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월 23일 (금)
(녹) 연중 제2주간 금요일 예수님께서는 당신께서 원하시는 이들을 부르시어 당신과 함께 지내게 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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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묵상 : 하느님 나라에 갈 얼굴은 따로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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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만연 [fisherpeter] 쪽지 캡슐

2026-01-21 ㅣ No.187541

어제 오후에 카톡으로 영세 받은 본당 한 자매님의 선종 소식을 들었습니다. 불과 2주전 주일에 그때 본당에 가서 미사를 드린 후에 제가 엄마 아니면 어머니처럼 여기는 분이 어제 선종하신 자매님 성함을 언급하며 암에 걸렸다는 말씀만 듣고 누군가를 찾으시는 모양이었습니다. 그때 그 사실을 알았는데 어제 부고를 접했던 것입니다. 보통 보면 본당에서 상이 나면 거의 대부분 본당 바로 옆에 있는 병원에서 연도를 합니다. 이건 참 좋은 장점입니다. 성당 가까이에 있으니 많은 사람들이 연도를 하기에 용이하기 때문입니다. 정확한 건 아니지만 다시 본당으로 돌아가 앞으로 신앙생활을 하게 된다면 저도 언젠가는 이 병원 장례식장에서 하게 될 겁니다. 어제 보니 조금 떨어진 곳에 있는 곳이었습니다. 

 

레지오에서는 또 마침 어제 레지오하는 날이라 레지오 마치고 가기 때문에 저는 오늘 개인적으로 간다고 했습니다. 원래는 같이 가고 싶었지만 개인적으로 해야 하는 업무가 있어서 그랬습니다. 연세를 정확하게 잘 모르겠습니다. 제가 영세 받았을 때부터 잘 아는 자매님이십니다. 저녁 강의를 하고 잠시 저녁 미사를 참례하러 헐레벌떡 가야 하는 상황에서 학원 나오면 잘 마주칩니다. 열심히 신앙생활을 하시는 분이었고 무엇보다도 신앙생활하시는 모습이 순박하셨습니다. 얼굴을 보면 마치 시골에서 농사를 지으시는 그런 할머니 같은 분위기를 지니신 분이셨습니다. 몇 년 전에 무릎수술을 하셨다는 소식을 들은 게 그분에 대한 건강 정보가 다였습니다. 개인적으로 깊은 이야기를 한 적은 없지만 언제나 저에게도 항상 친근한 얼굴로 잘 대해주셨습니다. 나름 성당 생활을 영세 받고 열심히 했으니까 그렇게 하시지 않았나 봅니다. 

 

외적으로 보면 아직은 건강하셨던 분이시셨는데 그만 암이라는 병이 자매님과의 이별을 재촉하였습니다. 저녁에 집에서 컴퓨터로 하는 업무라 11시쯤에 마친 후에 오늘 연도를 가겠지만 자매님의 영혼을 위해 잠시 기도를 하며 묵상한 게 있습니다. 저는 그렇게 성당을 10년 조금 넘게 같이 뵙고 했지만 자매님 가족은 한 번도 보지 못했고 그래서 저는 형제님도 계신지도 모르고 그저 혼자서만 나오시는 줄 알았습니다. 어제 부고를 보니 아들 둘 딸 한 분 이렇게 있고 또 다 세례명이 있어서 아마도 성가정을 이루셨구나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이 정도만 대충 어림짐작만 할 뿐입니다. 이걸 보고서 제 머리에는 순간 복합적으로 스쳐지나가는 생각이 있었습니다. 

 

순간 여러 생각이 한꺼번에 처리된 것 같은 생각입니다. 아마도 자매님은 거의 바로 천국행으로 직행하실 것 같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느님께서 그렇게 해 주실 것 같은 느낌이 많이 들었습니다. 그런 생각을 한 이유가 있습니다. 다른 사람은 모르겠지만 저는 그분의 얼굴에서 그런 걸 느낄 수 있습니다. 물론 사람이 한평생 살다보면 인간으로서 저지를 수 있는 아주 단순한 그런 죄도 있을 수 있지만 그런 것도 전혀 없다고는 볼 수 없어도 분명 확실한 건 그건 그냥 인간이면 우리 천주교에서는 죄라고 한다면 죄가 되겠지만 세상 사람들 입장에서 보면 죄라고도 할 수 없는 그 정도의 일일 것입니다. 그만큼 순박하시다는 것입니다. 이건 그저 성당을 다니고 또 강론을 듣고 해서 마음에 변화가 돼 마음이 착하고 순박한 그런 게 아니고 원래 타고난 심성이 순박한 사람이 있습니다. 우리는 그걸 천성이라고도 합니다. 그분은 그런 면을 가지고 계신 것입니다. 이건 제가 남자이고 또 오랜 세월 사람을 다루는 직업이었던지라 이런 것도 있지만 원래 제가 가진 직감 이런 걸로 봐서도 그렇습니다. 제가 거의 바로 천국행이라고 말씀을 드릴 만큼 아마 일평생을 착하게 살으셨지 않았을까 한다는 것입니다. 연옥을 가신다고 해도 아마 아주 잠시 스쳐지나가실 것 같습니다. 

