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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승국 신부님_한없이 부드럽고 따뜻한 예수님의 시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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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님의 복음 선포 여정에 오아시스, 쉼터라고 할수 있는 지역은 마리아, 마르타, 라자로가 살고 있던 베타니아였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복음 선포의 전초 기지, 베이스캠프는 카파르나움이었습니다.
마침 안식일이 되어 늘 하시던 대로 회당에 들어가 가르치셨는데, 회당 안에는 더러운 영이 들린 사람 하나가 자리하고 있었습니다. 예수님께서 그를 유심히 바라보십니다. 마치 징그러운 벌레라도 바라보는 듯한 다른 사람들의 시선과 달리, 예수님의 시선을 더없이 부드러웠고 따뜻했습니다. 한없는 측은지심과 연민으로 가득했습니다.
참으로 특별한 순간이었습니다. 고귀하고 아름다운 창조주 하느님의 시선과 망가질 대로 망가진 한 비참한 인간의 시선이 마주치는 순간이었습니다. 예수님의 시선이 점점 더 가까이 다가갈수록 더러운 영이 들린 사람의 눈동자가 심하게 흔들리기 시작했습니다.
극단의 신성함 앞에 극단의 사악함이 굴복하기 시작하는 순간이었습니다. 마침내 참다못한 더러운 영은 두 손 두 발 다 들고 소리 소리를 내질렀습니다. “나자렛 사람 예수님, 당신께서 저희와 무슨 상관이 있습니까? 저희를 멸망시키러 오셨습니까? 저는 당신이 누구신지 압니다. 당신은 하느님의 거룩하신 분이십니다.”(마르 1,24)
오늘 우리에게도 가련한 한 인간을 바라보시는 예수님의 그윽한 측은지심의 눈길이 필요합니다. 부족하고 덜떨어진 동료 인간, 독특하고 유별난 이웃을 연민의 시선으로 바라봐야 하겠습니다. 왜냐하면 오늘도 예수님께서는 그 옛날 바로 그 시선으로 나를 측은하게 바라보고 계시기 때문입니다.
그 옛날 회당 안 더러운 영이 들린 사람 마냥 ‘뭔가’에 단단히 홀린 나, 하느님 아닌 엉뚱한 대상에 단단히 빠져든 나, 한 순간 자신을 통제 못해 언제나 돌아서서 크게 가슴 치는 나를 예수님께서 자비심 가득한 눈길로 내려다보십니다.
이 시대 또 다른 더러운 영에 사로잡힌 나, 죽음의 문화에 깊이 빠져든 나, 극단적 세속주의와 편리주의에 사로잡힌 나, 배금주의와 소비향락주의에 젖어든 나, 여러 가지 중독 증세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나를 예수님께서 안타까운 눈빛으로 바라보고 계십니다. 그리고 그 옛날 더러운 영에게 외치셨듯이 오늘 나에게 외치십니다.
“그 사람에게서 나가라.”(마르 1,25)
카파르나움에서 있었던 더러운 영의 추방 사건을 통해 우리는 예수님 말씀의 폭발적인 역동성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분의 말씀 한 마디에 더러운 영은 순식간에 힘을 잃었고, 더러운 영에 들렸던 사람에게서 튕겨져 나와 내동댕이쳐집니다.
오랜 세월 더러운 영의 횡포와 올가미에 묶여 옴짝달싹 못하고 있던 이를 자유롭게 해주시는 예수님의 권능에 찬 모습에, 카파르나움 사람들은 입을 다물지 못하고 이렇게 외칩니다. “이게 어찌된 일이냐? 새롭고 권위 있는 가르침이다. 저이가 영들에게 명령하자 그것들도 복종하는구나.”(마르 1,27)
오늘 우리에게서 빠져나가야 할 내 안의 또 다른 악령, 죄악과 어둠이 무엇인지 진지하게 돌아보는 하루가 되면 좋겠습니다. 내 발걸음을 하느님 현존 안으로 들어가지 못하게 하는 장애물이 무엇인지 잘 살펴보면 좋겠습니다.
양승국 스테파노, 살레시오회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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