무리하는 선종(善終)이라고 할 수 있겠지요.
이러한 선종은 그리스도 신앙인인 우리들 모두의 목표이기도 합니다.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해야 선종할 수 있을까요? 그 힌트는 시메온의 모습 안에 있습니다. 첫째, 우리도 시메온처럼 성령에 이끌리는 삶을 살아야 합니다. 내 뜻을 이루려는 고집, 더 좋은 것을 더 많이 가지려는 탐욕, 다른 사람들 앞에서 나를 드높이려는 교만에 휘둘리며 사는 이들은 삶의 마무리가 좋지 못하다는 것을, 우리는 오랜 역사 안에서 수없이 반복되어 온 ‘안좋은 예’들을 통해 충분히 알고 있지요. 그러나 성령의 이끄심에 따라 살면 하느님께서 나의 부족함과 약함에도 불구하고 나를 통해 당신의 좋은 뜻을 이루십니다.
둘째, 우리도 시메온처럼 구원의 표징을 알아보기 위해 꾸준히 노력해야 합니다. ‘내 보물이 있는 곳에 내 마음도 있는’ 법이지요. 내가 무엇에 중점을 두고 추구하는가에 따라 내가 얻을 수 있는 ‘보물’의 종류가 달라진다는 뜻입니다. 돈, 명예, 권력에 마음을 두고 사는 사람은 세속적인 ‘성공’이라는 보물을 얻게 됩니다. 그러나 그 보물은 시간이 흐르면 신기루처럼 사라져버리는 부질없는 것들이며 참된 보물이 아닙니다. 그렇기에 우리는 ‘하느님 나라’에 마음을 두고 살아야 합니다. 그래야 하느님과의 일치, 영원한 생명, 참된 행복이라는 진짜 보물을 받아 누리게 되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하늘에 쌓는 그 보물은 누가 망가뜨리거나 빼앗아 갈 수 없는 온전한 ‘나의 것’이며, 아무리 오랜 시간이 흘러도 언제나 변함없는 모습으로 그 자리에 있지요. 그 참된 보물을 누리게 될 그 날을 생각하며 지금 이 순간을 하느님 뜻에 충실하게 사는 것이 우리가 지녀야 할 바람직한 신앙인의 모습입니다.
* 함 승수 신부님 강론 말씀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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