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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녀 아녜스 동정 순교자 기념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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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우리는 성녀 아녜스를 기념합니다. 아녜스는 겨우 열세 살 안팎의 어린 소녀였습니다. 그러나 그녀는 로마 제국이라는 거대한 권력 앞에서도 물러서지 않았습니다. 세상의 기준으로 보면, 아녜스는 너무 작고 연약한 존재였습니다. 하지만 하느님 안에서 그녀는 누구보다 강한 사람이었습니다. 우리는 역사 속에서 종종 비슷한 장면을 봅니다. 코닥은 디지털카메라를 가장 먼저 개발한 회사였습니다. 그러나 필름 시장을 지키기 위해 그 기술을 세상에 내놓지 않았습니다. ‘지금 가진 것을 잃을까 두려워서’ 새로운 길을 선택하지 못한 것입니다. 그 결과, 코닥은 디지털 시대의 중심에서 밀려났습니다. 일본의 비디오 기술도 마찬가지입니다. 기술력은 뛰어났지만 국제 표준이 되지 못했습니다. 자기 방식, 자기 틀을 고집하는 사이, 세계는 다른 방향으로 움직였습니다. 결국 뛰어난 기술도 시장에서 사라지고 말았습니다. 덩치가 큰 골리앗이 작은 다윗에게 패배한 이야기와도 닮았습니다. 골리앗은 무기와 갑옷, 경험과 힘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는 변화를 읽지 못했고, 하느님을 신뢰하지 않았습니다. 반면 다윗은 작았지만, 하느님을 향한 믿음 하나로 새로운 방식에 자신을 맡겼습니다. 승리는 힘의 크기가 아니라, 믿음의 방향에서 갈렸습니다. 2007년 아이폰과 핸드폰이 있었습니다. 아이폰은 스마트폰이 되었고, 스마트폰은 업데이트를 통해서 새로운 기능을 발전시켰습니다. 핸드폰은 업데이트할 수 없었고, 시장에서 퇴출당하였습니다. 지금 스마트폰은 모바일 환경에서 다양한 기능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스마트폰은 단순히 전화를 주고받는 것이 아닙니다. 스마트폰은 우리의 삶을 풍요롭게 해 주는 도구가 되었습니다. 테슬라의 전기 자동차와 내연 기관 자동차에 관한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테슬라는 전기차를 만들었습니다. 500만 대의 전기차가 운행되고 있다고 합니다. 500만 대의 전기차는 데이터를 모았고, 모인 데이터로 전기차는 계속 업데이트되었습니다. 그리고 그런 데이터를 바탕으로 완전 자율 주행 자동차로 발전되었습니다. 자동차는 차를 팔면 업데이트되지 않습니다. 10년이 지나면 중고차가 됩니다. 우리는 그것을 당연하게 받아들였습니다. 테슬라는 10년이 지나도 계속 업데이트되면서 성능이 좋아집니다. 다윗과 같았던 아이폰과 테슬라는 냉혹한 자본의 시장에서 다른 경쟁자를 누르고 스마트폰과 전기 자동차의 분야에서 우뚝 설 수 있었습니다. 성녀 아녜스도 그러했습니다. 그녀는 로마 제국의 권력과 사회적 관습, 폭력 앞에서 타협할 수 있었습니다. 살아남는 길을 선택할 수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녀는 자신이 붙잡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를 분명히 알고 있었습니다. 아녜스는 “나는 이미 그리스도의 신부입니다”라고 고백하며, 자신의 생명보다 믿음을 선택했습니다. 세상은 늘 우리에게 말합니다. “조금만 타협하라, 지금 가진 것을 지켜라, 너무 앞서 가지 마라.” 그러나 신앙은 때로 정반대를 요구합니다. 지금 붙잡고 있는 것을 내려놓을 용기, 하느님께 자신을 맡길 용기, 세상의 논리가 아니라 복음의 기준을 선택할 용기입니다. 성녀 아녜스는 덩치 큰 골리앗이 아니었습니다. 그러나 그녀는 혁신의 다윗이었습니다. 세상의 힘이 아니라, 하느님의 사랑으로 시대를 넘어선 증언을 남긴 사람입니다. 그래서 교회는 오늘까지 그녀를 기억하고, 공경합니다. 오늘 성녀 아녜스를 기념하며 우리 자신을 돌아봅니다. 나는 세상의 것을 지키기 위해 복음을 미루고 있지는 않은지, 나는 세상의 것을 잃을지 두려워 하느님의 부르심을 외면하고 있지는 않은지 돌아보면 좋겠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이렇게 물으십니다. “안식일에 선한 일을 하는 것이 옳으냐, 악한 일을 하는 것이 옳으냐?” 신앙인에게 혁신이란 세상의 유행을 따르는 것이 아닙니다. 하느님의 뜻과 하느님의 의로움을 선택하는 것입니다. 작아 보여도 하느님 안에서 선택한 길은 절대 작지 않습니다. 성녀 아녜스처럼 우리도 각자의 자리에서 복음의 다윗으로 살아가기를 청하며, 기도하면 좋겠습니다. “두려움보다 믿음을, 안정보다 복음을 선택할 수 있는 용기를 우리에게 주소서. 작아 보여도 하느님 안에서 담대하게 살아가게 하소서.”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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