 

아무튼 이건 제 영역도 아니고 오로지 하느님만 아실 겁니다. 저는 다만 이 세상에서 자매님의 영혼이 빨리 하느님 품에서 영원한 안식을 누리시길 바랄 뿐이고 또 몇 년 후면 다시 만나길 바랄 뿐입니다. 지금까지 이런 저런 이야기를 두서없이 한 것 같은데요 사실 제가 묵상한 걸 말씀드리고자 하는 건 이제부터입니다. 아주 단순한 결론입니다. 하느님 나라에 갈 얼굴은 따로 있는가 하는 것입니다. 하느님 나라는 미인 미남이 가는 곳이 아닙니다. 추남 추녀는 갈 수 없다는 말도 아닙니다. 미추로 결정되는 게 아닙니다. 얼굴은 비록 세파에 찌들려 굴곡이 져 있어도 그 사람의 얼굴에서 묻어나는 순박한 표정이라든지 맑은 영혼이 서려 있으면 그런 분은 천국에 빨리 갈 수 있다는 것입니다. 세상 사람들은 얼굴을 이쁘게 하려고 성형도 하기도 합니다. 그 마음은 충분히 이해를 합니다. 남자인 저도 이제 55세가 된 상황에서 봐도 입가에 생기는 한자로 팔자 모양 그런 걸 팔자주름이라고 하죠. 아마도요. 그런 게 엷게 생기려고 하는 걸 보며 한편 없었으면 좋겠다는 부질없는 생각도 잠시 들 때도 있는데 대개 성형을 하면 여자분들이 많이 하는데 그 심정 충분히 이해가 되고도 남습니다. 이것도 우리 신앙의 관점에서 보면 부질없는 일입니다. 

 

저는 미남은 아니지만 이젠 조금 세파 때문인지는 몰라도 그래도 아직까지는 성당에서도 상당히 동안이라고 하니 만족하고 삽니다. 15년 정도는 동안이라고 하니 이 정도면 만족합니다. 옛날에 영세 받기 전에 결혼을 하려고 만난 여자들이 이구동성으로 한 건 얼굴이 참 선하다고는 다 듣기 때문에 저는 오히려 미남도 부럽지만 얼굴이 미남인 것보다는 차라리 이게 저는 더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그래서 저는 노력을 합니다. 저도 아직까지도 많이 부족한 인간이지만 그래도 착하게 살려고 노력합니다. 또 마음에 가능하면 하느님처럼은 아니지만 그래도 하느님 보시기에 아름다운 마음을 먹으려고 무진장 노력을 합니다. 그 이유는 단 한가지입니다. 타고난 얼굴은 미남으로 바꿀 수 없지만 그렇게 마음이라도 아름답게 먹으려고 해야 그나마 인상이라도 좋게 될 것 같아서 그렇게 노력을 하는 것입니다. 가능하면 이 세상에서는 영혼보다는 실제 겉으로 드러나는 얼굴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지만 우리는 영혼의 세계를 믿는 사람이기 때문에 영혼이 아름다운 얼굴이 되는 게 속되게 표현해 장땡입니다. 

 

왜냐하면 그래야 하느님을 만날 수 있으니깐요. 얼굴도 미인 미남이고 영혼도 미인 미남이면 그야말로 그보다도 더 큰 축복은 없겠지만 그것도 뛰어넘을 만큼 아름다운 영혼을 가꾼다면 그게 더 큰 축복이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지금 얼굴을 한번 보세요. 세상 사람들이 보는 그런 미를 가꾸려고 할 게 아니라 하느님의 영이 서려 있는 얼굴로 변화가 되기를 소망해보십시오. 저는 아직 갈 길이 멀군요. 방금 거울을 보니 그렇습니다. 이제 저도 하느님 만나러 갈 시간이 그리 많이 남아 있지 않은데 앞으로 남은 시간동안 잘 가꾸어야 할 텐데 잘 될지 모르겠습니다. 첫날밤에 신랑을 만나기 위해 얼굴을 꾸미는 신부처럼 남아 있는 이 시간을 그렇게 잘 보내야 할 것입니다. 그 시간이 많이 남아 있는 사람도 있고 이제 얼마 남지 않은 사람도 있을 겁니다. 사실 넓게 보면 그 차이는 불과 얼마 남지 않습니다. 

 

우리가 단순히 그 시간은 우리에게 멀리 있다고 착각하며 살아갈 뿐입니다. 이 착각에서 벗어난 사람만이 그나마 지금의 시간도 영혼을 아름답게 꾸미고 화장할 시간이 있게 되지 이 착각 속에 있는 사람은 어느듯 자신도 모르게 하느님을 만날 시간이 갑자기 오게 될 때 그때 깨닫게 된다면 그땐 이미 돌이킬 수 없는 시간이 될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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